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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역항공기 제조사 'ATR' 한국 진출…"연결성 강화할 것"


국내 신생 소형항공사 '하이에어' 올 연말 첫 취항…ATR 항공기 인도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한국에서 생소한 지역 항공기 제조업체 'ATR'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ATR은 유럽 양대 항공사인 프랑스 에어버스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합작사로 현재까지 1천700대 가량의 항공기를 판매했고, 세계 100여 개국 200여 항공사들에게 항공기를 판매하고 있다.

ATR에서 생산하고 있는 지역 항공기는 터보프롭 항공기로 70인승(ATR 72-600)과 50인승(ATR 42-600) 두 기종이다. 현재 ATR은 한국을 핵심 시장으로 보고, 두 모델이 한국 시장에 적합한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다.

ATR은 자사의 항공기가 섬이나 소도시 등 지역 간 연결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연말에는 울산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신생 항공사 하이에어(Hi air)가 ATR의 첫 운항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9)'에서 ATR의 장다니엘 코자우브스키 아시아 세일즈 디렉터와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지역 항공기라는 개념이 생소하다는 질문에 코자우브스키 디렉터는 "대도시를 연결하는 간선이 아니라 소도시를 연결하는 지선으로 보면 된다"며 "국내에서는 생소하겠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공항이 없는 소도시 두 곳을 연결하거나 울산이나 광주처럼 공항은 있지만 큰 공항이 없는 곳을 직접 연결해 바로 갈 수 있게 하는 항공기"라고 덧붙였다.

ATR에서 납품한 지역 항공기의 37%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다. 그만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는 뜻이다. 코자우브스키 디렉터는 "아태 시장이 ATR의 최대 시장이고 두 번째가 유럽"이라며 "아태 시장에서 현재 우리 항공기를 이용하고 있는 항공사들 대부분이 활주로가 짧은 공항에서 사용하고 있다. ATR의 항공기가 활주로가 짧아도 이착륙이 가능해서"라고 답했다.

장다니엘 코자우브스키 ATR 아시아 세일즈 디렉터. [사진=ATR]
장다니엘 코자우브스키 ATR 아시아 세일즈 디렉터. [사진=ATR]

800m의 짧은 활주로에서 이·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항공기 덕분에 ATR이 강조하는 것은 '연결성'이다. 작은 도시나 섬 등을 연결해 사람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지방도시나 도서지역을 연결해 지역민들의 발이 묶이지 않고 여객선 없이도 이동할 수 있는 연결성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관광업 발전 등 지역사회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랑받는 이유로 코자우브스키 디렉터는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도입할 때 부품을 빨리 얻을 수 있고 조종사를 잘 훈련할 수 있고 조종사를 찾기 쉬운 항공기를 선택한다"며 "아태 지역에 자사의 조종사 트레이닝센터나 부품조달 시설 등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고 설명했다.

ATR이 생산하는 지역 항공기는 친환경적이기도하다. 코자우브스키 디렉터는 "터보프롭 기종은 프로펠러를 장착해 연료 소비가 40% 적다"며 "연비가 40% 좋다는 것은 CO2 양이 40% 더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오염 물질 배출이 적어 친환경 기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ATR이 또 자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경제성'이다. 연료소모량이 적기 때문에 전체 여행비용을 낮출 수 있어서다.

물론 소도시나 섬 등을 연결하는 가격이 타 항공기대비 저렴해 운임을 낮출 수 있다고 편리함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ATR 항공기는 큰 비행기에 비해 좌석 규모는 50·70인승으로 적지만 좌석 크기는 18인치로 동일하다. 또 오버헤드빈(여객기의 객석 위에 있는 짐 넣는 곳)도 에어버스의 A320 기종과 똑같은 크기라 기내용 캐리어를 충분히 넣을 수 있다.

ATR은 자사 항공기로 국내에서는 울릉도·백령도 등 섬과 본토를 연결하거나 소도시들 간 연결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소도시들 간 연결의 경우 한국은 대중교통이 잘 돼 있어 수요가 적지 않을까 하는 지적에 동·서부 연결은 잘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노선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자우브스키 디렉터는 "내륙에서 남북으로는 KTX가 잘 돼 있지만 동서는 그렇지 않다"며 "울산과 광주처럼 동서 지역을 연결하는 경우 현재 4~5 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비행기로는 45분 정도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항공사들과 접촉해본 결과 울산과 광주 간에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어 출장 수요도 많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올 연말 국내 서비스 시작 예정인 국내 소형 항공사 '하이에어'. [사진=ATR]
올 연말 국내 서비스 시작 예정인 국내 소형 항공사 '하이에어'. [사진=ATR]

현재 ATR의 지역 항공기를 가지고 국내 항공 서비스를 올해 말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인 곳이 있다. 울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내 소형 항공사 '하이에어'다. 하이에어는 단거리 국제 항공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올해 말 국내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ATR 72-500 두 대를 인도받아 국토교통부에 항공운항증명(AOC)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ATR은 나아가 관광수요에 맞춰 일본 남부 도시나 칭다오·옌타이 등 중국 동북부 도시 등으로 가는 단거리 국제선 노선에 자사의 항공기가 활용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또한 항공사들이 ATR의 항공기를 이용하면 경제성이 높아 현재 보다 운임을 낮춰 경쟁력 있는 티켓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지역 항공 산업 발전 측면에서 공감하고 있다. 코자우브스키 디렉터는 "한국만 유일하게 지역항공 개념이 아직 발전하지 않았는데 국토가 작은 대만이나 덴마크도 지역 소도시를 지역 항공기로 연결하고 있다"며 "이용률이 저조한 지역 공항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도 지역 항공기가 많이 취항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현재 한국 현행법상 소형 항공기 사업자의 경우 50인까지만 수송할 수 있어 일단 72인승을 50인승으로 개조해 운항하게 될 것"이라면서 "법 개정이 이뤄지면 75명까지 수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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