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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이 옷으로"…패션街, 친환경 바람 분다


'성장' 중심 패스트 패션 트렌드 지고 '생존' 위한 친환경 패션 부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외 패션업체들이 친환경 패션에 뛰어들고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 기후 변화 등으로 일상 생활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제품 소비에 따른 환경 문제 인식을 점차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150개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은 지난 8월 환경 문제에 자발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G7 패션 협약'에 서명했다. 국내에서는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앞 다퉈 환경 보호, 자원 순환, 동물 복지 등과 관련한 윤리적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18일 소비자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약 2천 명의 전체 응답자 중 68.9%가 '윤리적 경영을 실천하려는 기업의 제품이면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패스트 패션 트렌드'가 패션업계 '성장'을 위해 빠르게 적용됐다"며 "이제 '지속 가능한 패션 트렌드'가 패션업계 '생존'을 위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스페이스 '에코 플리스 컬렉션' [사진=영원아웃도어]
노스페이스 '에코 플리스 컬렉션' [사진=영원아웃도어]

아웃도어 브랜드 중에서는 노스페이스가 친환경 제품 출시에 가장 적극적이다. 노스페이스는 리사이클링 원단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출시하며 국내 물량 생산에만 약 370만 개의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했다.

대표 제품 '씽크 그린 플리스 재킷'은 친환경 공정을 통해서 재킷 1벌 당 500ml 플라스틱병 50개가 재활용 된 100% 리사이클 원단을 사용하고, 국내 최초로 리사이클 지퍼 테이프를 사용하는 차별화 된 '에코 테크'가 적용된 제품이다.

노스페이스는 제품 출시와 함께 홍보대사 배우 신민아가 올바른 분리 배출 방법을 알려주는 '에코 팁(Eco Tip)'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쓰레기 수거 비율은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재활용율은 낮은 국내 자원 순환 구조 개선에 기여하고자 올바른 분리 배출 방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앞장선 것이다.

또 노스페이스는 소비자들이 올바른 분리 배출에 동참하도록 권장하기 위한 인증샷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행사에서는 에코 플리스 재킷과 제품 가격의 일부를 수질 정화 사업에 기부하는 '노스페이스 미르 텀블러'를 증정한다.

글로벌 노스페이스는 지난 2014년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텍스타일 익스체인지(Textile Exchange)와 친환경 인증전문업체 컨트롤유니온(Control Union)과 손잡고 '윤리적 다운 인증(Responsible Down Standard)'을 만든 바 있다. 채취에서부터 제품에 사용되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거위와 오리에 대한 비윤리적 동물 학대 행위를 하지 않은 다운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1992 눕시 다운 재킷'과 '1996 레트로 눕시 다운 재킷' 역시 RDS 인증을 받은 다운을 사용하고 있다.

컨버스는 지난 7월 시작한 '리뉴 캔버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리뉴 데님 컬렉션'을 출시했다. 영국의 빈티지 유통 업체 '비욘드레트로(Beyond Retro)'와 손잡고 론칭한 이번 컬렉션은 빈티지 데님 직물을 자르고 가공해 만든 컨버스의 클래식 아이템 척 70의 스니커 패널이 포함됐다.

컨버스는 리뉴 데님 컬렉션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상으로도 공개했다. 컨버스는 2020년 봄에는 후속 프로젝트로 '컨버스 리뉴 코튼'을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컨버스 공식 유튜브 영상 캡쳐]
[사진=컨버스 공식 유튜브 영상 캡쳐]

2017년 업계 최초 원두 찌꺼기를 재활용한 친환경 아이스카페 데님을 선보인 바 있는 FRJ(에프알제이)는 올해 오가닉 코튼 소재로 만든 착한 데님 5종을 선보였다.

오가닉 데님은 씨앗부터 재배해 섬유로 만드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환경과 인간에게 해가 되는 합성화학비료나 살충제를 3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또 유기농 시스템으로 제조된 제품에게만 주는 '에코서트'와 '오가닉 콘텐츠 스탠다드(Organic Content Standard)' 인증을 획득했다. 제품은 청바지 디자인과 워싱 사양에 따라 남성 2종과 여성 3종으로 출시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최근 자사 8개 브랜드가 함께한 '업사이클링 스윗셔츠'를 출시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원사를 사용해 지속가능성을 염두한 제품으로 캠브리지멤버스와 에피그램, 에스로우, 헨리코튼, 코오롱스포츠, 래코드, 커스텀멜로우 8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각 8개 브랜드는 '아워 23 아워즈(Our 24 Hours)'를 테마로, 버려지는 재활용 중 종이, 플라스틱, 알루미늄 캔 등 세 가지 콘셉트를 가지고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해석해 제품을 출시했다.

이랜드월드 스파오는 지난 7일 토종 SPA 브랜드 중 최초로 '리사이클 데님'을 출시했다. 'CCS'(Content Claim Standard)에 부합하는 터키산 '리사이클 원단'으로 만든 데님 상품으로, CCS에 맞추기 위해서는 재사용 원단이 5% 이상 사용돼야 한다.

스파오는 오는 11월 말에 '에코 이노베이션 워싱 데님'도 선보인다. 이 데님은 리사이클 원단을 사용 할뿐만 아니라 워싱 과정에서 '나노 버블 테크(Nano Bubble Tech)'를 활용해 제조된다. 이 기법을 적용하면 물 95~45%, 화학약품 80~20%, 에너지 70~30%에 달하는 사용량을 각각 줄일 수 있다.

스파오 관계자는 "이는 최근 '지속 가능한 친환경 패션'에 고객 관심이 커진 데 발 맞춰 미래를 위한 착한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핏과 기장으로 6가지 상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파오 '리사이클 데님' [사진=이랜드월드]
스파오 '리사이클 데님' [사진=이랜드월드]

LF의 헤지스는 최근 '에코풀 라인'을 공개했다. 에코풀 라인의 주요 소재는 '리싸이클 폴리'와 '마이크로 텐셀'로, 원단 자체가 친환경적인 것은 물론 소재 제작 과정도 신경썼다.

'에코풀 라인'은 원단 생산 시 솔벤트를 재사용하고 친환경 발수제를 활용한다. 또 헤지스의 에코풀 라인 트렌치코트의 경우 한 벌당 1.5L 페트병 약 30개, 퀼팅다운은 1.5L 페트병 약 3개를 재활용한 폴리 소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에코풀 블라우스·셔츠·재킷은 친환경 공법으로 재배한 유칼립투스 나무의 셀룰로오스에서 얻은 천연 섬유인 마이크로 텐셀 소재를 사용했다.

자라는 유기농 농약과 비료만으로 재배된 100% 유기농 면으로 제작된 '케어 포 워터'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수자원 보호를 위해 폐수를 방류하지 않는 공장에서 생산됐으며, 용수의 회수 및 재활용을 통해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양을 최소화했다.

H&M도 지난 11일 100%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컨셔스 컬렉션(Conscious Collection)'을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은 수트부터 드레스, 후디까지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됐으며, 컬러 또한 최근 트렌드에 맞춘 밝은톤의 뉴트럴 색감을 활용했다. H&M은 오는 2030년까지 100%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소재만을 사용한다는 목표다.

명품 브랜드도 윤리적 패션 열풍에 동참하고 나섰다. 프라다는 '에코닐(ECONYL®)'이라는 새로운 재생 나일론을 가방에 적용하는 '리나일론(Re-Nylo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에코닐은 바다에서 수집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 및 정화 공정을 통해 얻은 친환경 나일론 소재로, 프라다는 기존에 사용하던 나일론을 2021년 말까지 모두 재생 에코닐로 전환할 계획이다.

프라다는 리나일론 프로젝트의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 함께 '왓 위 캐리(What We Carry)'라는 단편 영화 시리즈도 제작했다. 프라다는 해당 영상을 통해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등 재활용 원료의 출처를 보여주며, 소비자들에게 리나일론 프로젝트의 목표와 의도를 알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때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적당했던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이 앞장서서 폐자원을 재활용한 '자원 순환' 아이템들을 선보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임하고 있다"며 "각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도 윤리적 패션이 불러오는 선순환에 대해 널리 전파하며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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