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정감사도 'APT' 증가와 '스피드 업'이 필요하다


[아이뉴스24 김지수 기자] K리그는 몇 년 전부터 Actual Playing Time(APT) 증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APT는 정규 경기시간 중 흐름이 끊기지 않고 실제로 진행된 시간을 말한다.

축구는 전후반 45분씩 90분간 진행되지만 공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거나 파울, 부상 등의 이유로 경기가 지연되는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경기장 안에서 공이 움직이는 시간은 60분 내외다. APT 시간이 짧을수록 흐름이 수시로 끊겼다는 뜻이고 경기 내용도 지루했을 가능성이 크다. 수준 높은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하기 위한 APT 증가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평균 경기 시간이 3시간을 훌쩍 넘어가는 프로야구도 경기력 향상과 빠른 진행을 위해 '스피드 업'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투수가 타자와 승부하지 않고 공을 던질 필요 없이 1루에 출루시키는 '자동 고의사구'를 올시즌부터 도입했다. 코칭스태프가 정규이닝 중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는 횟수를 종전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이미 내려진 판정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신청할 경우 심판진은 최종 판정 결과를 5분 내에 결정해야 한다.

'APT'와 '스피드 업' 모두 '팬 퍼스트'에 입각해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들이다. 프로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경기장을 찾거나 TV로 경기를 관람하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APT' 증가와 '스피드 업'을 위한 노력은 정치권에서도 필요해 보인다. 국회에서는 지난 10일부터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다. 국정감사는 보통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피감 기관의 업무보고가 끝난 후 몇 차례 질의가 오가면 금세 정오를 넘긴다. 중식 후 오후 2시부터 질의가 시작돼 저녁까지 이어지는 게 기본적인 스케줄이다.

하지만 올해 국정감사에서 피감 기관과 증인에 대한 수준 높은 질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의사진행발언은 여야가 번갈아 가며 상대를 공격하는 시간으로 변질됐다. 정작 중요한 피감기관에 대한 현안 질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몇몇 위원회는 수차례 정회를 거듭하며 흐름이 끊겼고 국감장에 출석한 피감 기관장과 공무원들은 그저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16일 기재위 국정감사의 경우 여야 간 다툼으로 인해 오전 내내 제대로 된 질의는 이뤄지지 못하며 시간만 낭비했다. 여야 모두 고용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정작 위기 극복을 위한 목소리보다는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목소리를 크게 내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국정감사가 진행된 시간을 측정해 본다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올해 국정감사는 '비리 유치원' 사태가 전국민에게 알려지는 등 성과도 없진 않지만 그보다는 여야 간 다툼이 더 자주 일어나는 느낌이다. 의원들 간 말다툼을 말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임위원장들이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다. 이런 모습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국회도 'APT' 증가와 '스피드 업'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프로 스포츠가 팬들에게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면 국회는 수준 높은 국정감사 및 의정 활동을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 고성과 막말이 오가며 파행을 거듭하는 국감장 모습이 뉴스 화면에 더는 보이지 않길 바란다.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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