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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택 "한국당, 이념·가치 없는 동업자·모래알 정당 같아"


"외부에서 비대위원장 온다고 해도 근본적인 변화 어려울 것"

[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지금 한국당은 명분과 가치가 없고,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모였다가 헤어지는 '동업자 정당', '모래알 정당' 같다. 위기 극복을 위해 결집돼야 할 공통의 가치와 치열한 자기반성이 보이지 않는다.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이 온다고 해도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할까 싶다."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보수 재건에 상당한 걸림돌이 된다. 또, 한국당은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21대 총선이 있는) 2020년까지 보수 재건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11일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계파 갈등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신랄한 평가를 쏟아냈다.

강 교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우택 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보수정당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힌 뒤 보수 정치가 몰락한 5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첫 번째 이유로 '경직성'을 꼽았다. 강 교수는 "지금은 시대적 상황과 환경이 많이 달라져서 '70년대 박정희 시대 패러다임'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데, 그 당시의 성공 신화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면서 "또, 반공주의도 벗어나야 하는데 보수 정치 세력 내에서 그런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어 "두 번째 이유는 '특권 의식'이다. 한국당은 성공한 자의 정당, 힘 있는 자의 정당이라는 느낌이 많다"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금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대답이 '계층 간 격차'인데, 한국당은 오히려 특권 의식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고 비판했다.

세 번째 이유로는 '폐쇄성'을 지목했다. 그는 "대표적인 게 종북 논쟁인데, 내 생각과 다르면 '빨갱이'라고 하면서 적군과 아군으로 갈라놨다"면서 "지지층의 확장을 가져올 수 없어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고립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네 번째 이유로는 '세대교체의 실패'를 꼽았다. 그는 "원내 구성원들도 나이가 들었지만, 더 심각한 것은 지지자들도 나이가 든 유권자에 국한 돼 있다"면서 "젊은 보수를 끌어안을 수 없었고, 기회를 안 줬다. 그러니 시대적 변화에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정치를 살리는 것은 명분과 가치인데, 지금 한국당은 명분과 가치가 없는 동업자 정당 같다"면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오랜 기간 많은 고생과 역경 속에서 권력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민주화'라는 명분과 가치 때문이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낙선 끝에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명분과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그러면서 현재 한국당이 시도해야 할 대책으로 '새로운 보수 가치 찾기'와 '참신한 젊은 인재 영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가치를 잃어버린 상황이라 한국당이라는 것을 넘어서 범보수 진영에서 가치에 대한 논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 교수는 "2020년에 공천을 통해 대폭적인 물갈이와 유능한 젊은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끌어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젊고 참신한 인물들이 주축이 되고 시니어들은 배후에서 '병풍'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오미기자 ironman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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