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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보수' 정두언 전 의원, 숨진 채 발견…여야 할 것없이 애도


가족에 미안하다 취지의 유서…측근들 "평소 우울증 앓아"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16일 자택 인근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62세. '극단적인 선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접한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정두언 전 의원은 오후 4시 25분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실락공원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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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원의 아내는 오후 3시 58분쯤 남편이 자택에 유서를 써놓고 서울 홍은동 실락공원 인근으로 나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드론과 구조견을 투입해 실락공원 인근을 수색, 북한산 자락길에서 정 전 의원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가족에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정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인과 가까웠던 이들은 "정 전 의원이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고 전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정 전 의원 시신을 수습, 오후 6시 54분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겼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정두언 전 의원의 갑작스런 비보에 여야 정치권 인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날 사고 현장을 직접 찾은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동료 의원으로서 정 전 의원의 명복을 빌면서 한말씀 드리겠다"며 "정 전 의원이 우리 정치사에 남긴 족적은 참으로 깊고도 선명하게 남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였고, 현장 정치를 떠나고도 정치에 도움이 되고자 평론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정 전 의원이 정치발전을 위해 꿈꿨던 꿈을 동료 의원들과 후배 정치인들이 꼭 이뤄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더불어민주당도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내고 "2016년 정계은퇴 이후 합리적 보수 평론가로서 날카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평론으로 입담을 과시했던 그를 많은 국민들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20대 총선 낙선 이후 시사평론가로서 활발히 활동했던 정 전 의원이 오늘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며 "오늘 라디오 인터뷰까지 마쳤던 정 전 의원이라 사망 소식이 더욱 믿기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정 전 의원은 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던 정권의 핵심 중의 핵심이었던 노련한 전략가였다"며 "이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 사유화를 비판하며 이명박 정권과 등을 지기도 했던 파란만장한 정치인이기도 했다"고 고인의 삶을 평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생산적인 의정활동을 하던 정치인으로, TV와 라디오를 넘나들며 맹활약하던 시사평론가로서 모습이 아직도 선한데, 갑작스럽고 황망한 죽음이 비통하기만 하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부디 하늘에서는 걱정과 고민 없이 편히 영면하시길 기원한다. 다시 한 번 고인을 애도하며, 충격과 슬픔에 잠겨있을 유가족에게도 각별한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짜 합리적 보수 정치인이었다. 저와는 절친도 아니고 이념도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였다"고 회고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는 "MB(이명박)에게 잘못보여 우리는 함께 저축은행 비리에 연관되었다며 고초를 겪었지만 무죄로 명예회복돼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 부인과 개업한 식당에 때때로 가면 예의 쑥스러운 웃음으로 감사하던 정두언 의원. 영면하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그곳은 모략도 없어 억울한 누명이 없을 것이다. 미망인 등 유족들께 위로를 드린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용태 의원실은 정 전 의원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모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문·조화는 17일 오전 9시부터 가능하다고 전했다. 발인은 19일 오전 9시로 예정됐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 [뉴시스]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 [뉴시스]

2000년 공무원직을 버리고 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서울 서대문구 을 한나라당 공천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역임한 시절(2002~2006년) 정무부시장직을 맡았다. 17대 대선에서 이 전 대통령의 '개국공신'으로 불렸다.

이후 정 전 의원은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서대문구 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이명박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때까지 핵심 역할을 했다.

이어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서대문구 을에 출마, 당선됐다. 2010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그는 MB정권에서 밀려나며 'MB저격수'로 돌아섰다. 다스 실소유주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다스가 MB 것이라는 건 MB 빼고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4선 실패 후에는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정치평론가로 맹활약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에는 서울 마포구에 일식집을 열어 사업가로 변신하기도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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