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예방백신 출고 조절로 폭리 취한 한국백신에 과징금 9.9억원

공정위, 시장지배력 남용한 임원 고발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영유아 결핵예방 BCG 백신을 독점 수입·판매하는 한국백신에 대해 과징금 9억9천만원을 부과하고 관련 임원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신생아 생명과 직결되는 백신 수급을 의도적으로 조절, 폭리를 취한 혐의다. 공정위는 백신 대상 독점사업자의 출고조절 행위에 대한 최초 제재 사례라는 입장이다.

16일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백신은 2016년 9월 주력제품인 고가의 경피용 BCG 백신 판매량이 급감하자 고의적으로 경피용 BCG 백신 주문을 줄여 경피용 백신의 구매를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소관 부처인 질병관리본부와 어떤 협의도 없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뉴시스]

국내에 판매되는 BCG 백신은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SSI)사의 피내용, 일본 JBL의 경피용 및 피내용 백신 등 3종이다. 국내에선 엑세스파마가 SSI 백신을, 한국백신이 JBL 백신을 각각 독점 공급하면서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엑세스파마가 국내 공급을 중단한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사실상 한국백신이 BCG 백신 시장을 독점했다.

2016년 9월 한국백신 주력제품인 경피용 BCG 백신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월 판매량이 3개월 사이 1만2천세트가량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피내용 BCG 백신의 경우 국가무료예방접종 대상 백신이지만 경피용 백신의 경우 소비자의 유료부담이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더 비싸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백신은 같은 해 10월 JBL로부터 피내용 BCG 백신 주문량을 1만 세트로 축소하고 2017년 들어서는 수입을 아예 중단했다. 그 결과 피내용 BCG 백신 수급이 중단되면서 질병관리본부는 신생아 결핵 예방에 경피용 BCG 백신을 적용했다.

한국백신측의 피내용 BCG 백신 공급이 중단되면서 질병관리본부의 경피용 백신 접종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9개월간 지속됐다. 정부 차원에선 더 비싼 경피용 백신을 무료접종하면서 140억원가량의 국고를 손실한 가운데 영유아 부모 입장에선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백신을 사용하게 된 셈이다.

정작 한국백신의 경피용 백신 월평균 사용량은 2만7천500세트로 평상시보다 88%가 증가한 가운데 경피용 백신 매출액도 그 이전보다 63%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한국백신의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한 부당한 출고조절 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그 결과 한국백신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고 최덕호 대표와 하성배 본부장 등 주요 임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부당 출고조절행위에 대한 제재는 1998년 신동방의 대두유 사건 이후 처음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생아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백신을 대상으로 독점사업자의 출고조절행위를 최초로 제재한 것"이라며 "향후 국민 건강 및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약 분야 사업자의 법 위반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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