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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AWS 팔로워 전략 버렸다, 잘하는 것으로 승부"


"IaaS 강점, 가격 경쟁력 지속 유지"…KT 김주성 상무

[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KT는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인 2011년 기업용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다. 시작은 빨랐지만 시장을 선점하진 못했다. 오히려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글로벌 기업이 몇 년 뒤 국내 시장까지 잠식했다.

불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업계에선 KT가 공공 시장에서 겨우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뭐가 문제였을까.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 KT 본사에서 만난 김주성 KT 클라우드사업담당 상무는 "초창기 장애가 많이 발생하면서 고객들이 이탈했다"며 "그 뒤 여러 개선 활동으로 안정화가 됐지만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지금도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김주성 KT 클라우드사업담당 상무 [사진=KT]
김주성 KT 클라우드사업담당 상무 [사진=KT]

당시에는 AWS가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두기 전이다. 속도 지연(latency) 때문에 국내 게임사나 스타트업도 KT 클라우드를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잦은 장애로 그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었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느슨(loose)하게 사업을 진행했다는 '자기 반성'이다.

올해 KT는 이미지 회복과 함께 기업은 물론 공공·금융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선다. 7천여 개 고객을 수성하는 동시에 빼앗긴 고객까지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담당' 조직도 신설됐다.

3년 전부터는 전략도 바꿨다. 기존에는 AWS를 따라잡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잘 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파트너 기업도 현재 인프라닉스 등 11개에서 2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김 상무는 "3~4년 전까지 KT가 추구하는 클라우드 전략은 'AWS 팔로워'였다"며 "지금은 '기업(Enterprise) 대응용 클라우드'를 표방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가져간 시장은 아직까지는 게임, 미디어에 국한돼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안정성도 크게 높아졌다. 실제로 KT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는 KT 클라우드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200만 가입자의 음성인식 정보를 처리하는 대규모 시스템이다. KT 대외 클라우드 사업 시스템 10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도 2년째 운영중이다.

KT의 '믿는 구석'은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다. 그중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꼽는다. 현재 KT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수는 80여 개다.

그는 "데이터센터(IDC)와 네트워크, 클라우드까지 같이 공급하는 사업자는 우리밖에 없다"며 "강점인 원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AWS 등 경쟁사들은 자체 소유 IDC, 네트워크가 없어 데이터센터·통신 사업자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만큼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반면 KT는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네트워크나 IDC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 (국내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과 달리) 우리는 원팀(One team)으로 구성돼 있어 장애 지점을 바로바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NBP) 등의 거센 추격에 직면한 공공 시장에서도 '경쟁우위'에 서 있다고 그는 자신했다. 공공 부문 클라우드 규제개선 이후 올초 처음으로 나온 우정사업본부의 클라우드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김 상무는 "서로 협력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오랫동안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정부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고 운영하는 경험과 역량에서 분명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KT 클라우드 매출에서 공공 사업 비중은 10% 미만이었으나, 지난달 기준 15~20% 수준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적으로는 게임·커머스 비중이 32~35%로 가장 크다.

그는 "국내 전체 산업계의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은 5% 미만으로 본다"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올해 전년대비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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