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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20년 재조명-2] 이동통신, 단군 이래 최고의 히트산업


 

84년 시작된 우리나라 이동전화는 정확히 10년 후에 시작된 초고속인터넷과 더불어 통신서비스산업 발전의 양대축 역할을 해왔다.

84년 2천658명의 가입자로 출발한 우리나라 이동전화는 2004년 7월말 현재 무려 3천612만4천5명으로 전인구의 70%가 이용하고 있다.

이동전화서비스는 눈부시게 발전을 해 나가면서 한국 IT산업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84년 1세대(아날로그)를 시작으로 2세대인 디지털 이동전화가 시작된 것이 12년 후인 1996년이다. 그후 4년만인 2000년에 2.5세인 cdma2000 1x가 서비스 됐고, 그로부터 불과 2년 뒤인 2002년에 3세대인 IMT-2000이 서비스 되는 등 급속하게 발전해 왔다.

이같은 발전은 든든한 내수시장의 뒷받침으로 이제는 수출전략산업으로,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부각됐다.

지난 96년 한국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했던 CDMA 기술을 상용화시킴으로써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CDMA는 한국을 무선통신 강국으로 만든 주인공이었으며 지금도 우리가 세계무대에 나가서 큰소리 칠 수 있는 몇 안되는 기술중의 하나다.

◆세계 최초의 CDMA 상용화

당시 개발을 담당했던 서정욱 전 과기부 장관은 "한국이 남이 안 해본 것에 대해 도전해본 첫 번째 케이스였다. 자동차, 원자로, 교환기 등 하나같이 이미 성공한 사례와 제품화된 사례가 있는 것을 뒤따라 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CDMA 상용화 연구는 정부와 민간기업이 함께 한 단군 이래 최대규모의 국가 프로젝트였다.

CDMA 상용화 기술과 여기에 90년대 중반부터 정부가 실시한 이동전화 경쟁정책은 폭발적인 가입자 증가와 함께 한국을 세계적인 이동전화 단말기 수출국으로 올려놓았다.

특히 96년 PCS 사업자 선정과 함께 5개 회사간의 경쟁체제는 새로운 제품을 선뜻 구매하는 국민성과 맞물려 세계에 유래가 없을 만큼 빠른 성장을 낳았다. 급속한 가입자 증가는 곧바로 단말기의 경쟁력으로 이어져 아날로그 시대에만 해도 모토롤러가 주도권을 갖고 있던 국내 시장에서 마침내 국산이 우위에 올라서게 만들었다.

◆세계 이동전화 이용자 3명 중 1명은 한국산 단말기 사용

현재 세계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한국 제품은 약 26%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이동전화 이용자 약 3명 중 한 명은 한국 업체가 만든 휴대폰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단말기 수출의 호조는 한국경제가 IMF를 조기 졸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 과정에서 부품 등 여타 분야 발전에도 도움을 줬으며 고용면에서도 공헌을 했다.

지난해 이동전화 단말기 수출실적은 124억200만달러. 단일 품목 수출로는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세번째다. 이동전화 단말기는 게다가 전체 IT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지난해는 무려 21.7%를 기록했다.

◇이동전화 단말기 및 시스템 수출 추이(단위:백만달러)

구 분 2000 2001 2002 2003
IT전체수출 51,074 38,316 46,046 57,220
이동전화단말기 5,497(10.8%) 6,968(18.2%) 9,320(20.2%) 12,402(21.7%)
이동전화시스템 32 275 199 286

단말기 수출은 카메라폰, MP3폰, 동영상폰 등으로 한국이 한 발 앞서 나가고 있어 한동안 수출 효자상품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정보통신부는 CDMA로드쇼, 해외전시회 참가지원, 해외진출을 위한 정보제공 등 수출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통부는 내년에는 세계시장에서 CDMA 및 동기식 차세대 이동통신 단말기 50%와 시스템 3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한편, GSM 및 비동기식 단말기도 1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부품 업체만 900개 넘어

이동전화 서비스의 발달은 콘텐츠,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의 동반 발전을 가져왔다.

특히 단말기용 부품은 1차 벤더만 900여개가 넘는 회사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부품공급 업체는 약 750여개사, 사출·임가공 업체는 150여개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이동통신용 디스플레이, 안테나, 소프트웨어, PCB 등 총 200여종에 달하는 이동전화 부품을 대부분 국산화 했다. 덕분에 국내 이동전화 메이커들의 국산부품 채용률은 원가기준으로 지난 98년에 40% 수준에서 2002년에는 68.4%로 높아졌다.

◆국민소득 증대에 기여

이동전화 서비스가 국민생활 편익증대에, 또 국민소득 증대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이동전화 서비스 산업 규모와 위상에 비해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95년~98년 사이를 대상으로 '통신서비스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것이 그나마 눈에 띈다.

KISDI는 연구 보고서에서 '이 기간동안 통신서비스 산업은 실질국민소득 증가의 7.84%와 총산출액 증가의 12.8%를 기여하고 더불어 각 산업의 생상성 고무하고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규 고용창출을 통해 실업을 최소화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음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90년대 중반이후 경쟁체제 도입이후 지속적인 통신망품질개선, 요금인하, 보급확대 등으로 95~98년 기간 중 통신서비스 산업은 소비자 편익 13조5천억원을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96년부터 2001년까지 5년간 소비자 편익은 이동전화에서 6조5천억원에서 13조5천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시내전화의 1조9천억원에서 3조9천억원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이다.

한편 전자통신연구원(ETRI)가 지난 98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동전화 산업의 국민경제 파급효과를 보면 장비산업은 생산유발계수가 1.4267, 부가가치유발계수가 0.4986, 수입유발계수가 0.4013으로 나타났다. 또 서비스부문은 생산유발계수가 1.2166으로 장비산업에 비해 다소 낮지만 부가가치 유발계수는 0.8905로 두배가까이 높았다. 수입유발계수는 0.0414였다.

특히 CDMA 서비스가 시작된 96년 이후부터 2001년까지 이동전화 산업이 국민경제에 미친 효과를 보면 아래 표와 같다.

◇이동전화 산업의 국민경제 파급효과(96~2001년)(단위:억원)

구 분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 수입유발효과
장비산업 873,652 305,312 245,767
서비스산업 545,183 399,059 18,545
합계 1,418,835 704,371 264,313

◆물가하락에 기여

이동전화 서비스는 요금 인하를 통해 물가하락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보도자료에서 '2000년~2003년 사이 IT품목의 물가하락 효과가 확대돼 연평균 소비자 물가를 0.25%포인트, 생산자물가를 0.87%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특히 물가 하락을 주도한 품목으로 한국은행은 LCD, 휴대폰 등 상품과 이동전화료, LM통화료, 정보통신회선이용료 등 서비스를 들 꼽았다.

더구나 그 효과도 95~99년 사이 소비자 물가 0.14%포인트, 생산자물가 0.66%포인트 하락효과를 보이던 것에서 2000년에서 2003년까지는 더욱 높아진 것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물가안정에 IT품목이 크게 기여하고 있음. 향후 산업구조가 IT산업 중심으로 개편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IT품목의 국내물가 안정에 대한 기여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함'이라고 결론을 맺었다.

실제로 이동전화 서비스 요금은 물가에 민감한 영향을 미친다. 해마다 물가인하를 목표로 대폭 인하를 주장하는 재경부와 산업의 선순환적 발전을 위해 인하폭을 줄여야 한다는 정통부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가지수 항목은 가중치가 주어지는 데 통계청이 가계에서 소비가 많은 항목을 전체 지출을 1천으로 놓고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5년마다 조정한다.

이동전화 이용료의 소비자 물가지수에서의 가중치는 95년 2.2이던 것이 2000년에는 10배가 넘는 23.7로 늘어났다. 생산자물가 지수에서의 가중치도 95년 4.6이던 것이 2000년에는 18.7로 늘어났다. 이는 국민생활에 이동전화 서비스가 그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음을 방증한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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