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구글 나오려면 경영권 방어 수단 허용돼야"

바른사회시민회의, 플랫폼사업자의 기업지배구조 변화 토론회 개최


[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플랫폼 기업들이 도약하려면 장기적 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 허용돼야 한다."

황인학 전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서울 서대문 바른사회시민회의에서 열린 '4차산업시대 플랫폼사업자의 기업지배구조 변화'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황 전 연구위원은 구글, 페이스북 등 IT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건 차등 의결권과 같은 경영권 안정 수단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차등의결권은 여러 종류의 주식을 발행하고 각 종류마다 1주당 의결권수를 다르게 부여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상법은 1주 1의결권 원칙을 갖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차등의결권 주식의 발행 및 활용이 허용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도 차등의결권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구글의 주식 소유구조는 보통주인 A주, A주의 10배인 의결권을 부여한 B주, 의결권이 없는 C주로 나뉜다. 경영권 보호 목적인 B주는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지만 B주를 매각하면 A주로 전환되며, C주는 신주 발행에 따른 경영권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황 전 연구위원은 "창업자인 래리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주식을 합하면 10%대에 불과하지만 의결권은 50%넘게 행사할 수 있다"며 "물론 이 같은 방식이 기관투자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페이지와 브린은 장기 성장에 주력하려면 의결권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알리바바도 차등의결권 필요성 때문에 미국에서 상장을 했다"며 "창업자인 마윈도 10%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장할 때 차등 의결권 주식을 활용해 이사회 선출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전 연구위원은 국내 포털 1위 네이버의 이해진 창업주가 리더십을 발휘하기엔 지배구조가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지분 교환을 한 것도 서로를 '백기사'로 활용해 경영권 안정을 기하려는 거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 전 연구위원은 "네이버는 최대주주가 지분 10% 국민연금, 외국인 투자자가 60%대인데, 이해진 창업주는 4%대에 불과하다"며 "지배구조의 취약성이 성장동력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에 네이버가 미래에셋의 7.11% 자사주를, 미래에셋이 네이버의 자사주 1.71%를 매입하며 지분을 교환했다"며 "그 배경에는 경영권 안정을 기하려는 의도, 자사주 활용 규제 동향에 대한 대비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석훈 김앤장법률사무소 위원도 "혁신을 위해서는 단기 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단기투자자나 적대적 기업인수자로부터 회사의 장기적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지배주주나 일반 주주들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보유하는 차등의결권은 기업의 혁신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선 차등의결권 도입은 필요하지만 주주 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생기업이나 상장하는 기업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해야 하지만 바로 시행하면 기존 주주에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이를 신생기업이나 상장하는 기업으로 제한하는 안을 논의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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