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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편의점 자율규약 발표, 일단 '환영'…'치킨게임' 우려도


"영업 환경 개선·질적 성장 기대" VS "가맹점주 확보 경쟁 격화될 것"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정부가 편의점 과다 출점 부작용을 막고자 관련 업체들이 요청한 자율규약 제정안을 승인하자 업계와 점주 모두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기존 편의점의 타 브랜드 전환 시 신규 출점으로 규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점주 확보를 위한 업체간 '치킨게임(제 살 깎기식 출혈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편의점 업계와 함께 '편의점 자율규약 제정 선포식'을 열고, 편의점 과밀화 해소를 위해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심사를 요청한 '편의점 자율규약'을 최종 승인했다.

자율규약 제정은 1994년부터 몇 년간 시행됐지만, 2000년 공정위에서 담합으로 판단해 폐지시킨 제도로, 이번 일로 18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자율규약에 참여한 업체는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등 편의점협회 소속에 비소속인 이마트24까지 포함됐다.

이번 규약에 따라 각 편의점들은 기존 편의점이 있는 경우 해당 개점 예정지 주변 상권 입지와 특성, 유동인구 수, 담배사업 관련 법령과 조례·규칙에 따라 정해지는 담배소매인 지정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점해야 한다.

현재 편의점 출점 시 동일 브랜드 경우 250m 거리 제한을 원칙으로 하지만, 앞으로는 점포 간 거리가 브랜드에 상관없이 담배소매인 지정거리에 따라 도시의 경우 50m, 농촌은 100m를 유지해야 한다. 다만 서울시는 50m를 100m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자율규약에는 심야영업 강요를 금지하고, 편의점 폐업을 쉽게 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편의점주에게는 폐점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영업위약금을 낮추거나 면제해줄 수 있다.

이 같은 방안이 확정되자 편의점 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또 이번 자율규약으로 업계간 공정하고 건강한 가맹사업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상호 협력과 가맹점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상생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협약 내용을 철저히 이행해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회원사들간 공감대가 형성돼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향후 편의점 가맹 프랜차이즈의 상생 생태계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편의점 점주들 역시 이번 발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자율규약의 점포 간 거리 설정이 개별 점포의 영업권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편의점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추가적인 보완책이 마련되고 부실 점포가 자정 된다면 점주들의 영업 환경 개선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위약금 감면이나 면제를 통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측면에선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율 규약을 통해 점포별로 불합리하게 적용되는 영업시간을 상호 협의를 통해 개선해 나가길 바란다"며 "편의점 본사는 무인화 추세에 발맞춰 과감한 투자와 개발을 통해 급변하는 영업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일로 편의점 업계는 출점에 제동이 걸린 만큼, 각 업체들이 점포 수를 통한 외형 성장보다 점포당 매출을 높이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차별화 상품 개발과 서비스 경쟁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순증 수가 전년보다 많이 줄었는데, 이번 일로 내년에도 순증 수가 계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는 상품·서비스 경쟁력, 마케팅을 통한 개별 점포 매출 증진이 가맹본부나 가맹점의 중요한 성장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폐업이 쉬워지고 타 브랜드 전환이 신규 출점으로 규정되지 않는 만큼 업체간 가맹점주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편의점 주가 위약금 부담으로 폐업을 망설였다면 이제는 그런 부담없이 폐업을 신고한 후 지원이 많거나 인기가 높은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기가 쉬워졌다"며 "출점이 막힌 가맹본부가 직접 나서 가맹점주 유치 경쟁을 벌이게 되면 추후 편의점 시장이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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