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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 조사, 올해는 가능할까?


지질학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국회 토론회 잇달아 개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백두산 탐사 연구를 통해 화산분화에 대비하고 지진·화산·마그마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하는 지질학계의 숙원이 올해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과 한국과학기술외교협회(회장 김승환)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관·학 국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지난 4월 15일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행사를 개최한 지 두 달 여만에 유사한 성격의 행사를 다시 연 것이다.

이 날 컨퍼런스는 특히 공개토론 형식의 세션1·세션2에 이어 세션3부터는 해당 정부부처와 관련 연구자들만 참석하는 비공개토론으로 진행돼 백두산 화산 탐사를 위한 남북공동연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했다.

비공개 토론회에는 과기부, 기상청, 행안부 등 백두산 화산연구의 직접적인 담당부처는 물론 통일부, 외교부 등 남북협력, 국제협력 지원 부처 담당자들까지 참여해 백두산 탐사를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국내의 백두산 화산연구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백두산 화산마그마 연구그룹 리더)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정부 관계자들에게 연구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올 여름에 백두산 답사를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남북 연구자들간에는 그동안의 직간접적인 교류를 통해 남북국제공동연구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으며 연구팀의 구성과 역할분담, 관련 연구자들과의 교류 계획, 유엔의 대북제제 위반여부 확인 등 민간 차원에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이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정현기 책임연구원이 백두산 탐사 일정도 제시했다. 정현기 박사는 "백두산은 결빙기가 7~8개월이나 되기 때문에 일년 중 탐사를 할 수 있는 시기는 여름 몇 달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오는 8,9월 중에 현장답사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했다. 그는 총 50인 정도로 답사팀을 꾸려 2주 동안 '백두산 천지 답사, 분연구 사전점검, 현지 조건 파악, 학술회의, 실무협의' 등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윤수 교수는 "일단 답사부터 해야 한다. 아직은 장비 반입도 필요없다. 현지 조건을 파악해 어떤 장비로 어디를 탐사하고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지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지질학계가 백두산 화산 연구를 위해 남북공동연구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중국의 비협조 문제가 깔려 있다. 백두산은 중국 지역이 북한 지역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중국이 협조해 준다면 어느 정도 연구를 진행할 수는 있다.

최성희 충남대 교수는 "백두산 지질 데이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땅으로 세 차례 백두산을 다녀오고 논문도 썼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마그마 챔버에 접근할 수 있는 정상 부근의 탐사를 허락하지 않아 주로 외벽 시료 채취에 그친다. 이걸로는 최근의 화산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지구물리데이터를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공유해 준다면 좋겠지만 기대하기 어렵다.

이윤수 교수는 "북한 지역 백두산이 중국 지역 백두산보다 좁은 지역이지만 중국도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북한측 데이터가 필요하므로 우리가 북한 지역 탐사를 시작하면 중국도 어느 정도 협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학계에서는 더 늦기 전에 남북국제공동연구를 성사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도 그동안 지표탐사 중심으로 연구하다가 최근 심부탐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은 중국의 움직임을 보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백두산 화산 연구가 자칫 장백산 화산 연구로 굳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백두산 화산 연구는 폭발 가능성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2011년 북한측이 남쪽에 협조를 요청해 왔을 당시부터 백두산이 다시 활동한다는 조짐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 백두산이 다시 분화할 경우 중국과 북한 뿐 아니라 남한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에도 상당한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윤수 교수는 단지 재난대비의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화산은 지진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융합 응용연구 분야로 다양한 분과학문들이 협력해야 하는 분야다. 백두산/화산마그마 연구그룹에는 30개의 연구분야가 참여하고 있다. 물리,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에서부터 무선통신,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까지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백두산 연구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한 백두산 화산 분화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특정 학문 분야의 예산확보 문제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했다. 이 교수는 "백두산 연구는 예산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예산 없이도 지난 수 년간 연구그룹이 유지돼 왔다. 재난대비와 함께 동북아 지체구조를 파악하고 마그마 연구를 통해 우주와 생명의 원리까지도 연구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연구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날 토론회에 국회에서는 심재권 의원과 이상민 의원이 지난 4월 행사에 이어 공동주최자로 참석했다. 심재권 의원은 "통일부가 좀 더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상민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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