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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와 콘텐츠 산업 화두 던진 CJ·넷플릭스


역량있는 제작진 영입과 공격적인 투자·새로운 시청환경 제시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봉준호 감독과 손잡은 CJ와 넷플릭스가 콘텐츠 산업에 '변화'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들은 새로운 플랫폼, 공격적인 투자로 기존의 유통 및 흥행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0일 개봉하는 영화 '기생충' 사전 예매량이 40만장을 돌파했다. 칸 영화제 최고상 수상에 이어 흥행에도 청신호 켜진 셈이다.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맡은 CJ도 영화 사업 25년만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결실을 얻었다.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출연 배우진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출연 배우진

CJ는 1993년 삼성에서 독립하면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은 1995년 영화사 '드림웍스'에 3억달러(약 3천500억원)를 투자해 아시아 배급권을 따내는 베팅을 했다. 3억달러는 당시 제일제당 연매출의 20%가 넘는 액수였다.

이후 CJ그룹은 1998년 국내 첫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를 선보이고 2000년 영화 배급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영화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CJ는 지난 2009년 영화 '해운대'로 관객 1천만 흥행작을 얻었고, 2014년 '명량'(1천761만)으로 역대 국내 최다 관객수 작품을 배출했다. CJ가 승승장구만 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16~2018년 CJ ENM 영화부문이 적자를 거뒀을 정도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극한직업'이 1천만 관객을 돌파하고 기생충이 칸 수상에 이어 흥행돌풍까지 예고하는 등 다시 성과를 내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영화 산업은 불확실성이 높아 수익성이 위축되는 순간도 많다"며 "그럼에도 끊임없이 투자하며 좋은 작품을 발굴하려 애쓴 덕에 이같은 성과를 거둔 듯 하다"고 말했다.

CJ ENM의 영화를 투자하고 만들어 유통하고. 극장에서 상영하는 수직계열화 방식은 독과점 논란도 있지만 콘텐츠 가뭄에 시달리는 기업들에는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권미경 전 CJ E&M 한국영화사업본부장, 김성수 전 CJ E&M 대표를 영입해 콘텐츠 계열사 수장을 맡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기업들의 콘텐츠 사업 지향 방향은 단연 CJ"라며 "다만 투자 여력이 부족하고 규제 이슈에 휩싸일 수 있다는 데 두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무엇이 영화인가 논란 일으킨 넷플

넷플릭스는 봉 감독과 '옥자'로 한때 영화계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난 2017년 공개된 '옥자'는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오리지널)한 작품 중 처음으로 칸 경쟁 부문까지 오른 것.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옥자' 상영을 거부하면서 관객 수는 32만명에 그쳤지만 한국의 거장이 넷플릭스와 손잡았다는 점,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 스트리밍으로 보는 영화가 칸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봉준호 감독과 넷플릭스는 국내외 영화 이슈 중심에 섰다.

봉 감독은 당시 시사회에서 "예산도 많고, 스토리가 과감해서 다들 망설였는데 넷플릭스는 이 두 가지 리스크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다"며 "마틴 스콜세지 같은 거장에게나 주는 100% 컨트롤권도 줬다"고 말했다.

영화 옥자 제작 현장  [넷플릭스 ]
영화 옥자 제작 현장 [넷플릭스 ]

봉 감독의 넷플릭스 행에 논란도 많았지만 이후 알폰소 쿠아론, 마틴 스콜세지 등 아카데미 수상경력의 감독도 잇따라 넷플릭스와 손잡았다. 쿠아론 감독은 넷플릭스가 투자한 '로마'로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이같은 스타 감독 영입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이어지는 지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최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애플은 지난 지난 4월 '애플TV+' 발표에서 제작에 참여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배우 리즈 위더스푼을 무대위에 올렸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경우 오스카에서도 영화 수상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새로운 시청방식으로 산업을 흔들고 있다"며 "글로벌 업체들이 잇따라 스타 감독과 배우를 영입하면서 양 뿐만 아니라 질 경쟁까지 하고 가열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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