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3인방 "무역분쟁보다 韓 경쟁력이 문제"

에셋플러스 10주년, 강방천·이채원·허남권 대담 가져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현재 주가가 싸다는 것 외에 호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본격적으로 가치투자를 할 타이밍이라고 봅니다."

코스피지수가 미·중 무역전쟁 우려 등으로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진 4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가치투자가 3인방의 대담이 이뤄졌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리치투게더' 펀드 시리즈가 출시 10주년을 맞아 개최된 운용보고회에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3인이 '함께 부자되는 새로운 10년'이라는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 보호무역주의 강화, 韓에 타격

이날 코스피는 2260선까지 밀려나며 올 들어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무역분쟁이 악재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 한국 경제와 증시 상황에 대해 가치투자자의 시선으로 보면 장기적으로 우려할 만한 점이 많았다.

허 대표는 "미·중 무역분쟁은 남북관계처럼 되지 않을까 싶다"며 "급반전해 좋은 분위기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분쟁은 중국이 급격히 성장한 데 따른 견제 때문인데, 사태가 파국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역사적으로 무역전쟁의 끝은 경제공황이었기 때문에 이 전에 타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오히려 허 대표는 "국내 증시가 4주 동안 계속 떨어졌는데 이는 무역분쟁 때문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한국의 경쟁력에 대한 의심을 시장이 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외에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이 없는 상황"이라며 "주가가 매일 빠지는데 무역분쟁으로 핑계될 수 있을 때가 좋은 때가 아닌가, 그런 핑계를 댈 수 없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가치투자에는 좋은 시기라고 봤다.

허 대표는 "수출, 내수 고용 등이 부진한 가운데 주가가 싸다는 것 외에는 호재를 찾을 수 없는 환경인데 오히려 이런 것 때문에 지금 주식을 늘려야 한다고 본다"며 "주가에 악재가 상당히 반영돼 있으며 지금이 본격적으로 가치투자를 할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글로벌 경제에서 보호주의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 한국에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앞으로도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려고 할 것이고 전세계는 자국보호주의가 강화되며 블록화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주요국가는 인구가 8천만명이 넘기 때문에 내수로 경제가 돌아갈 수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해 수출을 못하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남북 지정학적 리스크보다는 대외민감도가 높은 산업구조에 따른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중소형 가치주 위주로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강 회장은 무역분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 회장은 "무역마찰로 인해 중국시장의 폐쇄성이 풀리면 오히려 중국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며 "G2 무역마찰의 주요 쟁점이 해결되면 위안화 절상, 미국의 지적재산권 확대, 중국 임금 인상 등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통일되면 넓은 시장 열린다"

세사람 모두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통일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이슈는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신영자산운용은 4년 전 가장 먼저 '통일 펀드'를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허 대표는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인구감소, 산업 경쟁력 약화인데 이를 단숨에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남북경협"이라며 "철도, 도로, 가스가 연결되면 70년 동안 섬나라였던 한국이 대륙으로 연결되는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그 효과는 지금 측정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일펀드 뿐만 아니라 신영운용의 다른 포트폴리오에도 이런 수혜 종목들이 다수 편입해 있다는 설명이다.

강 회장 역시 "남북경협과 통일이 얼마나 긍정적이고 언제 효과가 나타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한국기업에게는 플러스적인 측면이 크다"며 "좀더 넓은 시장이 열리는 것은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끌어올리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 관련 인프라, 소비재 산업이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통일이 "저성장에 늪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이며 긍정적인 이슈는 분명하다"고 봤다.

하지만 실제 수혜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북한 경제에 대한 자세한 상황을 우리는 아직 모르고 있으며 일본, 중국 등 해외자본에 역할을 뺏길 수도 있다"며 "국내기업이 할 수 밖에 없으며 독과점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의 수혜가 클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기업이 되지는 현재 연구중"이라고 강조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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