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완패' 다급해진 할릴호지치, 유럽파에 SOS


"월드컵 위한 조각…모두 모을 것"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한국에 완패하며 위기에 몰린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등 유럽파 시찰에 나선다.

일본은 지난 16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컵 3차전에서 한국에 1-4로 참패했다. 수비진이 김신욱(전북 현대)에게 유린당하며 멀티골을 허용했고 이재성(전북)을 막아내는 데도 실패했다. 1979년 6월 16일 서울에서 1-4로 패한 이후 무려 38년만에 4실점 경기라는 치욕을 맛봤다.

당장 후폭풍도 거셌다. 다지마 고조 일본축구협회(JFA) 회장이 "한심한 경기"라고 화를 냈고 일본 축구 전문가들도 그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JFA는 이례적으로 연이틀 마라톤 회의를 통해 한국전을 검증하는 시간까지 가졌다.

사면초가에 놓였던 할릴호지치 감독은 결국 칼을 빼들었다. 그는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8년 일본대표팀 연간 스케쥴 발표 기자회견에 출석해 월드컵을 위해 유럽파를 소집할 뜻을 내비친 것.

그는 "월드컵은 지구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크고 동시에 가장 위험한 대회"라면서 "월드컵에서 나에게 요구되는 기준도 높을 것이다. 대표팀을 위해 필요한 조각들을 전부 모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35명 정도의 대략적인 리스트를 만들 것이다. 그 안에서 23명을 추릴 것이다. 국내파든 해외파든 확실히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대표팀 내의 분위기는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할릴호지치 감독과 베테랑 해외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특히 오랜 기간 일본대표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가가와나 혼다 게이스케(파츄카/멕시코) 등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1월 일본이 브라질, 벨기에 원정에 나설 당시 멤버에서 제외된 가가와는 당시 일본 언론에 "왜 지금 나를 제외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나타낸 적이 있다. 또 이번 한일전 결과를 놓고 혼다 또한 "팀에 구심점이 없다"거나 할릴호지치의 인터뷰를 두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 기자들이 진지하게 이에 대해 기사를 써줬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아직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멕시코 MX리가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일부 일본 언론에선 혼다를 중원의 중심으로 세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가와도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3경기에 나서 3골 1도움을 올리는 등 활약하고 있다. 지난번에 제외된 오카자키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15경기 6골로 힘을 내고 있다. 결국 할릴호지치 감독도 이들의 존재감을 인정한 셈이다.

1-4 대패에 충격을 받은 일본 언론만큼 할릴호지치 감독도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 기자회견서 "집에 돌아가 거실에 앉아있었다. 경기에 대해 계속 생각하다보니 잠을 잘 수 없었다"면서 "지도자가 된 이후 홈에서 4골을 내주고 이렇게 점수차가 벌려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싸울 수 있는, 팀을 위해 열심히 뛰는 팀을 꾸리고 싶다"면서 "일본 국민이 팀에 대해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일전의 여진이 할릴호지치의 태도까지 바꿔놓았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