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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여야 대표 만찬, 고성 오간 까닭은?


선거제 패스트트랙 놓고 황교안·손학규 충돌…대통령이 말려

[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0일 청와대 관저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이 모친상 때 조문을 온 여야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모처럼 대통령과 정당 지도자가 만난 만큼 국정 현안에 대해 폭넓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여야 5당에 따르면 만찬은 이날 오후 6시부터 8시 40분까지 2시간 40분에 걸쳐 진행됐다. 메뉴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따른 소비 위축을 고려해 돼지갈비 구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술은 약주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추천한 막걸리 등이 곁들여졌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만찬에서 모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를 전했고, 여야 5당 대표들은 거듭 위로의 뜻을 표했다. 이어 정치·경제·외교·통일·노동 등 다양한 현안을 두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트랙 밀어 붙여 유감"…"한국당이 협의 불응"

만찬은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정안이 거론되자 순간 분위기가 냉랭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0일 청와대 관저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0일 청와대 관저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청와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 대해 "협의 없이 밀어 붙인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고, 다른 당 대표들이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설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 대표와 손 대표가 고성을 주고 받을 정도로 격한 신경전을 벌여 문 대통령이 말릴 정도였다고 한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만찬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을 한국당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 붙여서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고, 다른 당 대표들이 한국당이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며 "그 과정에서 고성이 오고 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종대 정의당 대변인도 "황 대표가 정부·여당이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 붙였다고 주장했고, 일부 (다른 당) 대표가 반박을 하면서 다소 언성이 높아지는 등 회담 열기가 고조되는 분위기가 일부 있었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혁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바로 나였다"라며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발족하면서 여야가 선거제 개혁에 합의한 바 있다. 국회가 이 문제를 협의해 처리하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文대통령 "민부론·민평론 보내 달라"

경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임기 반환점을 맞아 위기에 빠진 경제를 비롯한 안보 등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자유한국당이 제시한 민부론과 민평론을 잘 검토해 국정에 반영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두 책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민부론은 경제 분야, 민평론은 외교·안보 분야를 다룬 한국당의 정책 대안집이다.

손 대표는 ▲시장경제 중심의 경제난 해결 ▲과감한 노동개혁 ▲경륜과 능력을 갖춘 외교 전문가 발탁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손 대표는 "문 대통령께서 취임사에서 밝힌 통합과 공존을 강조한 초심이 퇴색되지 않았는지 우려된다"며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정권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국민들도 포용되고 존중되길 기대하고, 야당과의 협치 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과 더 많이 소통하시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정 대표의 개헌 입장 표명 요구에 "개헌안을 냈다가 무색해진 일이 있기에 뭐라 말하기는 무엇하다"며 "개헌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어 그것이 총선 이후에 쟁점이 된다면 민의를 따르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윤채나 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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