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와이브로'의 파괴력과 취약점


 

2006년 2.3GHz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이 상용화되면, IT(정보기술) 업계에서 뛰고 있는 플레이어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올까?

와이브로가 현재의 휴대폰 무선 인터넷 시장과 HSDPA(고속하향 패킷접속)로 대변되는 다른 광대역 무선데이터 시장을 얼만큼 대체할 수 있을까?

지난 18일 정보통신부 와이브로 허가 정책에 대한 준비 사업자 의견수렴이 끝나면서, 하나로텔레콤, 데이콤컨소시엄(데이콤+파워콤+LG텔레콤), SK텔레콤, KT 등은 본격적인 사업계획서 작성에 돌입했다.

9월 정부의 와이브로 허가정책 발표와 12월 사업계획서 제출, 내년 2월 사업자 선정까지 숨가쁜 레이스를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준비사업자들은 사업권 획득을 위한 논리 개발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콘텐츠업체, 단말기 및 장비제조업체와 와이브로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와이브로 사업권을 획득한다 해도, 돈되는 서비스를 만들려면 와이브로의 기술특성과 소비자 니즈에 기반한 추진전략을 구체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와이브로는 ▲ 무선 인터넷 시대에서 상하관계였던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서비스 사업자간 관계 변화를 촉발하고 ▲ 통신 사업자가 방송 시장에서 경쟁하는데에도 좋은 매체가 될 전망이다.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했던 통신단말기 시장이 아이디어와 빠른 정책결정력을 가진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일정부분 잠식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와이브로가 광대역통합망(BcN)으로 대표되는 올IP(ALL IP) 시대를 앞당긴다고 해도,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 WCDMA의 차기버전인 HSDPA와 DMB 등 광대역 무선 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매체가 있다는 점 ▲ 전국을 커버하지 못한다는 점 ▲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처럼 콘텐츠 업체의 유료화 모델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등이 위협요인이다.

◆와이브로는 혁명적인 기술...후발주자들의 차세대 통신시장 진입기회 확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이주헌)은 지난 5월 '유무선인터넷이용자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에게 자유롭게 콘텐츠를 검색하고 활용하는 범용 콘텐츠에 대한 욕구가 큰 만큼, 초고속 인터넷처럼 범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의 사업성은 밝다"고 밝혔다.

011·017 가입자들은 휴대폰 무선인터넷 시대에서는 SK텔레콤 네이트나 네이트닷컴에 입점한 콘텐츠만 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와이브로 단말기에서는 초고속인터넷에서 처럼 자유롭게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다.

와이브로 시대에는 콘텐츠 업체들이 이동통신 회사의 시스템에 의해 제어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신준일 포스데이타 상무는 "지금까지 휴대폰에 들어가 있는 운영체제는 특별해 콘텐츠업체들이 이통사로 부터 특수 기술을 배웠어야 했다"면서 "하지만 와이브로에서는 이런 일이 필요하지 않아 폐쇄적이고 독점적이었던 구조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망 개방을 둘러싼 콘텐츠 업체와 SK텔레콤의 갈등도 와이브로 시대에는 의미없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와이브로는 통신서비스 업체가 방송시장에 진입하는 데에도 훌륭한 매체가 될 전망이다.

변동식 하나로텔레콤 상무는 "와이브로의 기반 기술은 유럽의 이동방송 규격이자 IP 멀티캐스팅 기술인 OFDMA을 따르고 있다"면서 "이는 지상파 DMB의 표준인 유레카-147 DAB가 사실상 CDMA라는 통신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과 차별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와이브로는 사업자들이 전화+방송+인터넷을 TPS(트리플플레이서비스)로 제공하기 좋은 매체"라고 설명했다.

와이브로의 기반 기술이 방송기술에 바탕을 둔 만큼, 푸시 기술을 구현해 DMB와 경쟁할 수 있다는 말이다. 푸시 기술이란 인터넷에 몇 개의 관심 채널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정보를 전송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와이브로가 단말기 시장의 영향력을 크게 하고, 신생 플레이어 진입도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신준일 포스데이타 상무는 "CDMA, WCDMA 시대에서 휴대폰 단말기 사업자들은 통신회사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 뿐 독자적인 영역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와이브로는 IP라는 개방형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서비스 회사들의 단말기 시장 통제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단말기 업체중에서도 색다른 발상과 아이디어를 가진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뎀칩만 제대로 공급된다면, 각양각색의 와이브로 단말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협요인을 제거하라...업계, 대책 고민중

와이브로의 기술적인 진보성에도 불구하고, 위협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른 매체와의 경쟁에서 중요한 음성 기능 제공 문제, 콘텐츠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 정립 등이 변수이면서 와이브로를 낙관적으로만 볼수 없게 만드는 요소다. 특히 음성 기능 제공과 관련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다.

변동식 하나로텔레콤 상무는 "와이브로가 현재의 PDA 사용자층만 흡수한다고 하면, 사실 시장성이 크지 않다"면서 "그래서 듀얼모드, 듀얼밴드 단말기를 활용한 CDMA 음성전화 기능 제공이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와이브로 단말기에 음성전화를 싣는 데 있어, 인터넷전화(VoIP) 기술을 이용하기 보다는 기존 음성서비스를 올리는게 낫다고 보고 있다.

무리하게 인터넷전화 기능을 제공해 주력인 광대역 데이터 통신에 장애를 주기 보다는 기존 휴대전화와 결합해 수월하게 음성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와이브로에서 제공되는 음성전화 서비스는 인터넷전화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준일 포스데이타 상무는 "와이브로 기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 지 보면 음성기능 역시 인터넷전화로 제공돼야 한다"면서 "와이브로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나눠 제공한다면 소비자는 전화 걸때는A회사에 인터넷을 쓸 때는 B 회사에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돼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와이브로가 콘텐츠 업체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지만,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덕기 한국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 사무국장은 "휴대폰 무선인터넷의 경우 논란도 많지만, 이동통신회사를 중심으로 한 과금 프로세스 덕분에 콘텐츠 업체들의 수익이 보장된 측면도 있었다"면서 "콘텐츠 업체들은 와이브로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유료화 모델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준일 포스데이타 상무는 "와이브로 시대에 대비해 콘텐츠 업체들이 할 일은 기술적인 준비보다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있다"면서 "이동환경이 요구하는 짧고 간결한 세션 구성과 긴급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대한 특화된 고민 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존 초고속인터넷 시대의 느려터진 메일을 대체할 수 있는 와이브로용 긴급 메일 서비스, 디카기능에 통신기능이 결합된 와이브로 단말기 및 콘텐츠, 와이브로를 IPv6와 결합해 보안성을 높인 군작전 명령용 이동형 단말기 등이 주목되는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와이브로'의 파괴력과 취약점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