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는데 통신사 해지 안돼"…상담센터 접수된 사례 보니

"결합상품, 주계약 기준으로 정해야"…"알뜰폰은 고령층 불만 많아"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 서울에 사는 50대 강모씨는 2016년 2월 집에 유선인터넷을 계약했고, 두 달 뒤 와이파이 서비스를 결합 계약했다. 그런데 지난 3월 와이파이 약정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를 가게 돼 해지 요청을 하니 해지 불가라는 답을 들었다. 서울에 사는 30대 이모씨는 통신사 상담원으로부터 결합상품의 일종인 홈IoT서비스를 이용하면 인공지능(AI)스피커를 제공한다는 권유를 받고 서비스를 계약했다. 하지만 계약 후 통신이 원활하지 못해 서비스 해지를 신청하니, 위약금 13만원을 지급하라는 답을 받았다.

이처럼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통신서비스의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와 함께 소비자 피해도 다양해지고 증가하고 있다. 이에 단말기, 알뜰폰, 결합상품 등의 실제 민원 접수 사례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짚어보는 자리가 열렸다.

5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경진 의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올해 상반기 접수된 1372소비자상담센터 불만사례 1만7천185건을 취합한 결과를 바탕으로한 통신서비스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1372소비자상담센터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이 운영하고 있는 통합상담센터다.

이혜영 사단법인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본부장은 "단말기는 이용단계, 단일서비스 결합상품은 해지단계에서 소비자 문제가 다수 발생했다"며, "특히 결합상품의 경우 계약해지시 위약금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3040대가 통신서비스에 불만을 호소하는 비율(52.6%)이 높게 나타났다"며, "통신 이용·활용도가 높고 자녀 통신비를 부담하는 계층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19세 이하에서는 단말기에 대한 불만(61.2%)이 높게 나타났고, 단말기의 내구성 문제와 키즈 폰 등 저가단말기의 낮은 사양에 대한 문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업체의 계약해지 방어 수단에 대한 부작용으로 인해 소비자의 불신이 초래되고 있다"며, "단일서비스·결합상품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유형별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송통신결합상품에서도 불만이 많았다. 지원금과 사음품으로 결합계약을 유도하고 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을 청구하는 경우, 비대면 거래 계약으로 인한 피해 등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결합상품 해약 시 계약기간 차이로 인한 소비자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주계약 상품의 계약기간을 기본으로 계약기간을 산정할 필요가 있다"며, "복잡한 위약금 기준을 단순화하고, 변화하는 소비패턴에 맞게 상품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372소비자상담센터가 올해 상반기 접수한 통신상담서비스 관련 내용 중 계약해지에 해당하는 것은 7천901건(44%)이 발생했다. 하지만 계약해지 단계에서 발생하는 민원 상당수가 단출한 상담정보제공으로 처리돼 한계를 보이고 있었다.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대리점간 과열경쟁으로 계약서에 표시하지 않은 추가 지급 약속 미이행 문제와 이통사를 대신해 소비자와 계약하는 대리점(판매점)에 대한 관리의무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현행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낙준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시장조사과장은 "결합상품의 복잡한 통신요금 구조와 할인혜택을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해지방어행위를 지속 점검하고 있다"며, "신규상품 가입 시 자동으로 기존 상품이 해지되는 원스톱 해지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뜰폰, 고령층 민원이 절반 이상

이어 소비자상담을 통한 알뜰폰 소비자의 불만도 집계됐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알뜰폰 소비자 상담의 52.9%가 6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발생했다"며, "고령층 소비자가 알뜰폰 가입시 요금제 및 데이터 제공량 등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알뜰폰의 경우 계약해지단계에서의 상담이 53.5%로 가장 많았다. 윤 사무총장은 "알뜰폰 사업자의 상담센터와 연락이 되지 않거나 서비스 변경신청을 해도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상담이 많았다"며, "알뜰폰 소비자의 민원 해결과 보호를 위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 의견대로 고령층 소비자가 알뜰폰 가입 시 요금제 및 데이터 제공량 등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요금제 설명 가이드 및 정확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라며, "다만 단순한 설명이나 정보제공을 넘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통신서비스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창직 알뜰통신사업자협회 사무총장은 "자료에 따르면 이통사 민원 대비 알뜰폰 서비스의 민원은 8월 기준 12.2%에 불과하다"며, "일부 사업자의 문제가 알뜰폰 업계 전체의 문제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으므로 사업자명을 명시해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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