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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혁 "'화유기' 동장군·하선녀 역, 겁날 게 없었던 도전"(인터뷰)


"저만의 표현 방식으로 연기하고파"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연기했던 드라마 '왔다! 장보리' 문지상이라는 인물이 센 캐릭터였어요. 당시 '성혁은 이 캐릭터를 어떻게 뛰어넘냐'라는 댓글이 있었죠. 그때는 이런 반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3~4년이 지나보니 알겠더라고요. '화유기'는 문지상 캐릭터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였어요. 그래서 겁날 게 없었죠. 감독님과 작가님도 저만의 방식으로 연기하길 원해서 도전해 볼만 했어요."

배우 성혁은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에서 한 육체에 두 영혼이 있는 인물, 남매 동장군과 하선녀를 연기했다. 그는 이런 독특한 설정이 재밌게 다가와 '화유기'에 출연했고 연기하는 동안 자신을 믿었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예쁘다"는 댓글이 가장 좋았다고 거듭 말한 성혁. 그에게는 이런 시청자 반응이 자신의 도전을 인정받은 '훈장'이었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화유기' 종영 기념, 성혁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성혁은 캐릭터를 위해 했던 노력과 그 과정에서 겪은 고충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덧붙여 이번 작품이 배우로서 어떤 의미였는지도 진지하게 밝혔다.

성혁은 입김이 나올 만큼 추운 날씨에 청자켓을 입고 아이스크림 가게를 지키는 모습으로 드라마에 처음 등장한다. 특히 뒤로 질끈 묶은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다. 성혁은 "동장군이라는 캐릭터가 현대물에서는 어떤 이미지일지 떠올려봤다. 처음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출연한 배우 소지섭의 헤어스타일처럼 하려다 묶는 게 더 깔끔하고 잘 어울렸다"고 했다. 문제는 하선녀 역할이었다.

"헤어, 메이크업, 의상 등 제게 어울리는 걸 계속 찾았어요. 숏컷, 블론드 헤어, 긴 머리, 컬, 가르마 다 해봤죠. 립스틱도 색깔별로 다 해봤어요. 제가 키 180cm가 넘는 큰몸이라서 어떤 핏의 스타일이 어울리지 고민했는데 랩원피스가 잘 어울리더라고요. 남자라서 목젖이 보이니까 목에 띠를 둘렀는데 그것도 제 아이디어였죠."

하선녀는 눈빛, 손짓 등 디테일한 모습에서도 '여성스럽다'. 성혁은 "제 자신에게도 분명 여성성이 있다. 이걸 극대화하는 게 자연스럽게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생각했다. 옷을 입고 화장을 하니까 저절로 그런 모습이 되기도 하더라. 화장을 하고 난 후면 '오늘 예쁜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캐릭터가 설득력이 없으면 연기하는 사람으로서는 힘이 빠지죠. 다행히 많은 시청자들이 하선녀 역할을 설득력 있게 봐줬어요. 여자처럼 보이려 과하게 흉내내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도 자연스러워 보이려 노력했어요. 목소리 톤도 제일 잘 쓸 수 있는 여성톤을 잡았고요. '멋있어요'보다 '예뻐요'라는 반응이 최고로 좋았죠."

다만 여성 속옷, 하이힐은 익숙지 않아 불편하기도 했다. 그래도 "남자들이 정장을 입었을 때 느끼는 것처럼 그런 것들을 하니 여성적인 행동이 더 잘 나오더라. 불편하니까 조심하게 되고 행동도 자연스럽게 됐다"고 했다.

동장군과 하선녀는 극 중 손오공(이승기 분)과 삼장 진선미(오연서 분)의 사랑을 이어주는 카운셀러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실제와 비슷한 성격일까. 성혁은 "그렇다"고 말했다. "성격 자체가 그런 걸 그냥 잘 못 넘어간다. 상대방에게 도움될 수 있다면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편이다. 처음에 매니저가 '화유기' 시놉시스를 줄 때 '카운셀링하는 거 좋아하잖아요'라고 하더라. 워낙 오지랖이 넓다"고 웃었다.

'화유기'는 판타지 장르이기에 CG가 자주 사용된다. 첫 CG 드라마에 출연한 성혁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오히려 멋있게 느꼈다고 했다. 다만 액션신이 없어 조금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동장군이라서 제가 손을 올리면 뭔가를 얼리잖아요. 나중에 CG로 입혀지지만, 막상 연기할 때도 너무 신나더라고요. '당연히 나에겐 이런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진지하게 연기했어요. 하선녀 역할도 맡았으니 겨울신(神)과 여름신을 다 해본거죠. 얼마나 신나는 일이에요.(웃음) 다만 동장군과 하선녀는 성품이 온화해 싸울 일이 많이 없었어요. 그래서 오공이가 싸움을 많이 하고 잘하는 건 부럽더라고요."

극 중 결국 동장군과 하선녀는 이별한다. 성혁은 "대본을 볼 때부터 너무 슬펐다"고 말문을 열며 당시 했던 연기 고민을 밝혔다.

"어떻게 연기하는 게 시청자에게 설득력 있을까 고민했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정말 그런 상황이 된다면?' '내 가족이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런 생각들을 해봤어요. 고민 끝에, 굉장히 단순하게 연기하려 했어요. 실제, 앞으로 살 날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 상황을 인정하고 담담히 이를 받아들이는 게 더 마음이 찢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연기할 때도 동장군이 누이에게 미안해 하는 모습을 단순하게 표현하려 했죠."

성혁은 이번 작품으로 판타지 장르뿐 아니라 미니 타이틀 드라마에 처음 도전했다. 그는 "드라마가 고전소설을 모티브로 한 거라서 시청자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지 궁금했는데 바로 바로 반응이 와서 재밌었다. 피드백도 바로 바로 와서 좋았다"며 웃었다. '화유기'로 처음 겪고 느낀 게 많았던 성혁의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

"일단은 조금 쉬려고요. 그리고 뭐가 주어지든 제가 할 수 있는 건 여전히 다 해보고 싶어요. 또 올해는 좀 더 파이팅 있게 저만의 표현 방식으로 연기해보고 싶어요. 결국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건 배우의 몫이니까요."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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