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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G전자 주장 화질선명도, 흑백 TV 시절 평가 잣대"


LG전자와 같은 날 8K 화질설명회…LG전자 주장 반박에 주력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화질선명도(Contrast Modulation·이하 CM)은 픽셀 수가 확보되지 않은 디스플레이나 흑백 TV의 해상도 측정을 위해 사용되던 방법이다. 8K TV로 넘어간 현 시점에는 화질선명도가 더 이상 해상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QLED TV는 8K TV가 아니다"라는 LG전자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LG전자가 근거로 내세운 화질선명도는 시대착오적인 평가 기준으로, 8K TV 화질은 밝기·컬러볼륨·영상처리 기술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 R&D캠퍼스에서 열린 '8K 화질설명회'에서 "흑백 TV나 브라운관 TV의 경우 픽셀 수가 없었기에 화질선명도를 통해 해상도를 구분했다"며 "초고화질 컬러 디스플레이 시대에는 화질선명도를 통한 평가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TV(우측)과 LG전자 TV(좌측)을 나란히 놓고 화질을 비교 설명하고 있는 용석우 삼성전자 상무의 모습.
삼성전자 TV(우측)과 LG전자 TV(좌측)을 나란히 놓고 화질을 비교 설명하고 있는 용석우 삼성전자 상무의 모습.

앞서 LG전자는 이날 오전 열린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전자 8K QLED TV의 낮은 화질선명도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TV를 작심 비판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에서 정한 8K 해상도는 화소 수 가로 7천640개, 세로 3천400개에 가로·세로 화소들의 화질선명도가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삼성전자의 2019년형 8K QLED TV는 12%에 불과해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전무)은 "삼성전자의 QLED TV가 실상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규격에 한참 미치지 못해 결과적으로 해상도 기준, 8K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LG전자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주력했다. ICDM이 지난 2016년 5월에 화질선명도에 대해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며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발표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용석우 상무는 "2013년에 RGBW 셀을 탑재한 제품이 중국에서 출시됐는데, 당시 픽셀 수와 별개로 화질선명도가 충분할 경우 4K 해상도를 인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며 "화질선명도 수치는 높았지만 실제 소비자가 보기에 색이 빠진다거나 텍스트가 잘 안 보인다든가 하는 문제가 있었으며 ICDM이 이를 인지하고 2016년에 화질선명도는 더 이상 평가 기준으로 지속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용 상무는 "ICDM의 발표 이후 삼성전자는 화질선명도보다는 밝기, 컬러볼륨, 휘도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화질을 따지기로 했다"며 "화질선명도는 현재 어떤 평가기관도 화질을 측정하는 척도로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8K TV는 물리적으로 화소 수가 인증됐기 때문에 화질선명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도 했다.

2019년형 QLED TV에서 시야각을 넓히기 위해 화질선명도를 희생했다는 LG전자 측의 언급에 대해서는 "그런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애초에 화질선명도는 화질 측정 기준이 아니기에 자체적으로 측정도 안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화질선명도를 떨어뜨려 시야각을 높였다면 삼성전자의 8K TV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화질선명도와 실제 TV 품질은 별개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현재 시판 중인 자사의 2019년형 8K QLED TV와 LG전자의 나노셀 8K TV, 8K OLED TV를 나란히 놓고 8K 이미지·동영상 파일 등을 직접 시연했다.

시연 결과 작은 글자가 뺴곡이 적힌 사진에서 삼성전자의 TV가 선명하게 보였던 반면, LG전자의 TV에서는 글자가 상대적으로 뭉개졌다. 현장에서 8K 카메라로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대상으로 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준비한 8K 동영상의 경우 LG전자의 나노셀 TV와 OLED TV에서는 아예 재생이 되지 않았다. LG전자 TV에서 8K 동영상 파일을 실행하자 꽤 오랫동안 버퍼링을 하더니, 화면이 완전히 깨져서 나타났다. 같은 동영상을 삼성전자 TV가 원활히 재생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용석우 상무는 LG전자 8K TV에 대해 "8K 콘텐츠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8K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는 부분이 준비가 아직 덜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좌측은 LG전자 TV, 우측은 삼성전자 TV. LG전자 TV는 8K 영상이 깨져서 나온다. 코덱 문제로 추정된다.
좌측은 LG전자 TV, 우측은 삼성전자 TV. LG전자 TV는 8K 영상이 깨져서 나온다. 코덱 문제로 추정된다.

다만 동영상 재생의 경우 TV 화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표준코덱인 HEVC 코덱을 탑재한 디코더 탑재 여부의 문제로 추정된다. '8K 화질설명회'라는 주제의 간담회에서 화질 이외 다른 요소를 공개적으로 문제점으로 지적한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8K TV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해당 문제도 중요한 문제 아니겠느냐"라고 답했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당초 무대응에서 적극적인 대응 기조로 변화한 데 대해 "(경쟁사의 공격이) 점점 더 노골적으로 퍼지면서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갔다고 봤고, 오해가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이번 설명회를 준비했다"면서 "다만 싸움을 더욱 번지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언급했다. 허태영 삼성전자 VD사업부 상품전략팀장(상무)은 "글로벌 시장에서 상호 비방을 하면서 점유율 경쟁을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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