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위정현 "中 게임 규제, 스마일게이트가 위험하다"

"다음 규제 타깃은 FPS 전망…中 게임 韓으로 대거 넘어올 수도"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게임 규제 계획을 발표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 정부의 다음 규제 타깃은 일인칭 슈팅(FPS) 게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중국 교육부 등 8개 부처는 지난달 30일 '아동 및 청소년의 근시 예방과 통제 실행 계획'을 공동 발표했다. 여기에는 온라인 게임 총량제와 신작 온라인 게임 등록 규제, 적정 연령대 표기,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 제한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한국 업체로 중국에서 장기 흥행에 성공한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가 지목됐다.

크로스파이어는 국내 실적은 저조했지만 중국에서 크게 성공한 FPS 게임이다. 이 게임은 스마일게이트의 매출 9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의 매출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또 이 같은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 내 풍선 효과가 발생, 중국 게임들이 한국으로 대거 넘어와 전반적인 한국 게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5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책에 대한 한국 정부 차원에서의 조속한 대처를 주문하고 나섰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중국 규제 정책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번 정책은 알려진 것 이상으로 한국 게임 산업에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조치다. 이를 이해하려면 한국과 중국의 정치 체제 차이와 시진핑 국가 주석이 가진 생각부터 알아야 한다.

먼저 중국 정부는 한국과 기본적인 권력 구조가 다르다. 열 배 정도 더 파워가 강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 중국 공무원들과 게임사 임원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회의를 한적이 있는데 중국 기업 임원들은 중국 정부 관리들의 얼굴도 쳐다보지 못할 정도다. 의견 개진 등도 할 수 없다. 중국 정부가 게임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하면 그냥 중단되는 거다.

이번 규제를 심각하게 봐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주의 국가의 정부가 가질 수 있는 권한이라는 것은 법적인 조치 외에도 광범위하고,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그런데 지금 분위기를 보면 이 같은 정권의 차이를 전제하지 않고 중국 정부도 우리와 비슷하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 정부 차이를 전제하는 게 순서다.

다음으로는 시진핑이라는 국가 지도자가 가진 생각에 대해 알아야 한다. 바로 '중국몽(中國夢)'이다. 중국몽이란 과거 세계의 중심에 섰던 전통 중국의 영광을 21세기에 되살리겠다는 의미다.

시진핑은 중국몽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장기집권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러나 트위터를 통해 시진핑 초상화에 먹물을 끼얹는 장면이 중계되는 등 기존 중국 사회에서는 상상도 못 할 저항이 발생하고 있다. 장기집권으로 가는 길을 열어두긴 했지만, 중국 사회에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면 장기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시진핑은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침 뱉는 행위까지 단속하는 등 과거의 무질서한 중국과는 다른 차원의 새로운 '문명 중국'을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장기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게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진핑 주석이 감지한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전제하에 이번 게임 정책을 살펴보면 향후 발생할 일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시진핑이 내세운 청소년 건강 문제는 결국 문명중국과 연결돼 있고, 새로운 중국 건설은 시진핑의 장기집권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규제가 눈 건강 이슈로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게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단히 정치적인 결정이다. 사실 이러한 조치는 아직 빙산의 일각으로, 지금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지만 정말 위험한 것은 '게임 폭력성 이슈'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 사회에서 계속 나왔던 얘기다."

- 게임 폭력성 이슈가 FPS 게임 규제와 어떻게 이어지나.

"중국 정부는 사실 FPS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중국에 대해 조사하고, 올해 중국의 유명 게임사 관계자들을 만나며 이를 다시 한번 느꼈다.

중국 게임사 관계자들과 한국 가상현실(VR) 게임 관련 비즈니스 미팅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이들은 FPS 게임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중국 정부가 FPS를 싫어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들은 오히려 교육적 요소가 들어있는 VR 게임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이때 이들 회사가 중국 정부에 환심을 사려 한다는 것을 느꼈고, 이와 동시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감지했다. 이 회사가 바로 텐센트다.

또 텐센트가 중국 판권을 확보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판호 문제에 대해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중국 정부가 판호를 내주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게임이 중국 정부가 싫어하는 폭력적인 요소가 들어있는 FPS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텐센트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긍정, 부정의 두 가지 시선을 갖고 있다. 텐센트는 글로벌 게임사들을 인수합병(M&A)하면서 한국 게임에 밀려 그동안 초토화됐던 게임 시장에서 굴기한 회사다. 그런데 한편으로 중국 학부모들은 과몰입 등 중독 문제로 인해 게임에 대한 엄청난 원망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 역시 때에 따라 관련 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진핑 주석이 장기 집권으로 가는 과정에서 청소년 이슈가 굉장히 커졌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처음에는 시력을 건드렸지만, 그 다음에는 폭력성 이슈를 건드릴 수 있다고 본다. 폭력 쪽으로 가게 될 경우에는 FPS 게임이나 일반 역할수행게임(RPG) 중에서도 폭력적인 요소가 있는 게임에 제재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중 제재 확률이 가장 높은 게임은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FPS 게임인 크로스파이어다.

만약 크로스파이어에 제재가 들어가 최악의 경우 중단돼 버리면 스마일게이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얼마 전 텐센트가 내놓은 일본 개발사의 게임 '몬스터헌터: 월드'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그런데 왜 그런 조치를 내렸는지 아무도 모르고, 이유도 공개되지 않는다. 텐센트조차 말하지 않는다. 일단 서버부터 중단한 것이다. 언제 재개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기업이 정부에 대해 소송을 하는 등의 조치도 취할 수 없다. 판호처럼 그냥 기다려야 한다. 이는 결국 서비스하고 있는 다른 게임도 언제든 중단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다음 타깃이 크로스파이어가 될 경우를 우려하는 것이다."

-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 아닌가.

"중국 공산당 선전부가 게임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선전부는 이데올로기를 담당하는 부서로, 산업적 마인드가 없다.

게다가 이들은 이미 게임이 가진 미디어로서의 속성을 알고 있다. 그들이 중국 게임의 서버 내 채팅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안다. 채팅 단어 중 문제가 되는 내용을 바로 걸러냄과 동시에 누가 그 발언을 했는지 들여다본다. 결국 시진핑의 문명중국이라는, 기존과 다른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있어 중국 정부는 결국 문제가 되는 것들을 다 제거하는 쪽으로 갈 것으로 전망한다.

게임이 선전부 관할로 넘어갔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우리는 중국 정부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듯 하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서 보면 잘못할 경우 큰일 난다. 스마일게이트라는 한 업체를 넘어 한국 시장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내부에서는 게임에 대해 압박을 가하더라도 해외 진출은 공격적으로 지원할 수도 있는데 그 1차 타깃은 한국이 될 것이다."

- 그렇다면 이 정책이 한국 시장에 전반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중국 게임들은 1년에 1만 개 이상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대거 몰려나올 거다. 현재 중국 상황을 보면 게임 쪽으로 자금이 굉장히 많이 들어와 있는데, 지금은 중국 자국 시장 내에서 이들 게임이 필터링이 돼 일차적으로 죽을 게임은 죽고, 살 게임은 사는 구조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판호 허가를 주지 않고 서비스를 막는 일이 생기면, 이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규제가 없는 해외 시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중 가장 만만한 게 바로 한국 시장이다. 지금도 10개 중 5개가 중국 게임이라는 소리가 나오는데 이 조치를 통해 이 같은 상태가 더 가속화될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아마 먼저 대량으로 밀고 들어오는 덤핑을 할 것이다. 중국 개발사들은 지금도 한국보다 서비스할 수 있는 조건이 훨씬 좋다. 계약금도 요구하지 않고 러닝개런티만으로 계약을 해버린다. 반면 국내는 계약금에 러닝개런티 등을 요구한다. 사실 계약금은 게임 성공 여부를 모르는 시점에서 리스크인데 중국 게임사는 그러한 리스크가 없는 것이다. 서비스를 해보고 안되면 버리고, 잘 되면 수익을 나눠달라는 입장이니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중국 게임을 더 쉽게 서비스할 수밖에 없다. 이번 조치를 통해 중국 게임이 대량으로 한국에 유입되면 중국 쪽 조건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장은 해외로 가는 교두보이자 매력적인 시장이다. 당장 중국에 비해 1인당 지불액이 높다.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높지만 많은 중국 게임이 실패한 전적이 있어 일본 시장은 아직까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황야행동'과 같은 중국 게임이 일본에서 큰 히트를 하기도 했지만, 중국 게임사들은 일본보다는 한국 시장에 더 자신감이 있다. 요즘 중국 회사들이 한국에 현지 법인을 만들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이번 조치가 이러한 부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

- 판호는 어떻게 될까.

"이제 한국 게임이 판호가 나오고 안 나오고는 중요한 얘기가 아니다. 선전부로 건너간 순간 이미 물 건너간 얘기라고 본다. 몬스터헌터를 건드렸을 때는 이미 내자 판호까지 중단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까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외자 판호 문제는 끼어들 수도 없다. 내자 판호 조차도 문제가 됐기 때문에 상황을 심각하게 봐야 하는 게 맞다.

일각에서 선전부로 판호 발급이 이관되면서 한중 외교 관계에 따라 판호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외교는 외교부가 하는 것이고 선전부는 이와 다르다. 외교부는 온건론자지만 군부는 강경론자다. 그런데 군부와 거의 비슷하게 가는 게 선전부라고 보면 된다."

- 이번 규제가 게임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분석도 있는데.

"매출은 과금에 응하는 유저들의 비율을 봐야 한다. 이번 규제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은 ARPU(평균결제액)가 낮기 때문에 당장은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크로스파이어에 대해 어떤 조치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강력한 문제 제기가 들어갈 경우 과연 텐센트가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크로스파이어는 텐센트에서 누적 매출이 가장 높은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또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장기적 성장세다. 장기적으로 볼 때 게임 사업에 대해 중국 정부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텐센트가 게임을 계속 가져갈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텐센트는 과거 e커머스 업체에 투자를 시도했다 실패한 바 있다. 텐센트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것도 텐센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중국은 e스포츠 활성화에는 적극적이다. 게임 규제와는 모순된다.

"사회주의 정부가 가지는 특성은 바로 이율배반성이다. 국내에서는 게임을 억제하는 쪽으로 갈 수 있지만, 자국 게임 수출과 해외 진출을 장려하는 이율배반적 정책은 얼마든지 실시할 수 있다.

또 e스포츠 활성화와 향후 게임 규제는 그들 눈에 모순되지 않는다. 그래픽 상으로 볼 때 피파와 같은 축구 게임을 폭력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이에 피파 e스포츠 대회는 장려할 수 있다. 그러나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 대회를 장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크로스파이어의 단일 매출에 의존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가 우려되는 것이다. 베트남이나 동남아 등에도 크로스파이어가 진출해있지만 개발도상국은 ARPU가 매우 낮다.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매출이 아직 대부분이다."

- 대안은 있을까.

"다행히 중국 정부에도 약점이 있다.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이슈들, 불공정 무역에 대한 이슈들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도 이런 사례가 있다는 것을 미국 등에 알려 여론화시킬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의 문제 제기가 쉽지 않다면 민간을 활용하면 된다. 한국게임학회를 이용해 한국 게임들이 중국에서 표절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론화시키거나, 불법 웹툰 들이 범람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컨퍼런스 등을 통해 공표하면 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판호 문제를 이슈화시켜도 된다. 정부 차원에서 국회 공청회나 민간을 이용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이 IP 등록 시스템인 'IPCI 플랫폼'을 만든 것도 문명중국 건설의 일환이다. 저작권 인식이 과거와는 달라졌고, 중국은 이를 통해 과거 해적국가 이미지에서 탈피하려 한다. 그런데 중국이 이렇게까지 나섰는데 과거와 변한 게 없다고 민간에서, 외신에서 여론화하면 중국 정부는 해적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려 할 것이다. 문명중국을 이미 선언해버렸기 때문에 발을 빼지 못한다. 그러면 얘기하기 쉬워진다.

정부는 나서지 않아도 된다. 민간과 협력해 민간이 대신 나서면 된다. 이게 민주주의 사회의 강점이다. 이러한 공론화를 통해 미국에 이를 전달하고, 중국이 이런 식으로 한국 게임에 대해 불공정 무역을 펼치고 있고, IP를 불법 복제한다는 사실을 설명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 가끔 공무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절망스러울 때가 있다. 과거 2000년대 중반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비공식으로 파견돼 중국 공무원들과 회의를 한 적이 있다. 그때도 그들은 한국 게임의 선정성과 폭력성을 지적했다. 그래서 당시 문체부와 게임산업협회에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문체부는 그건 중국 정부의 역할이라고 답변했고, 게임산업협회는 중국 퍼블리셔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미뤘다. 참 안타까운 얘기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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