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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은행株, 금융위기 수준 저평가…주가는 요지부동


PBR 0.4배 불과…OECD 34개국 중 29위 최하위권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은행주가 밸류에이션 저평가에도 좀처럼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마진 하락이 불가피해 향후 실적 기대감이 크지 않고 업황 자체에 대한 비관적 전망 또한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단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은행 및 금융지주 주가를 지수화 한 KRX 은행업지수는 전일 대비 0.46%(3.18포인트) 오른 700.91을 기록했지만 이달 10일에는 667.84까지 떨어지며 1년만에 무려 24%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8월 27일엔 646.99로 추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찍기도 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8% 하락하는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경기방어주'란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다.

최근 1년간 KRX 은행업 지수 추이. 은행주가 바닥 수준의 주가순자산비율(PBR)에도 최근 1년 사이 무려 24%의 낙폭을 기록했다. [그래프=한수연 기자]
최근 1년간 KRX 은행업 지수 추이. 은행주가 바닥 수준의 주가순자산비율(PBR)에도 최근 1년 사이 무려 24%의 낙폭을 기록했다. [그래프=한수연 기자]

시장에서는 은행주 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저평가 됐단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KRX은행업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06년말 1.86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말 0.57배까지 하락했다. 이후 2010년말 1.18배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1년 동안 0.4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 29위로 하위권이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유럽은행들과 달리 금융위기 때 경영위기를 겪지 않았고 자산 건전성도 비교적 양호한 국내 은행의 PBR이 이같이 하락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현재처럼 조 단위 순이익 추세가 계속될 경우 국내 은행의 기업가치는 OECD 국가 중 꼴찌로 추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금리인하 기조에서 은행업의 향후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업종 순이익은 올해 13조9천억원에서 내년 13조4천억원, 2021년 13조7천억원으로 정체될 전망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금융 담당 연구원은 "당장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 축소로 이자이익 감소가 전망되는 데다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로 채권 및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운용에서도 실적둔화가 예상된다"고 짚었다.

구경회 SK증권 금융·대체투자 담당 애널리스트는 "초저금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순이자마진 축소가 불가피하고 이익 모멘텀이 타 업종에 비해 열위에 있다"며 "단순히 '저가 메리트' 하나로 많은 약점을 상쇄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이 경기에 후행하는 특성상 내년 대손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은행업종에 대해 '비중축소(Underweight)' 의견을 제시했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은행주는 최근 목표주가도 잇따라 하향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들어서만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DGB금융지주의 목표가를 낮췄고 키움증권도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BNK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런 상황에선 주주환원 모멘텀이 절실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유승창 KB증권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는 "저성장 저금리 기조에서 대출둔화 및 순이자마진 하락 우려가 있지만 현 주가는 이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도 판단된다"며 "이익 모멘텀이 어렵다면 주주환원 모멘텀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금리인하 과정에서 대형 은행주가 금융위기 상황에 버금갈 정도로 방치된 면이 있다"며 "기존보다 주주의 주식희석 확률과 책임이 훨씬 높아진 가운데 각 은행들은 주주가치 제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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