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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甲질 어디까지 당해봤니?" 합동 집회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조양호·박삼구 회장 퇴진 목소리 높여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항공재벌의 갑질에 맞서 오너일가의 퇴진과 범죄행위 처벌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와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는 14일 오후 7시 20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갑질격파 훼스튀발'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가면과 마스크 등을 착용한 직원들이 모여 각 회사 총수 일가 퇴진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로 시작된 대한항공 집회는 현재까지 4차례, '기내식 대란'으로 하청업체 대표의 자살, 비행기 연착과 식사 대신 제공된 쿠폰 등으로 논란을 빚은 아시아나항공 집회는 2차례 개최한 바 있다.

'갑질격파 훼스튀발' 사회자를 맡은 각 항공사 직원 두 명은 집회 시작에 앞서 "총수 갑질과 저질경영에 맞서 양대 항공사가 함께 모일 수 있게 돼 매우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총수 일가와 경영진들의 갑질에 이어 최근에는 그 부역자들의 갑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를 더 ,압하고 집회활동이 이뤄지지 못하게 단톡방 활동을 막는 등 심한 탄압이 이어지고 있지만, 더 힘을 내 목소리를 모으자"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측 사회자 A씨는 "최근 문제가 불거지고 직원들이 하나둘 정당한 목소리를 내자 회사에서는 성과급 진행을 검토하겠다며 30만원을 지원했다. 집회 나가서 잘하고 오라는 격려금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으로 일하며 이날 행사 사회를 맡은 B씨는 "현재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노조를 출범하고 직원들이 하나둘 가입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의 계략으로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목소리를 같이 내서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했던 우리가 한번 제대로 바꿔보자"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양대 항공사 갑질 피해자의 자유발언으로 시작해 심규덕 아시아나항공노조위원장의 발언,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 출신 권수정 서울시의원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이어 비틀스 헌정 밴드 '타틀즈' 공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서로에게 보내는 지지를 낭독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마지막에는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글과 직원들의 소망이 담긴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종이비행기는 다시 모아 청와대에 전달할 계획이다.

'갑질 어디까지 당해봤니' 자유발언 순서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대한항공 정비사 C씨는 "대한항공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1인"이라면서 "그런 내가 이 자리에 올라 회사의 갑질에 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며 운을 뗐다.

C씨는 "최근 지방으로 발령받았다. 단 한 번도 전화나 메일로 당사자인 내게 의견을 묻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공식적이 아니라 직원이 개인적으로 알려줘 듣게 된 소식"이라면서 "지방으로 내려가고 싶은 지원자가 많은 상황에 왜 본인이 내려가야 하는지 이유만이라도 알려달라고 했지만, 회사는 '알려줄 수 없다. 내려갈 준비나 해라'는 답만 줬다"고 했다.

이어 C씨는 "지방발령 건은 내가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해 전문경영인을 들이라고 사우들을 대변해 목소리 높였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인사권이라는 무기로 직원에게 갑질을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대한항공 직원연대 노조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아시아나항공 소속 직원 D씨는 "기내식 대란 이후 박삼구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은 언론 앞에서 이제 정상화됐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13일 회사는 기내식 TFT를 조직했다. 과연 정말 정상화됐는지 알고 싶다"면서 "회사에 몸담은 25년간 한 번도 회사 사정이 좋다는 얘길 들은 적이 없다. 늘 돈이 없다고 하는데 직원들이 번 돈은 다 어디 갔다는 얘기냐"고 토로했다.

이날 오후 7시 20분부터 시작된 집회는 2시간가량 이어졌으며 주최 측 추산 250여 명이 참여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 직원들은 앞으로도 공동 집회 형식의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서온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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