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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누가 '최대주주'인지 알고 투자해야


익명에 숨어 회사 좌지우지… 손해는 개인이

[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얼마 전 한 법인이 상장사를 인수한 후 곧바로 주식을 매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나가고 바로 그 다음날부터 주식을 매각한 것이다. 매각한 사실 마저도 한 달이 지나서야 회사 측에 알렸다. 결국 회사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이 최대주주는 자산규모와 매출 등을 봤을 때 상장사를 인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 특수목적법인(SPC)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인수 자금의 출처는 알려지지 않았다. 공시 대상도 아니라서 일반투자자들은 알 방법이 없었다.

누구라고 지목할 수도 없는 그들은 상장사를 인수한 후 장밋빛 전망만을 제시하고, 이리저리 주무르다가 결국 상장사에 상처를 입혔다. 그에 따른 이미지 추락과 주가 하락 등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기업의 인수합병(M&A)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새로운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낡은 회사를 새 회사로 거듭나게 하는 게 M&A의 주요 기능이다. 물론 값비싼 회사를 인수하려면 여러 곳에서의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SPC나 사모펀드(PEF)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건전한 자본이라면 그 자금의 출처를 어떤 방식으로든 공개한다.

실제 기자가 과거 취재한 모 회사는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바뀐 후 신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대표이사가 사업의 내용을 몰랐던 경우도 있다. 실제 회사를 움직이는 사람이 따로 있고 그 대표는 '이름만' 올렸던 것이다. 그 회사는 현재 말할 필요도 없이 처참하게 망가졌다.

국내 상장사 중에서 실제 주인이 누군지 알려지지 않은 회사가 꽤 있다. 대부분 최근에 최대주주가 바뀐 경우다. 익명에 가려진 자본은 단기에 수익을 내고 빠지기 때문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런 상장사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이유다.

자본의 투명성과 경영진의 신뢰도는 회사의 명운을 좌우한다. 이를 알 수 없다면 투자하지 않는 게 마땅하다. '머니게임'으로 상장사를 망치는 자본도 잘못이지만, 실제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회사에 전 재산을 투자하는 것도 잘못이다. 주식시장은 도박장이 아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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