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단지 조합원들 "녹물 먹는 주민들 투기꾼으로 몰아가"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주민들이 재건축 이행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잠실주공5단지재건축조합원들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아파트 앞에서 재건축 촉진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잠실주공5단지아파트는 1977년 준공돼 서울 내 대표 재건축 단지로 3천930세대, 30동, 최고 12층의 규모를 자랑한다. 단지는 현재 조합설립인가가 난 상태로 2017년 50층 이상 재건축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일부 부지에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으나 건축심의안 상정 등의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재건축 촉진 궐기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서울시의 심의 지연에 대한 항의와 후속조치 촉구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집회 사회를 맡은 관계자는 "지난 집회 이후 서울시의 모습은 달라진 것이 없다. 도대체 뭘 하고 있냐"면서 "오늘 이후로 변화가 없으면 전국 재개발·재건축연합과 사단을 내고야 말겠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 사회자는 이어 "삭발투쟁까지 펼쳤지만 미동도하지 않고 있다. 조합설립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다"면서 "조합설립을 허가한 것은 재건축을 하라는 의미다. 서울시가 청와대 눈치 보느라 기약조차 없다"고 말했다.

정복문 잠실5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은 "박원순 시장은 대한민국은 세계서 두번째로 불평등한 나라라고 말하면서 이를 부동산 불로소득 때문이라고 말한다"면서 "토박이 조합원들은 수도배관 상태가 좋지 않아 녹물을 먹고 있는데, 우리를 투기꾼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조합장은 이어 "이제 더 이상 구걸하지 않겠다. 주요 전철역마다 우리의 처지와 불합리한 상황을 알리는 자료를 배포하고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장도 참가해 힘을 더했다. 은마아파트 조합장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 박 시장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줬지만 결국 우리는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면서 "녹물을 먹고 살아가는 주민들을 위한 생존권 싸움이지 절대 재산권 싸움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 행정갑질과 적폐청산, 빠른 인·허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집회는 올해 4월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1차 집회에 이은 2차 집회다. 조합 측은 서울시 심의 재개를 비롯해 재건축 인·허가 과정이 진행 될 때까지 집회와 규탄대회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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