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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생] 전충훈 "대구 공구골목, 100년전 모습 살린다"


전충훈 공동체디자인연구소 소장

[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대구 북성로는 공구골목으로 유명하다. 온갖 철물, 부품, 공구 등이 긴 거리를 따라 주욱 늘어서 있는 북성공구골목. 예전에는 '북성공구골목을 한바퀴 돌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다.

그런 공구상들 사이에 '북성로허브'가 있다. 북성로허브는 오래된 공구 거리인 북성로를 사회적 가치 창출 거리로 만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도시재생과 사회적 경제를 혼합해 '북성로 사회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사람이 흐르는 북성로를 만들기 위해 연일 매진하고 있는 전충훈 공동체디자인연구 소장을 100년 전 건물에 자리 잡고 있는 북성로허브에서 만났다.

전충훈 공동체디자인연구소 소장. [사진=장효원 기자]
전충훈 공동체디자인연구소 소장. [사진=장효원 기자]

"북성로는 100년 전에 성곽을 허물고 신작로를 내면서 형성된 대구 최초의 '다운타운'입니다. 6·25 이후에는 미군 군수물자가 쏟아지면서 최고의 활황기를 맞았지만 90년대 국제통화기금(IMF)이 터진 후 쇠락을 길을 걸었죠. 이에 저희는 북성로에 다시 100년 전의 모습을 재현해보자는 뜻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처음 북성로에서 도시재생을 시작한 것은 '북성로의 재발견' 프로젝트였다. 시간과공간연구소와 북성로허브, 대구 중구청이 함께 민관협력으로 물리적인 건물 리노베이션에 나섰다. 일본식 적산가옥을 복원하고 100년된 건물에 새생명을 불어넣은 것이다.

북성로의 도시재생은 민간주도 방식이다. 북성로 재생사업 1호인 삼덕상회는 2011년 당시 완전 민간자본으로 리노베이션을 해 카페로 모습을 바꿨다. 이후 공적자금과 민간자금이 더 투입되면서 지금까지 총 26개 가량의 건물 재생이 이뤄졌다. 다른 지역과 달리 북성로는 민간자금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시간과공간연구소가 물리적으로 북성로를 개조한다면 저희는 북성로허브를 통해 북성로를 사람이 흐르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가를 키워 북성로 곳곳에 입주를 시키는 일을 담당하고 있죠. 북성로를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떠들고 함께 공부하고 나누는 공간이 북성로허브입니다."

대구 북성공구골목에 위치한 '북성로 허브'. 100년전 지어진 건물을 리노베이션 해 사용하고 있다. [사진=장효원 기자]
대구 북성공구골목에 위치한 '북성로 허브'. 100년전 지어진 건물을 리노베이션 해 사용하고 있다. [사진=장효원 기자]

"북성로는 사회혁신 클러스터로 불립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북성로공구빵'이 있습니다. 북성로공구빵은 북성로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기술 장인이 청년과 함께 빵틀을 주물로 제작한 곳입니다. 북성로의 DNA가 빵집으로 재탄생한 셈이죠."

◆북성로의 사회적 기업이 성장하거나, 떠나거나

북성로에서 사회적 경제를 실현하고자 하는 전충훈 소장에게도 젠트리피케이션은 어려운 숙제다. 거리가 발전할수록 임대료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데 이를 막을 대안으로 뾰족한 수를 제안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솔직히 젠트리피케이션의 완벽한 대안은 찾기 힘들죠. 언젠가 북성로도 땅값이 많이 오르면 주인이 바뀌고 거리 정체성도 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북성로는 다른 재생지역에 비해 오래된 생산기지라는 특성이 있어서 변화 속도가 느립니다. 임대료 상승분 만큼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겁니다."

앞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한다면 전 소장은 두 가지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는 앞서 말한 임대료가 상승한 만큼 사회적기업이 성장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불모지를 찾아 제 2의 북성로를 일구는 것이다.

"우린 처음부터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공간에 기반해서 틀을 잡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또 다른 불모지를 찾아 처음부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공간도 중요하지만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누군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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