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연] 핵에는 핵? 한국당, 냉철함 필요할 때


[아이뉴스24 정지연기자] "전술핵 재배치 주장으로 보수층 결집 효과를 좀 본 것 같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중진의원의 말이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단순명쾌한 주장은 일견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유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11일부터 5일간 성인 2천542명을 상대로 조사해 18일 발표한 9월2주차 주간 집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3주째 지지율이 오르며 18.6%P대로 상승했다. 또 충청권·TK·PK, 60이상·50대, 중도보수층과 진보층 등 대부분의 지역·계층에서 결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북한 핵처럼 복잡한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15일 대구·경북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해달라고 미국에 요구해보고 안되면 핵개발을 하자"며 "NPT(핵확산금지조약) 10조1항에 보면 국가의 자위적 조치로 탈퇴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우리도 탈퇴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대표의 주장을 실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에 반대한다. 지난 15일, 자유한국당은 6명의 의원을 방미특사단으로 보내 전술핵 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아태 소위원장은 "북핵의 가장 큰 문제는 확산"이라며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이 북핵을 억지하는 데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국을 설득할 논리를 한국당이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은 1992년에 남북이 합의한 '비핵화 공동선언'을 사문화한다. 이는 북한의 핵 포기를 요구할 국제법적 근거가 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한반도 남과 북에 핵이 들어선 이상 비핵화는 완전히 물 건너가게 되는 것이다

자체 핵무장은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핵개발을 위해 NPT를 탈퇴하는 순간, 우리는 북한이 감당해왔던 국제사회의 제재에 당면하게 된다. 해외 수출로 성장한 한국경제가 국제적 고립을 감내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안보가 아무리 중요하지만 경제를 도외시하는 무리수는 위험해 보인다.

외교적 문제도 불러올 수 있다. 전술핵 재배치는 비핵화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정책으로 한반도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내걸고 북의 비핵화를 압박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한국내 전술핵 재반입은 새로운 냉전구도의 시작이자 군비증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이 안보 위기를 체감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러나 대중의 불안감을 단순 해법 제시로 해소하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로드맵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강공책만 주창하는 일은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정지연기자 bereal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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