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애명월도? 반전있는 무협이죠"

전정은 번역가가 말하는 원작 이야기…25일 무료 출간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무협도 무협이지만 추리 소설이라 생각하면 끝까지 보시게 될 거예요. 중요한 정보가 마지막 순간에서야 밝혀지니까요. 반전도 있어요. 꽤 충격적인.(전정은 번역가)"

김용, 양우생과 더불어 중국 신파 무협의 대가로 꼽히는 고룡의 대표작 '천애명월도(天涯明月刀)'가 오는 25일 무료로 출간된다. 같은 날 공개서비스를 시작하는 동명의 온라인 게임 '천애명월도'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넥슨이 준비한 '깜짝' 선물이다. 원작 고유의 세계관을 소개하고 게임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의미도 담겼다.

천애명월도를 우리말로 번역한 전정은 번역가를 지난 18일 넥슨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무림객잔' '보보경심' '랑야방' 등 유명 중국 소설을 국내에 소개한 번역 전문가로 15년의 경력을 자랑한다.

전 번역가는 천애명월도를 두고 "기존 무협의 틀에서 벗어난 작품"이라며 "무림 고수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의미를 보여주고 어떤 길을 갈 것인지 고심하는 과정을 다뤘다"고 소개했다. 이른바 구파일방(九派一幇)으로 대표되는 무협 특유의 정형화된 세계관에서 벗어나 고룡만의 독창적이면서도 색다른 무림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천애명월도는 이미 작중 최강자에 오른 고수 부홍설을 중심으로 그의 여정을 그려나간다. 젊고 외모가 출중한 주인공을 내세우는 여느 작품들과 달리 부홍설은 절름발이에 간질을 앓고 있는 데다 오래전 자신을 위해 희생한 연인에 대한 아픔까지 견디고 있는 인물. 검으로는 따를 자가 없지만 그에 못지않은 약점을 안고 있는 셈이다.

"아픔을 가진 주인공을 내세운 무협 소설이 그리 많지 않아요. 덕분에 소설의 느낌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편이에요. 다행히 부홍설의 옆에는 밝고 화려한 연남비라는 주역이 함께해요. 상반된 면모를 가진 부홍설과 연남비를 통해 소설의 분위기가 조절되죠."

기존 무협이 선과 악의 대립 구조가 비교적 명확하다면 천애명월도는 악역인 공자우에게도 사연을 부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왜 부홍설이 공자우를 쓰러뜨리려 하는지, 공자우는 왜 부홍설을 제압하려 하는지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또한 무협소설 특유의 각종 초식과 무공을 천애명월도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독특하다.

"무공이나 초식의 이름을 외치지 않는 건 고룡 작품의 전반적인 특징이기도 해요. 고수인 부홍설은 어차피 싸움에서 이기는 만큼 굳이 표현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천애명월도는 대신 부홍설이 왜 싸우게 됐는지, 왜 이겨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편이에요."

◆고룡 작품 위해 중국어 배워…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

전정은 번역가는 천애명월도를 쓴 고룡 작가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고룡 작가의 팬으로, 원작의 매력을 그대로 전달받기 위해 중국어에 빠지게 됐다고. 이번 천애명월도가 각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천애명월도를 맡게 된 건 제 꿈을 이룬 것과 마찬가지예요. 어렸을 때부터 고룡 작가의 팬이었거든요. 그분의 소설을 보기 위해 중국어를 배웠어요. 처음 넥슨의 연락을 받았을 때 충격을 받아 온몸이 덜덜 떨렸을 정도였죠. 천애명월도를 통해 번역 인생의 최고점을 찍었다고 봐요.”

'워너비'의 작품을 맡은 만큼 그는 더욱 번역에 심혈을 기울였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절대쌍교' '초류향' 등으로 인기를 얻은 고룡이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무협을 내놓기 위해 한 편의 시를 보는 것 같은 유려한 문장을 구사해서다. 전 번역가는 "가장 신경을 쓴 부분임에도 원작 특유의 운율을 그대로 우리 말로 옮기기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전 번역가는 공개를 앞둔 소설 천애명월도와 더불어 넥슨이 서비스할 동명의 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아낌없이 드러냈다. 특히 무협 게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경공술을 보고 단번에 반했다고.

"천애명월도는 오래전에 쓰인 작품이지만 옛것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드는 작품이에요. 선입견을 갖지 말고 보시면 완전히 색다른 무협의 세계를 느끼실 거예요. 게임 역시 너무 기대를 하고 있어요. 천애명월도를 통해 새로운 무협의 붐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전정은 번역 전문가는 중국 소설이 좋아서 중국어를 배웠고, 좋은 소설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번역을 시작했다. '무림객잔' '천관쌍협' '보보경심' '랑야방' '화천골' '운중가'등의 소설과 대중가요 가사 등을 번역했으며 미출간 무협 소설을 소개·연재하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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