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피지지 배그팀 "세계 최강 비결은 데이터의 힘"

오피 게이밍 레인저스, PKL 이어 FGS도 정상 차지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데이터 분석을 해보면 경기에서 부족했던 부분이 다 나온다. 이에 맞춰 연습하는 게 큰 도움이 됐다." ('테메리아' 이길도 선수)

"팩트에 기반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력을 더 키워야 할 부분을 정확하게 알 수 있어 좋았다." ('DG98' 황대권 선수)

오피(OP) 게이밍 레인저스 '테메리아' 이길도 선수와 'DG98' 황대권 선수는 2일 오피지지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은 '데이터의 힘'을 우승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이들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전세계 최강 팀을 가리는 '펍지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FGS)'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오피 게이밍 레인저스의 'DG98' 황대권 선수(왼쪽)와 '테메리아' 이길도 선수

오피 게이밍 레인저스는 e스포츠·게임 데이터 전적 분석 업체 '오피지지(OP.GG)'가 운영하는 배틀그라운드 팀이다.

올해 첫 시즌이었던 '2019 펍지 코리아 리그(PKL) 페이즈1'에서 공식 랭킹 1위로 우승한데 이어 지난달 런던에서 열린 세계 대회 FGS에서도 우승하며 배틀그라운드 세계 최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FGS에서 마지막 라운드까지 치열한 접전 끝에 북미, 유럽 등 강팀들을 제치고 최종 승리를 거머쥔 것.

당시를 회상하던 황대권 선수는 "패자부활전 마지막 경기에서 1등을 했을 때 팀이 상승 흐름을 탄 듯 하다"며 "본선 때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끝까지 가면 1등 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제로 1등을 해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길도 선수는 "팀원들과 슈퍼 플레이를 많이 한 덕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며 "전 세계 대회 우승을 통해 한국팀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잘해준 팀원들에게 고맙고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선수들 "우승 원동력 데이터…우승 확률 높일 수 있어"

PKL에 이어 FGS까지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데이터'가 꼽혔다.

이길도 선수는 "경기 당시 노트북을 보는 사진이 많이 찍혔는데, 이는 팀의 동선 등을 확인하고 전략을 수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기가 끝날 때마다 제공된 동선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정할 수 있었던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황대권 선수 역시 "평상시에도 데이터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현재 오피지지 데이터 분석팀은 선수들의 경기가 끝날 때마다 이전 경기 플레이를 녹화한 자료를 토대로 동선 위주의 정보 등을 분석해 선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한 시즌 동안 출전했던 배틀그라운드 프로 선수들의 모든 경기 데이터들을 수집해 이를 바탕으로 사격정확도, 교전 상황 승률 등 게임과 관련한 약 200개 항목을 평가한 자료도 만들고 있다.

이들이 선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코칭 스태프의 선수 육성 및 코칭 참고 자료 등으로 전달되며, 또 구단 차원에서 선수들을 선발하는 척도 등으로도 사용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데이터를 주지는 않으나, 코칭 스태프가 선수들에게 이를 알려주면서 부족한 부분을 좀 더 정량적으로 명확하게 보완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틀그라운드가 랜덤적인 요소가 큰 게임은 맞지만, 이 같은 게임에서도 데이터를 잘 이용하면 우승으로 가기까지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 역시 배틀그라운드에 운적인 요소가 일부 있더라도, 이를 연습과 실력 등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보였다.

이길도 선수는 "운적인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이를 극복해 나가는 데 의미가 있다"며 "게임 라운드 수가 늘어날수록 단순한 운이 아닌 실력 게임이라는 점이 증명된다. 언제나 답은 있다"고 말했다.

황대권 선수는 "운도 있기는 하지만, 그 운을 이기는 상식 밖의 플레이를 해서 결국 승리할 때의 느낌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배틀그라운드는 언제 1등을 해도 기분이 좋은 게임"이라고 전했다.

◆"선수 간 화합력 좋아…우상은 에스카·페이커"

선수들은 이외에도 선수 간의 화합력이 좋다는 점을 오피 게이밍 레인저스만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실제 팀에서 가장 친한 사람을 한명 지목할 수 없을 만큼 모두가 다 친하다는 게 선수들의 설명이다.

황대권 선수는 "팀워크가 정말 좋다"며 "이번에 해외 선수들을 만난 게 처음이다 보니 초반에는 팀이 위축돼있었지만, 결국 긴장이 풀리면서 팀워크가 좋아져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감정싸움 없이 서로 으쌰으쌰 해서 글로벌 대회에서 다시 1등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길도 선수 역시 "특히 오더를 맡고 있다 보니 모두와 다 친하다"며 "다음 경기에서는 만약 우승을 못하더라도 언제나 팀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다만 라이벌은 있었다. 이 선수는 FGS에 나왔던 모든 오더들을 라이벌로 꼽았고, 황 선수는 "만나본 선수 중에 제일 임팩트가 있었다"며 중국 17게이밍의 '쇼우' 선수를 라이벌로 지목했다.

우상으로는 각각 에스카 선수와 페이커 선수를 꼽았다.

이길도 선수는 "에스카처럼 게임만 잘하는 게 아니라 인성까지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단순히 성적만 좋은 게 아니라 팬들을 소중히 여기고 팀원들과 사이도 좋고 방송도 잘하는 여러 가지 면에서 완벽한 선수가 되겠다"고 전했다.

황대권 선수는 "꾸준하게 세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에 페이커가 우상"이라며 "페이커보다 유명해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부모님께 감사…발전된 모습 보이겠다"

지난 1년 반가량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끝에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선수들은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이길도 선수는 "현재 1년 반가량 선수 생활을 했는데,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그래도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신 덕분에 프로게이머 생활을 잘 이어가고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마찬가지로 1년 반가량 선수 생활을 했다는 황대권 선수는 "부모님께서는 원래 학업에 집중하길 바라셨지만 중학교 때부터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는 목표로 꾸준히 게임을 해 결국 프로게이머가 됐다"며 "부모님께서도 결국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들은 향후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앞으로 남은 PKL과 국제 대회, 올스타전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다.

이길도 선수는 "부족한 점을 끊임없이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연습해 남은 대회에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대권 선수는 "배틀그라운드계의 악동이 되겠다"며 "더 발전된 모습으로 글로벌 대회에서 또 이기고 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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