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내 상장 해외기업, '원화' 재무제표 만들기 어렵나요?

기업공시서식 있지만 유명무실


[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국내증시에서 외국기업 상장사에 대한 불신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과거 중국 고섬사태부터 최근 완리까지 분식회계, 허위공시 등으로 상장폐지된 외국기업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따른 피해가 2천7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대부분의 피해액은 개인투자자가 떠안기 때문에 불신이 더욱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기업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더 철저하고 투명한 정보공개가 있어야 한다. 가장 먼저 신경을 쓸 수 있는 부분은 공시다. 그 중 매 분기, 매년 발표하는 사업보고서는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으로 기업의 상황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창구다.

하지만 국내에 상장한 일부 외국기업의 사업보고서는 투자자들에게 불친절하다. 달러, 위안화 등 자국의 화폐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원화로는 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화로 된 재무재표는 한국의 투자자들이 한눈에 파악하기 힘들다.

게다가 원화로 재무제표를 환산한 기업들도 환율 기준이 제각각이라 혼란을 부추긴다. 어떤 기업은 해당 사업연도의 가중평균환율을 적용하는 곳이 있고, 또 어떤 곳은 기말환율을 대입하는 경우도 있다. 평균환율과 기말환율의 차이로 실적이 크게 왜곡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서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을 마련했지만 유명무실하다. 사실상 강제할 수 있는 규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작성기준 5조에 보면 국내에 상장한 외국기업의 경우 "원화표시 재무정보를 해당 보고기간의 평균환율을 적용해 작성하라"고 명시돼있다. 또 기말환율과 평균환율 정보도 함께 기재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기업이 허다하다.

지금 필요한 건 외국기업의 투자자에 대한 배려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자금 조달을 하러 왔으면 한국 투자자들이 최대한 알기 쉽도록 공시를 하고, 사업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형식적인 방법으로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열지 못한다. 국내증시의 문을 두드리는 외국기업들은 시장의 부정적인 분위기를 탓하기보다, 스스로 투자자에게 최선을 다했는지 먼저 물어봐야 하겠다.

장효원기자 specialjh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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