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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주가부양 효과는 '글쎄'


올 55사 실시…35곳 중 14곳만 종료일 주가 높아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기업의 자기주식 매입은 곧 주가 상승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볼 만한 근거는 빈약하다.

10일 <아이뉴스24>가 올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자사주 매입(우선주 제외)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확인한 결과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부양 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자사주 매입 현황 [한상연 기자]
자사주 매입 현황 [한상연 기자]

올들어 이달 9일까지 상장사 55곳에서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했다. 횟수로는 모두 58번이며 취득규모는 총 1조6천53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자사주 취득 규모별로는 SK(7천181억원), 현대모비스(3천231억원), 네이버‧아모레퍼시픽(1천억원), 이마트(950억원) 순으로 많았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주가부양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도에서 실시한다. 따라서 자연스레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게 된다. 그래서 투자자들에게는 호재로 인식되는 근거 중 하나다.

올해 발표된 자사주 취득 계획 중 9일까지 매입을 완료한 경우는 전체 58번 중 35번이다. 이 중 매입 계획이 발표된 당일에 주가가 상승했던 경우는 24번(68.6%)에 달한다.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은 발표 당일에만 그쳤던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매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가가 오른 경우는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자사주 매입 시작일과 종료일을 기준으로 전체 35번 중 코웰패션(62.57%), 힘스(39.56%), KG이니시스(18.78%) 등 14번만이 주가가 상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발표 당일 주가가 올랐던 곳 중 13곳은 매입기간 등락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글로벌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지속과 한일‧미중 무역분쟁 등 시장을 크게 흔들었던 악재들이 있었던 것을 감안해도 적잖은 비중이다.

게다가 참좋은여행(-24.53%), 비씨월드제약(-18.53%), 무학(-18.04%), 나노캠텍(-15.35%), 녹십자셀(-14.85%), 네이버(-12.13%), 빅솔론(-11.33%) 등 7종목은 자사주 매입 발표 전에 비해 자사주 매입 종료일 종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자사주 취득은 발표 시점에선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재료가 될 수는 있지만 실제 자사주 매입이 진행되는 과정이나 완료 시점에선 주가부양 효과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처럼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던 만큼 자사주 매입만을 재료로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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