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인영 "자유한국당, 유통법 개정안 처리 협조해야"

중소상공인단체 "복합쇼핑몰 통한 대기업 골목상권 침탈 멈춰야" 한 목소리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국회는 한 입으로 두말하는 곳이 아닙니다. 0.1%의 공룡 대기업이 복합쇼핑몰을 통해 전체 유통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바입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을지로위원회 주관으로 국회에서 열린 '유통법 개정 촉구를 위한 중소상인 대표 간담회'에서 "대기업 복합쇼핑몰로 인해 고사 위기에 빠진 중소 상공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유통산업 불균형의 상징이 복합쇼핑몰"이라며 "복합쇼핑몰로 인해 전방위적 타격을 입은 상권은 회복이 어려운 만큼, 유통법을 비롯한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의 유통법 개정안 처리 협조를 촉구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이날 간담회에는 박홍근 을지로위원장,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임원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등 중소상공인단체장들이 직접 참여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박 위원장은 "국회가 중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겠다"라며 "법 개정이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정부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챙겨 시행규칙 개정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통 관련 법안 처리를 야당이 가로막고 있다는 규탄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국민을 이해한다고 입으로만 말 할 것이 아니라, 정기국회에 나서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상임위 소위에도 관련 법안 상정을 거부하는 자유한국당이 입장을 바꿔 소상공인을 살리는 일에 함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담회에 참여한 단체장들은 소상공인들의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반대하는 이유가 소상공인들의 살 길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숨 쉴 구멍'을 마련해 달라는 것일 뿐, 많은 금전적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경배 한국지역경제살리기중앙회장은 "이전에는 열심히 살면 희망이 보였지만, 지금은 절망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라며 "상황이 이런데도 100여 개의 대형 쇼핑몰을 더 짓겠다는 대기업들의 탐욕이 얼마나 이어질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외국은 주변 상권 매출이 10%만 떨어져도 대형 쇼핑몰이 출점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법적 규제가 없어 무조건적인 경쟁만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중소상공인들이 살아나갈 수 있는 희망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새로운 쇼핑 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신세계 스타필드, 롯데몰 등 복합쇼핑몰의 경우 슈퍼마켓 뿐 아닌 외식, 패션 등 업종에 종사하는 중소상공인들의 동반 매출 하락을 가져온다고 호소했다. 영업시간 제한, 출점 제한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재철 경기광명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대형마트 등 유통점이 입점했을 때는 인근 슈퍼마켓만 타격을 입었지만, 신세계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이 들어온 이후 식당, 의류, 패션 등을 가리지 않고 지역상권이 전반적으로 몰락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인근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은 무조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입법처리에만 몰두해 창원·안성 스타필드, 부산·춘천·대구 노브랜드 입점으로 벌어진 갈등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일을 해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비판 의견도 제기됐다.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회장은 "지금의 상황은 야당 탓도 크지만 집권 여당의 책임도 크다"라며 "법령이 통과되기 이전이라도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보호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골목상권과 자영업자의 목숨이 경각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20대 국회가 끝나가고 있다"라며 "정부 차원에서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단체장들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을 막기 위한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이현석기자]

이에 이 원내대표는 유통법 개정안 처리 이전에도 행정명령, 지방정부 조례 등 정부가 독자적으로 취할 수 있는 소상공인 생존권을 보장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응답했다. 또 현장의 요구를 정부에 제안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실질적 정책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으며, 자유한국당이 유통법 개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기업 복합쇼핑몰 입점 전후 과정을 철저히 검증할 것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지 2년이 넘었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아무런 진전을 만들지 못했다"라며 "한국당이 관련 법안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검토하고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 5당 대표는 올 초 있었던 소상공인연합회 신년하례식에서 소상공인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복합쇼핑몰 출점을 규제하고 의무휴업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법 개정안 관련 안건 40여 건은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현석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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