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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좋은데이'의 고향, 무학 창원공장 가보니


최신식 설비·품질제일주의로 전국 2위·글로벌기업 꿈꾼다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무학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제조 공정에서 육안 확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청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제품력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전국 2위, 점유율 15%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5일 찾은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중리공단에 위치한 무학 '창원2공장'에서 만난 김정민 무학 생산설비 과장은 이 같이 말했다.

창원2공장의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공장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이 방문자를 맞았고, 중세 시대 유럽의 건물을 보는 듯한 디자인의 거대한 건물이 웅장하게 서 있었다.

무학 창원2공장은 일반적인 공장의 이미지와 다른 느낌을 준다. [사진=이현석기자]
무학 창원2공장은 일반적인 공장의 이미지와 다른 느낌을 준다. [사진=이현석기자]

김 과장은 "창원2공장의 디자인은 공장에도 미적 요소가 필요하다는 회사의 철학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며 "공단의 분위기를 산뜻하게 바꿔줌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행사를 위해서도 자주 사용되는 등 지역사회에도 공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원2공장은 4천500여 평 규모의 부지에 자리잡고 있으며 50명 안팎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의 공정은 자동화로 이뤄져 있어 공장을 둘러보는 내내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을 보기는 어려웠다.

◆"공병 투입에서 완제품까지 1시간…일 최대 230만여 병 생산가능한 역량이 무학의 저력"

창원2공장은 '딱 좋은데이, 화이트소주, 트로피칼이 톡소다' 등 무학 제품 대부분과 함께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공병 투입에서 완제품 출고까지 전 공정이 철저히 분리된 공간에서 사람과 기계의 협업을 통해 진행되며, 일 생산량은 평균 40만여 병, 최대 230만여 병을 생산할 수 있다. 무학은 창원2공장 외에도 창원1, 울산, 용인, 포항, 산청 등에서 총 6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 과장의 안내를 받아 견학로에 들어서자 수많은 공병들이 공병선별기에 투입되고 있었다. 이는 정부 정책에 따라 최대 7번까지 재활용되는 소주병을 깨끗하게 씻기 위한 공정의 첫 단계로, 기계가 자동으로 분류한 공병을 사람이 다시 한 번 빠르게 확인하며 이물질이 들어 있는 병을 폐기 라인으로 보내는 작업이 이뤄졌다.

무학 창원2공장에서 직원이 오염이 심한 공병을 걸러내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무학 창원2공장에서 직원이 오염이 심한 공병을 걸러내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공병은 병뚜껑을 제거하는 병마개 분리기를 거쳐 반듯하게 정렬된 후 거대한 세병기로 들어가 깨끗하게 세척됐다. 세병기는 고온·고압·가성소다 등 3단계의 과정을 거쳐 투입된 공병의 바닥, 측면, 병입구까지 새 병과 같은 수준으로 재탄생시킨다. 이 세병기는 관련 업계 최고 수준의 회사인 독일의 크로네스사가 제조한 기기로, 김 과장은 무학은 공장 전반에 이 회사의 정밀한 기기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세병기를 거쳐 깨끗해진 공병은 이물질이 투입될 수 없도록 사면이 밀폐된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 분당 1천 병을 생산할 수 있는 주입기로 향한다. 무학은 이 공간을 매일 물청소를 하는데도 바닥에 물기가 남지 않을 만큼 철저히 관리하고 있었으며, 별도 등록 없이 출입할 수 없도록 강한 보안정책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 안에 들어가는 제품의 가공원액은 지리산 암반수를 원료로 정밀 여과공정을 거친 정제수를 혼합하고, 희석과 1·2차 여과, 블렌딩, 3차·4차 살균여과 공정을 거친다. 이후 당류·아미노산 등 몇 가지 첨가물이 투입된 후 72시간의 숙성과정을 거쳐 병입됐다. 특히 창원공장은 별도의 탄산제조설비도 갖춰 탄산을 함유한 제품들도 생산할 수 있었다.

세척이 완료된 공병에 제품이 담기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세척이 완료된 공병에 제품이 담기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완성된 제품은 제품검사기로 향했다. 제품검사기는 한 병당 총 18번의 컴퓨터 촬영을 거쳐, 이 중 2장 이상에서 불량이라는 판정이 나오는 경우 바로 제품을 폐기시켰다. 또 컴퓨터 촬영을 통과했다 해도 제품검사기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직원에게 다시 한 번 육안 검수를 거쳤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치고 나서야 새로운 '좋은데이' 제품이 탄생했으며, 완성된 제품들은 질서정연하게 포장 라인으로 향해 가정용·마트용·업소용 등으로 포장돼 출고됐다.

김 과장은 "창원2공장은 지난 2017년 해썹(HACCP) 인증을 받는 등 위생관리에 각별히 힘쓰고 있다"며 "양심적 공정이 최상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무학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 환경을 고려해 천정에 흡음재를 사용하는 등 직원 건강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프라 확충·인지도 제고·해외 시장 진출로 전국구 회사로 거듭날 것"

소주 시장은 주52시간 근무제의 정착, 워라밸 트렌드의 확산 등의 이유로 위축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무학은 이런 환경에 경쟁사 대선주조와 '참이슬'을 앞세운 하이트진로의 약진 속에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7% 감소한 1천937억 원에 그쳤으며, 영업손실은 15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이 줄어들고 경쟁 심화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원인이다.

하지만 무학은 소주 업계 '빅 3'중 유일하게 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는 지역 기업의 자존심을 걸고 인프라 확충, 조직 혁신과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 과정에서 인지도 제고와 함께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해 나가 전국구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무학은 충주 공장 완공을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사진=무학]
무학은 충주 공장 완공을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사진=무학]

무학은 현재 충북 충주시 메가폴리스 산업단지에 9천250여 평 규모의 신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2020년 완공 예정인 이 공장은 창원공장과 울산공장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할 수 있어 '딱 좋은데이' 등 무학의 대표 제품을 전국 각지에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생산량만 확충하는 것이 아닌 인지도 제고를 위한 지원 역량 확대 조치도 병행한다. 무학은 지난 5월 조직개편을 통해 지역별 마케팅실을 신설했다. 이는 서울·부산·울산 등 4개 지역사무소에 마케팅실을 마련하고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 위한 조치로, 무학은 앞으로도 지역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또 아시아·유럽·미국·중남미 등 전 세계 40여개의 국가 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국내 주류시장 환경 이상의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무학은 현재 해외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이어 지난 2017년에는 베트남 호아빈 도심 인근에 위치한 빅토리사를 인수해 지난 5월부터 현지 생산·유통 허브로 운영하는 등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아직 매출액이 크다고는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대비 150% 이상 성장을 기록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이 좋아지고 있다"며 "베트남 시장 개척도 본격화된 만큼 앞으로도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 '좋은 날' 만드는 기업 될 것"

무학은 90년 동안 지역민의 성원에 의해 성장한 기업인 만큼, 지역 내 어려운 곳을 돕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전개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무학은 지난 2015년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전세계의 문화를 술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주류 박물관 '굿데이뮤지엄'을 운영하고 있다.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공단에 위치한 무학 창원1공장 옆에 자리잡은 굿데이뮤지엄은 520평에 달하는 면적에서 세계 술 테마관, 주류 전시관, 시음공간 등 지역민이 부담 없이 찾아와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무학이 진행하는 '좋은데이 공모전'에서 수상한 창원지역 대학생들이 그린 작품들을 직접 매입해 전시하고 있어 장학금 수여와 작품 알리기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 전세계 120여개 국, 3천500여 종의 주류를 전시하고 있으며 술에 얽힌 각 나라의 문화도 큐레이터의 안내를 통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별도로 마련된 시음 공간은 인근에 위치한 회사들이 바이어와의 미팅 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지역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무학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인 '굿데이뮤지엄'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무학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인 '굿데이뮤지엄'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굿데이뮤지엄 관계자는 "삶과 술이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관람객들 대부분이 흥미롭게 관람하고 있다"며 "굿데이뮤지엄이 지역 대표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테마 구성 등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학은 이 외에도 238억여 원 규모의 '좋은데이나눔재단'을 설립해 장학, 문화, 자선사업을 펼침과 함께 지역 청년실업 해소와 경력단절 여성, 장애인의 사회 활약을 지원하기 위해 일자리 늘리기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 무학은 지난 2013년 358명이었던 직원 수가 2017년 말 기준 650여 명으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도 50명 이상의 지역 인재를 채용했다. 특히 영업사무소는 대부분 소재 지역 출신의 취업준비생을 선발해 진출한 지역의 실업 해소에 적극적으로 공헌한 바 있다.

무학 관계자는 "무학은 지역공동체의 사랑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이라며 "전국구 회사로 도약하려 하는 지금도 진출 지역과 함께 성장해 제품명처럼 '좋은 날'을 만드는 기업이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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