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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지고 리빙 뜬다"…百, '리빙' 키우기 본격화


'명품·리빙' 매출 급증…롯데·현대·신세계, '리빙' 전문관 강화 경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백화점들이 명품과 함께 매출 효자로 주목 받는 리빙 강화에 본격 나섰다.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담당했던 패션이 경기 불황과 맞물려 주춤하자, 최근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는 '리빙'으로 관심을 집중시킨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기존 점포 리뉴얼을 통해 리빙관 확장에 나섰다. 소득 수준 증가로 소비자들이 옷, 음식을 넘어 점차 '집꾸미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백화점들의 리빙 상품 매출 추이에서도 이는 증명된다. 롯데백화점의 리빙 부문 매출은 2016년 10.1%, 2017년 10.5%, 지난해 11%, 올 1~10월 기준 11.1%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생활 장르 매출은 2015년 전년 대비 4.9%에서 지난해 11.3%로 2배 넘게 올랐다. 올해도 리빙 부문 매출은 9월까지 전년 대비 10.5%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생활전문관이 있는 점포 매출은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강남점의 생활 장르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13.2%, 센텀시티의 경우 29.5%로 신세계 전체의 생활 장르 매출보다 각각 1.9%P, 18.2%P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국내 리빙 시장 규모도 급격히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08년 7조 원에서 2017년 13조7천억 원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커졌다. 2023년에는 18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워라밸 확산,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자기만의 공간에 적극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인테리어, 홈퍼니싱 상품 수요가 증가해 관련 시장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콘란샵 2층 내부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더콘란샵 2층 내부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백화점들은 '리빙'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기존 점포 리뉴얼을 통해 관련 공간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세계적인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더콘란샵'과 계약을 맺고 오는 15일 강남점에 첫 매장을 오픈하며 소득 수준이 높은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더콘란샵'은 1974년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테렌스 콘란' 경에 의해 설립됐으며, 영국, 프랑스, 일본 3개국에 총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더콘란샵의 국내 1호점인 강남점 매장 규모는 3천305㎡(약 1천 평)으로, 롯데는 '비트라', '아르텍', '칼한센' 등 국내서 쉽게 만나볼 수 없던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또 매장 내부에는 '올리 카페', '클럽 라운지', 'VIP룸'도 구성돼 있다.

유형주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은 "리빙 트렌드 변화로 프리미엄 리빙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더콘란샵의 국내 론칭은 몇 년간 꾸준히 확대 중인 국내 리빙 시장 규모, 그와 비례해 증가하고 있는 프리미엄 리빙 시장에 대한 수요에 걸맞는 하이엔드 리빙 매장의 첫 등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일부 점포를 리뉴얼하며 리빙관 확장에 공들이고 있다. 작년 7월에는 무역센터점 4층에 패션을 빼고 '럭셔리 리빙관'을 열었고, 천호점에는 지난해 1월 2천650㎡(800평) 규모의 리빙관, 같은 해 3월 홈퍼니싱 전문관을 각각 오픈했다. 또 1956년 설립된 미국 1위 프리미엄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와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국내에 '윌리엄스 소노마', '웨스트엘름', '포터리반' 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무역센터점 '럭셔리 리빙관'은 고객 유동이 많아 소위 '명당자리'로 불리는 백화점 한 가운데 층을 패션 대신 리빙이 차지해 눈길을 끈다. 리빙이 백화점 한 가운데 층에 입점한 것은 처음이다. 오픈 이후에는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를 찾는 고객이 늘면서 무역센터점 가구 매출 신장률도 덩달아 23.8%나 늘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윌리엄스 소노마를 중심으로 점포별 주요 리빙관의 핵심 콘텐츠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직구로 각광받는 윌리엄스 소노마 주요 브랜드 독점 전개로 리빙 상품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며 "윌리엄스 소노만의 차별화된 맞춤형 인테리어 컨설팅 서비스인 디자아 크루 등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6년 2월 강남점에 생활전문관을 선보였다. 총 2천평에 144여 개 브랜드가 입점된 이곳은 브랜드에 따른 구획 없이 편집매장 형태로 선보인 국내 최초 생활전문관으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신세계는 센텀시티점에도 2017년 9월 150여 개 브랜드가 입점된 국내 최대 규모 생활전문관을 오픈했으며, 올해는 광주 신세계에도 리빙관을 마련해 71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영등포점을 10년 만에 리뉴얼하며 업계 최초로 별도 건물 전체에 대규모 생활전문관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영등포점 B관 2~6층 5개층을 생활전문관으로 구성한 신세계는 명확한 기준 없이 브랜드별로 진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의 주거 형태인 아파트 구조에 맞춰 공간을 선보여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입점 브랜드도 상권 최대 규모인 90여 개로 기존 대비 40%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리빙 부문은 패션, 식음료와 함께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됐다"며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개성과 취향이 표출되면서 옷, 가방을 넘어 리빙에서도 명품 브랜드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1, 2인 가구가 늘어나며 인테리어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명품 리빙의 인기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패션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백화점들이 리빙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는 만큼 앞으로 관련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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