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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 지방간 원인 밝혔다…새 치료방법 제시


KAIST-美NIH 공동연구, 간세포 신경전달물질 조절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만성 알코올 섭취에 의한 지방간은 간세포의 알코올 대사에 따라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간은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치료가 필요하지만 금주 혹은 간이식을 제외하면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지방간 연구는 대부분 간의 대사 및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지만 치료제 개발에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의 공동연구로 간에도 뇌와 같은 유사신경계가 존재하며 간세포의 신경학적 조절을 통해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30일 대사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을 통해 발표했다. 뇌세포처럼 간세포도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소통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독과 면역의 장기인 간의 기능을 신경학적 경로로 조절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낸 결과다.

연구팀은 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서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역할을 규명하고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표적으로 제시했다. 글루타메이트(glutamate)는 주로 중추신경계에서 분비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로 간에서는 주로 에너지 생산을 위한 원료 아미노산으로 주목받아 왔다.

연구팀은 간세포가 알코올을 분해할 때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글루타메이트를 분비하며, 인접한 세포의 글루타메이트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생겨 알코올성 지방간이 유도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활성산소 그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분비되는 대사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와 그 수용체의 상호작용이 지방간 발생의 핵심임을 밝힌 것이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만성 알코올 섭취시 마리화나와 유사한 엔도카나비노이드가 생성돼 지방대사를 교란하고 중성지방 축적을 유도한다는 것을 밝혀낸 데 이어, 이번 연구에서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생성을 촉발하는 상위 조절자로서 글루타메이트와 그 수용체의 역할을 규명한 것이다. 에너지 생산에 쓰이는 글루타메이트를 알코올 분해에 따른 스트레스에 저항하기 위해 사용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생쥐모델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8주간 알코올을 섭취한 생쥐모델의 간에서는 글루타메이트 분비를 돕는 단백질이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은 생쥐에 비해 많이 발견됐으며, 약물이나 유전자억제를 통해 글루타메이트, 글루타메이트 역수송체나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단백질을 억제할 경우 지방간 발생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혈중 글루타메이트 농도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간생검 조직에서도 글루타메이트 역수송체와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단백질이 현저히 많은 것으로 나타나 생쥐 모델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정원일 교수는 이 연구가 “신경세포간에 신호를 주고받는 시냅스처럼 간에도 신경계와 유사한 대사시냅스(metabolic synapse)가 존재함을 제시한 것”이라며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非알코올성 지방간과 같은 기타 간질환 등의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 [한국연구재단 제공]
KAIST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 [한국연구재단 제공]

◇논문명: Glutamate signaling in hepatic stellate cells drives alcoholic steatosis◇주저자: 최원묵 박사(제1저자, 아산병원), George Kunos(공동 교신저자, NIH), 정원일 교수(공동 교신저자, KAIST)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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