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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문체위 국감, 아직 기회는 있다


조국 장관 관련 정쟁에 현안 밀려…일반 증인 빨리 채택해야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가 '맹탕'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심화되면서 국정감사에서 다뤄져야 할 다른 현안들이 묻히고 있는 탓이다.

특히 게임의 경우, 올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한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성인 기준 월 50만원으로 제한됐던 PC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를 10여 년 만에 폐지하면서 다양한 관련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회 입법조사처 역시 국감 전 주요 현안을 분석하는 '2019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와 게임규제 개혁'을 문체위 주요 국감 이슈로 분석했다. 입조처는 당시 보고서를 통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및 온라인게임 성인 월 결제한도 폐지, 확률형 아이템, 웹보드 게임 규제 등을 언급했다.

지난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지난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 2일 진행된 문체부 대상 국감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국감은 조국 장관 이슈로 인한 여야 간 공방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게임 관련 내용은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이 막판 질의한 e스포츠 경기장 관련 전문성·예산 우려 1건에 그쳤다.

결국 조국 장관과 관련된 정쟁에 휘말려 정작 게임산업 주무부처 장관에게 관련 이슈를 직접 질의할 수 있는 귀중한 하루가 날아가 버린 셈이다. 문체위 국감 계획서에 따르면 문체부 장관이 기관증인으로 출석하는 날은 2일과 종합감사일인 21일, 단 이틀뿐이다.

여기에 더해 문체위가 아직까지 일반증인 명단조차 채택하지 못하면서 '맹탕국감' 관련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조국 장관 관련 증인 문제로 증인 채택 자체가 무산됨에 따라 정작 문체위가 올해 국감 증언대에 세우려고 했던 핵심 증인의 소환까지 함께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의장이다. 이동섭 의원은 앞서 올해 문체위 국감에서 국내 대형 게임사의 이용자 대응 태도 및 도덕적 해이, 운영 행태 등을 비롯한 다양한 내용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권 의장을 관련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 의장 소환 자체에는 3당 간사가 모두 합의했음에도 현재 여야는 다른 증인들 명단까지 모두 의결하지 못하고 있다. 조 장관 딸이 인턴을 했던 서울대 법대 산하 공익인권센터 한인섭 당시 센터장의 부인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딸 입시 의혹과 관련된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관계자 문제 탓이다.

국감 증인 소환을 위해서는 7일 전까지 출석 요구서가 전달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시간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최소 14일까지 증인·참고인 명단이 채택되지 않는다면 이번 문체위 국감은 일반증인 소환 없이 끝나버리는 상황을 맞게 될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는 점이다. 문체위는 게임과 관련해서는 17일 게임물관리위원회 및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상 국감과 21일 종감 등에서 주요 현안을 본격 다룰 수 있다. 증인 역시 늦었지만 아직은 소환할 수 있다.

올해 국감은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기억 속에 마지막 국감이 어떻게 남을지는 문체위 소속 위원들의 결단에 달려 있다. 문체위가 이제라도 조국 장관 관련 공방에서 벗어나 올해 국감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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