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원 몸값에도 '속도 못 내는' 하만, 장애물까지 '수두룩'

자동차 침체에 미·중 무역분쟁까지…'속타는' 삼성전자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삼성전자가 미래형 자동차 시장을 겨냥해 야심차게 인수한 글로벌 전장(전자장비) 업체 하만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급 오디오의 대명사인 브랜드파워에 힘입어 차량 헤드유닛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스피커 등 글로벌 매출은 상승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1% 내외로 저조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합병 당시 일종의 '웃돈'으로 지급한 4조5천억원 규모 영업권 상각액이 매 분기별 반영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하만 부문의 올해 2분기 이후 전망도 어두운 실정이다.

하만은 2017년 삼성전자가 9조4천억원에 인수한 글로벌 자동차 전장, 음향기기 업체다. 삼성전자가 해외 부문 인수합병 역대 최대 베팅 사례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는 글로벌 IT업계의 핵심 차세대 시장으로 꼽힌다.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프로세서, 대규모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서버가 결합하면서 자동차 자체가 스마트폰을 대신할 거대한 디바이스로 진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IT업계가 스마트폰 다음 시장으로 전장 분야 진출을 서두르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차량용 지능형 반도체 개발, 자동차 및 전장 분야 업체들과의 협력을 서두르고 있다. 하만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당장 LG전자만 해도 지난해 세계적 헤드램프 업체 ZKW를 1조4천억원에 인수했다.

201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당시 하만이 공개한 차세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하만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조1천94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경우 7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0.3%다. 자동차 부품을 비롯한 제조업 평균이 5~6%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이처럼 낮은 영업이익률의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인수 당시 실제 기업가치에 얹어서 지급하는 영업가치(영업권) 4조5천억원이 분기별로 나눠서 반영된다는 점이다. KTB투자증권 김양재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M&A 시장에서 보통 시가총액의 2배를 합병 금액으로 지급하는데, 실제 가치보다 올려받는 금액을 분기별로 회계에 반영해 처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1억달러(1천150억원)가량의 인수 관련 비용(영업권)이 분기별 하만 실적에 반영되는 것"이라며 "그만큼 영업이익이 낮게 표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인수 이전 하만 2016년 매출은 70억달러(8조1천900억원), 영업이익은 7억달러(8천20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인데, 최근 실적에 영업권 상각액을 반영해도 그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하만 전장 사업부의 주요 고객인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지난 5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 감소한 760만대를 기록했다. 9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납품업체에 대한 단가인하 압박이 국내와 비교해도 만만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전망도 불리한 요소다. 하만이 중국에서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4월 중국 쑤저우의 전장 부품 생산설비를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르면 7월 3천억달러 규모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추가할 경우 사실상 6천500억달러 규모 중국 전체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가 적용된다. 중국 현지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대중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한 구조다.

일단 증권가는 하만의 2분기 매출액이 2조3천690억원, 영업이익 55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0%, 20%가량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이후 대외적 불확실성이 매우 커지고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면서도 "하만의 헤드유닛 외 확장, 삼성의 차량용 반도체 시너지는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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