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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다시 태어난 웅진코웨이…"기대반 우려반"


렌털가전-학습지 시너지 예상…재무건전성 등은 변수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웅진코웨이'가 6년 만에 재부상한다. 지난 2012년 11월 웅진이 코웨이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이후 처음이다. 코웨이를 다시 흡수한 웅진은 웅진씽크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통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코웨이는 21일 충남 공주시 코웨이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코웨이에서 '웅진코웨이'로 변경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해선 현 코웨이 대표가 유임하는 가운데, 웅진그룹 일부 임원도 웅진코웨이의 이사회에 합류하게 됐다.

또 코웨이는 안지용 (주)웅진 기획조정실장, 채진호 스틱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을 등기이사로 신규선임했다. 안 실장은 웅진코웨이 CFO(최고재무관리자)로도 선임된다. 이해선 대표는 등기이사 연임이 확정돼 안 실장과 함께 웅진코웨이 경영을 맡게 된다. 이 대표의 임기는 올해 10월까지다.

이날 웅진그룹은 오는 22일 코웨이 인수 거래가 종결된다고 밝혔다. 웅진의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10월 코웨이 발행주식 22.17%를 1조6천832억원에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11일 코웨이 2대 주주인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으로부터 3천억여원에 달하는 지분을 넘겨받는다고 공시했다. 이를 합치면 웅진이 보유하게 되는 코웨이의 지분은 23.17%가 된다.

웅진은 향후 오는 9월까지 코웨이의 지분율을 최대 27.17%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웅진은 총 2조원 가량의 인수자금을 조달했는데 4천억원은 웅진그룹이 자체 조달했고 나머지 1조6천억원 가량은 스틱인베스트먼트(5천억원)와 한국투자증권(1조1천억원)이 투자했다. 웅진은 MBK파트너스의 지분 인수 대금을 납부한 후 남은 3천여억원의 자금으로 코웨이 지분 4%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해선-안지용 이끄는 웅진코웨이…윤새봄 전무는 '후방지원'

웅진코웨이는 우선 이해선 현 코웨이 대표를 유임시키며 안정을 꾀하기로 했다. 이 대표의 임기는 오는 10월까지로, 인수 이후에도 한동안 대표직을 유지하는 셈이다. 여기에 웅진코웨이 CFO를 맡게 되는 안지용 실장이 가세해 향후 웅진코웨이 운영의 안정과 성장 동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해선 대표는 이날 임시주총에서 "코웨이는 또 다른 변화의 순간에 서 있지만, 중요한 것은 코웨이의 기업가치와 성장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지속 가능한 사업을 영위하고, 주주중심 경영 또한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출처=웅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출처=웅진]

반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차남인 윤새봄 (주)웅진 사업운영총괄전무는 예상과 달리 (주)웅진에 남기로 했다. 당초 웅진코웨이 기타비상무이사에 부임하기로 했지만, 주주총회 수일 전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윤 전무는 (주)웅진에서 웅진코웨이를 후방 지원하게 된다. 앞서 윤 전무를 웅진코웨이 이사로 선임하는 의결안이 임시주총 안건으로 상정되자, 윤 전무가 웅진코웨이 경영 전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웅진 측은 이에 대해 웅진플레이도시·웅진에너지 매각 등 웅진그룹 내 포트폴리오 조정 면에서 아직 큰 현안이 남아 있기 때문에 윤 전무가 (주)웅진에 머무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웅진 측은 코웨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계열사를 매각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안지용 기조실장이 웅진코웨이로 가면 당장 그룹 내에 계열사 매각 등을 담당할 임원이 없다"며 "윤 전무가 계속 사업운영총괄을 맡게 되면 코웨이도 후방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너지 효과 기대되지만…재무 건전성 등은 변수될 수 있어

렌털업계는 이번 인수로 인해 단기적으로 렌털가전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 이전에도 코웨이가 워낙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한 데다가, 웅진렌탈도 렌털시장에 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한다고 해도 당장 체감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기대되는 쪽은 코웨이와 웅진씽크빅 간 시너지효과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의 현재 방문판매인력은 약 2만명, 웅진씽크빅은 1만3천여명인데 이처럼 큰 규모의 방판인력이 가질 수 있는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웅진 역시 이 같은 효과를 높이기 위해 향후 웅진코웨이와 웅진씽크빅 간 통합 멤버십제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우선 인수자금 중 상당수를 외부에서 조달했다는 점이다. 전체 인수자금의 약 80%에 달하는 데다가, 액수도 조 단위다 보니 채무를 상환하는 과정에서 향후 웅진그룹의 재무건전성과 성장성 등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실상 전체의 80%나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인 만큼, 향후 주주들에 대한 안정적인 배당 등을 위해서라도 인수 이후 가시적인 실적을 내기 위한 압박이 심할 것"이라며 "다만 실적을 높이려면 신제품·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등에 투자를 활발히 할 필요가 있는데, 큰 채무가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투자를 효율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실적을 잘 낼 수 있을지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100만계정을 돌파했다. [출처=코웨이]
지난해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100만계정을 돌파했다. [출처=코웨이]

이 같은 시장의 우려에 대해 웅진그룹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서도 자금조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컸지만 결국 문제 없이 진행됐다"며 "코웨이 인수 이후 유입되는 배당금도 있고, 향후 렌털가전시장의 성장성도 뚜렷한 데다 실제로 관련 업체들의 최근 성장세도 뛰어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코웨이 직원들의 고용 문제도 변수다. 지난 13일 코웨이 CS닥터노조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웨이와 웅진은 고용안정협력서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웅진이 큰 빚을 내 코웨이를 인수하려 하고 있고, 향후 회사의 이익 중 상당 부분을 원금과 이자로 상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설치·수리서비스 노동자 등 직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후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MBK가 코웨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현장 노동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노조는 전 직원의 고용·노동조건·계약관계 등 기존 권리를 승계하고, MBK에게는 수익의 10%를 직원들에게 분배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웅진과 코웨이 측에 보냈다. 그러나 노조 측에서 정한 답변 기한인 지난 19일까지 양측은 노조 측에 답변서를 전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차후 이 문제에 대한 지속 투쟁을 고려 중이다.

이에 대해 코웨이 측은 "최근 CS닥터들이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법적 절차에 따라 CS닥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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