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칸 결산②]'공작', 칸서 베일 벗은 새로운 첩보물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 초청돼 칸에서 첫 선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보고 나면 때로 유명 평론가들의 의견보다 일반 관객들의 감상이 더 궁금해지는 영화가 있다. 전형적인 장르 법칙을 벗어난 상업 영화라거나, 우리 사회의 현안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서사를 다룬 영화들이 주로 그렇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공작'(감독 윤종빈, 제작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은 이 두 가지에 모두 해당하는 영화였다. 스파이의 갈등을 소재로 삼은 첩보물인데, 흔한 액션 시퀀스가 없다. 첩보물의 원형으로 언급되는 '007' 시리즈나 세련된 액션 영화로 각광받았던 '제이슨 본' 시리즈와는 결 자체가 다른 영화다.

영화가 배경으로 삼는 시대는 1990년대다.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그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주인공인 흑금성 박석영(황정민 분)과 북한군 장성 리명운(이성민 분)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 대북사업가로 위장한 흑금성은 핵시설을 몰래 탐사하기 위해 북에서 남한의 기업 광고를 촬영하는 사업을 제안하고, 리명운은 그를 끊임없이 의심하면서도 뜻을 같이 하며 점차 보편적 감정들을 공유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남북 관계가 화해 모드로 급전환된 2018년 '공작'이 개봉한다는 사실은 개봉 후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한 번 더 궁금하게 만든다. 액션은 없지만 기대 못한 감동이 있는, 남북관계가 냉각과 화해를 오가던 시대를 다룬 이 영화에 어떤 시선을 보낼지 기대가 인다.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들의 열연, 수 편의 영화들로 감각을 자랑해 온 윤종빈 감독의 묵직한 연출은 140분의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기꺼이 즐기게 만든다.

흥미로운 것은 '공작'이 올해 영화제의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관객을 만났다는 사실이다. 통상 액션 장면으로 쾌감을 주는 영화들이 자주 초청된 섹션인만큼 다소 정적인 첩보물 '공작'과 어울리지 않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해외 관객들, 시원한 액션을 보러 극장을 찾은 이들에겐 당혹스러울 수 있는 영화였던 것이 사실.

이에 대해 윤종빈 감독 역시 "이 섹션은 더 화끈한 액션 영화를 선정하는 부문인 줄 알았다. '낮에 진지한 영화를 봤으니 밤엔 시원한 영화를 보라'는 섹션이라 알고 있는데, 이 부문이라고 하기에 의아하더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초청 섹션과 영화의 색채가 어울리지 않았다는 감상과는 별개로, 칸 현지를 찾아 '공작'을 관람한 해외 영화 관계자들은 영화에 호응을 보냈다. 영화제의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공작'을 "웰메이드 영화"라며 "강렬하면서도 대단한 영화"라고 호평했다. 윤종빈 감독에게는 "다음엔 경쟁부문에 초청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공작'의 프랑스 배급사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의 씨릴 버켈(Cyril Burkel)은 "'공작'은 현 시대 상황과 놀랍도록 밀접한 스파이 영화이고, 스토리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다"고 평했다. 그는 "가끔씩 영화는 우리의 현실을 앞서 나가며, 우리에게 놀라운 경험들을 안겨 주곤 한다"며 "특히 남북한을 둘러싼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영리하고 유니크한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접할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한편 '공작'은 오는 여름 개봉 예정이다.

칸(프랑스)=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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