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ASF로 치솟는 돼지고기값

중국 120만, 베트남 280만 마리 살처분…아시아로 급속 확산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한국이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에 포위돼 가고 있다. ASF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된 이래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몽골, 그리고 북한에까지 확산됐다.

마침내 한국에서도 한 여행객이 소지한 돼지고기 소시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상하이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인 여행객이 가져온 돼지고기 소시지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됐다고 11일 발표했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유전형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러스 생존 여부는 4주 정도의 세포배양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ASF는 1세기 전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발견된 인연으로 이름을 얻었는데, 바이러스는 돼지끼리 서로 옮기거나, 접촉과 감염된 음식 섭취 등으로도 전염된다. 인간에는 전염되지 않고, 출혈을 동반하며 종종 일주일내에 죽는다. 치사율은 90%에 달한다.

ASF는 지난 2016년 이후 유럽과 아시아에 퍼졌으나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만큼 큰 충격을 받는 나라는 없다.

◇중국

중국은 지난해 8월 랴오닝성 동북부에서 ASF를 처음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축산업계는 바이러스의 번식이 이 보다 몇 달 전에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당국에 제 때 보고가 안 됐다는 것이다.

ASF의 경우 축산업자들은 당국에 보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감염된 돼지를 살처분하고 당국에 보고하면 보상금을 주도록 돼있다. 그러나 지방 관리들이 이 돈을 자기 호주머니에 집어넣기 때문에 축산업자들은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축산업자들은 감염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감염된 돼지고기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이 보다 남는 장사로 생각하기 때문에 ASF는 급속히 번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ASF로 인해 지난달 1백20만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ASF는 백신이나 예방약, 치료제 등이 없기 때문에 살처분이 최상책이다. 일부 축산 전문가들은 2억 마리에 달하는 중국의 돼지들이 결국에는 모두 살처분될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여튼 그러한 이유로 만연한 ASF은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의 축산업계를 황폐화시키면서 경제 전망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 최근 통계는 돼지고기 가격이 7~8월 23%나 폭등했다. 기록적인 월간 인상폭인데, 연율로는 47%에 달한다.

지금까지 인상폭은 물가 지수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는 소비자 물가지수에 상당한 인상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중국은 5천5백만t의 돼지고기를 매년 소비하는데, 전 세계 나머지 국가가 소비하는 양과 비슷하다. 그만큼 중국인들은 돼지고기를 좋아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돼지고기 공급 부족이 1천만t에 달했다고 밝혔는데,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돼지고기의 양보다 많은 것이다. 따라서 수입으로 부족분을 메우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저리 대출과 직접 보조금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표가 있은 후 중국 돼지는 3분 1이나 감소했다. 인센티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라이프 타임스는 최근 이색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돼지고기, 적게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마치 건강식 설명처럼 위장한 이 기사는 당연히 독자들로부터 ‘비싼 돼지고기에 립스틱을 바르는 짓’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다행히 돼지고기 소비는 다소 줄고 있는 추세다. 밥상에 오르는 돼지고기도 줄고, 따라서 돼지고기 소비에 대한 국민들의 지출도 줄었다. 전국적으로는 소고기와 생선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 결과 돼지고기 소비가 줄고 있는 것이다. 부유한 계층뿐만 아니라 도시 중산층도 소비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다.

지난 2010년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인들의 가계 소비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로 추산했었다. 그러나 현재는 2%를 다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베트남

지난 1월 중국과 인접한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ASF는 현재 베트남 63개주 가운데 60개주로 번졌다. 베트남은 지금까지 전체 사육 두수의 10%에 해당하는 280만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ASF로 인해 베트남이 받는 타격은 엄청나다. 돼지고기는 베트남에서 소비되는 육류의 75%를 차지하고, 금액으로는 40억 달러(5조 원)에 달한다. 베트남 농업에서 거의 10%에 상당하는 규모다. 총 9천5백만 명의 인구가 매년 3천만 마리의 돼지를 소비한다.

◇다른 동남아 국가

캄보디아는 최근 ASF에 감염된 2,400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필리핀도 최근 ASF에 감염된 7천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수도 마닐라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두 마을에서 처음으로 ASF 감염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해 8월 중국에서 처음 공식 발생한 이래 인접한 아시아 국가들로 전염되고 있는 것이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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