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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韓기업, 기울어진 운동장서 불리한 경쟁…정부 지원 필수"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에 맞는 환경 조성해야"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공급 과잉과 일본 보이콧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항공업계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책적으로 불균형한 상황에 국내 항공사들이 글로벌 기업과 맞서기엔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국항공협회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주최 측인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을 비롯해 국적 항공사 대표와 교수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서는 현재 위기가 항공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특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총괄본부장은 "일본 여객 감소에 따른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선 항공유 석유수입부과금 한시적 면제, 공항시설사용료 한시적 감면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항공기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와 항공기 금융리스 도입 시 정부 또는 국책은행 등에서 보증을 지원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항공협회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서민지 기자]
한국항공협회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서민지 기자]

실제 7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불매 운동이 시작된 이후 항공사들의 피해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전년 대비 국제선 여객 성장률은 7월 7.3%였지만, 8월 0.04%, 9월 -2.5%까지 떨어졌다. 10월 전년 대비 성장률은 -4.8%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일본 여객의 경우 7월에는 전년 대비 3.0% 성장세를 보였지만, 8월부터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8월(-22.0%), 9월(-30.4%), 10월(-43.3%)로 감소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김승복 대한항공 상무는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에 맞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며 "항공기 운임이나 노선 정책 변화 등에서 인허가를 담당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엽 아시아나항공 상무도 "우리 국적사들은 국제항공시장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리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는 항공업 보호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국내 항공업계에 대한 지원을 통해 동일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힘들다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항공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 볼 수 있다"며 "항공업이 정부에 기대겠다는 게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자국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토론회에는 주최 측인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을 비롯해 국적 항공사 대표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사진=서민지 기자]
토론회에는 주최 측인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을 비롯해 국적 항공사 대표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사진=서민지 기자]

다만,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조건적인 지원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역량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선택과 집중'에 따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는 "내년 신규 LCC 3곳이 출범하면 국적 항공사는 11개가 된다"며 "미국이 대형항공사 3개, LCC 4개 등 총 7개사 운영되고 있는 것에 비해 국가 규모 대비 상당한 항공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1978년도 규제 완화로 항공사들이 난립했고, 이후 파산 및 부도, 인수 합병 등을 거쳐 현재 기업들이 남게 됐으며, 우리나라도 비슷한 싸이클로 돌아갈 것"이라며 "지원 정책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산업 구조 개편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장호상 한국공항공사 본부장은 "우리나라 항공 산업은 내국인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내국인 성장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새로운 시장 창출과 인바운드 시장 확대에 대한 성장 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특정 편중된 관광 거점 도시의 육성과 지역 고유의 특화를 발굴해 지역 관광의 성공적인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며 "지방공항의 경우 직항 해외 노선을 강화하고, 다양한 국제 노선이 확대될 경우 외래 관광객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을 이용하던 지역민들의 수요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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