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이익공유제 법제화'…재계 "전세계 유래없는 제도"

일부 기업서 자율적 도입·세계 어떤 나라도 법제화 없어


[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대기업과 중소협력사 간 협력이익공유제를 기업 자율로 운영하는 곳은 있지만, 법이나 제도로 법제화시킨 국가는 전 세계에 유래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협력이익공유제의 법제화'를 언급한 뒤 재계 곳곳에서 묻어나온 반응이다. 재산권 침해뿐만 아니라, 대기업-중소협력사와 일반 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초래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6일 협력이익공유제 도입·확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연내 계류된 관련 법률안을 통합해 입법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협력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이익을 사전에 계약한 기준에 따라 협력사에 분배하도록 하는 상생협력 방안이다. 이익공유 방식에 따라 '협력이익배분제', '초과이익공유제'로 구분된다.

정부와 여당은 '협력이익공유제'가 여러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도입된 제도라고 근거를 들었다. 영국 롤스로이스의 경우 엔진개발 협력사와 공동투자 후 판매수입을 공동배분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미국 크라이슬러나 일본 도요타 등 세계적인 제조사들도 원가 절감 성과를 기준으로 보상하는 약정을 맺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재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근거로 제시한 선진국 사례는 법적인 제도적 장치가 아닌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다는 점에서다. 영국 롤스로이스의 경우에도 법적인 강제조항이 아닌 기업의 자율 결정으로 이뤄지고 있고, 나머지 기업들도 자체적인 판단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재계는 대기업의 혁신·이윤추구 유인 약화, 대기업·주주재산권 침해 등 시장경제원리 위배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서울소재 대학 상경계열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협력이익공유제 설문조사'에서도 법제화에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울소재 상경계열 교수 10명 중 7명이 협력이익공유제를 반(反)시장적 제도로 판단하고 법제화에 반대한 것.

대기업과 중소협력사 간 기여도 측정도 모호하다. 대기업의 이익은 최종 제품의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과정을 거쳐 산출되는 데 협력기업이 이 과정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간 양극화도 우려된다. 20.8%에 불과한 대기업 거래 중소기업에만 혜택이 부여돼 협력이익공유제가 일부 중소기업에만 편익이 집중된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대기업들이 부품 납품기업을 해외로 변경하거나 해외 생산법인 현지화로 국내와의 거래비중을 축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상호 한경연 산업혁신팀 팀장은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했더라도 주주반발(주총 배임죄 고소 등)로 실제 적용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기업들 간 필요성으로 자율적으로 일부 시행하는 곳은 있지만,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법제화를 통해 기업 간 이익배분을 규율하는 곳은 없다"고 토로했다.

양창균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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