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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이상과 현실 사이…남북 단일팀
대의는 공감하지만 수준 차이 존재, 선수들 땀의 가치 훼손 가능성
2017년 07월 01일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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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8개월 앞둔 시점에서 남북 단일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문재인(64) 대통령이 지난 24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평창 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 스포츠 교류를 통한 남북 평화 정착과 인류 화합, 세계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 가치 실현의 기여라는 대의를 앞세웠다.

한국은 지난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의 단일팀 경험이 있다. 탁구는 단체전 우승을 차지해 큰 감독을 안겼다. 영화 '코리아'를 통해서도 감동이 두 배가 됐다. 축구는 8강까지 오르는 실력을 보여줬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발 빠르게 가능성을 놓고 움직이고 있다. 도종환 장관도 단일팀 및 북한의 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일찌감치 북한의 참가와 불참에 대비한 시나리오도 준비했다.

과연 남북 단일팀은 성사 가능할까. 감성, 이성으로 나눠 보면 상당한 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감성-'단일팀', '남북 동시 입장' 등 장면 자체는 감동적

우선 문 대통령이 외친 남북 교류와 세계 평화 등 무형의 메시지는 충분히 전파할 수 있다. 단일 민족이 전쟁으로 인해 분단된 상태에서 올림픽을 통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큰 감동이다. 이미 북한이 핵 개발 등 전 세계에 부정적인 이슈로 각인이 된 상황에서 유화적인 태도 전환을 통한 이미지 쇄신에도 적당이다.

문 대통령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1991년 당시를 기억하며 "영광을 다시 보고 싶다"고 한 것도 그렇다. 당시 단일팀을 응원하는 응원단은 '한반도기'를 들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노래를 불러 세계에 감동을 안겼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단일팀을 기반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1999년 남북통일 농구대회가 서울, 평양에서 번갈아 열렸고 2000년 호주 시드니 하계올림픽에서는 사상 첫 남북 동시 입장이라는 일대 사건을 만들었다. 2004 그리스 아테네 하계, 2006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 2007 중국 창춘 동계 아시안게임까지 남북 동시 입장은 이어졌다.

긴장감이 큰 한반도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단일팀이 물꼬를 터 다른 종목의 교류가 잦아지는 것과 동시에 문화, 학계 등 다른 분야의 참가를 충분히 끌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가장 정치색이 옅고 이념, 종교, 사상의 벽이 없는 스포츠가 충분한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벽은 상당하다. 우선 대회의 성격으로 따져보면 동계 올림픽은 동시 입장은 가능해도 단일팀은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피겨스케이팅의 경우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을 통해 출전권이 배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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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남북 동계 종목 실력 차 존재…선의의 피해자도 생긴다

한국은 지난 4월 최다빈(17, 수리고)이 핀란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10위를 차지해 2장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1·2위 선수의 소속 국가가 3장씩 받고 3~10위는 2장씩 받는다. 그나마 오랜 투자를 통해 '김연아 키즈'들이 성장하며 2장을 확보했다. 이를 북한과 단일팀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나눠 갖는 것은 맞지 않는다.

최근 단일팀 가능성에 급물살을 탄 여자 아이스하키도 마찬가지, 23명이 출전하는 아이스하키는 사실상 후보 골리 2명 제외하면 모든 선수가 경기 내내 바꿔가며 나서야 한다. 한국은 개최국 자동출전권을 얻었지만, 참가국 중에서는 약체다. 선수들은 소속팀이 없이 개인 일을 하면서 대표팀을 살려왔다. 사실상 없던 대표팀을 창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단일팀을 구성한다면 사실상 동수로 맞춰야 한다. 북한 아이스하키 실력은 한국보다 낮다. 지난 4월 강릉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 대회에서 한국은 3부리그로 승격했지만, 북한은 4부리그에 있다.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전지훈련 등 올림픽 준비까지의 세부 과정도 틀어지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실임진경, 박은정, 랜디 그리핀 등 실력 향상을 위해 영입한 3명의 귀화 선수도 있다. 이들과 함께 뛴 다수의 동료가 단일팀 구성이라는 이유로 눈물을 흘려야 한다. 도종환 장관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엔트리 구성에 대해 협의를 하겠다고 했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별 엔트리 구성을 위해서는 다른 참가국의 동의도 필요하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솔직히 이 문제는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정치적으로 밀어붙인다고 해결이 될 사안이 아니다. 스포츠의 순수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하키의 경우도 종목 특성이 있다"며 "대신 북한 응원단 참가 등 다른 방식으로 관심을 높이는 것이 더 괜찮은 방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 스스로도 출전권을 딴 종목이 거의 없다. 북한은 하계와 달리 동계 스포츠가 약하다. 피겨 페어 종목의 렴대옥-김주식 조가 오는 9월 독일에서 예정된 네벨혼 트로피에서 남은 4장의 올림픽 쿼터를 확보해야 한다. 일단 지난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기 때문에 자력 쿼터 확보 가능성은 충분하다.

IOC의 특별승인에 따른 북한 선수들의 참가 가능성은 존재한다. IOC가 올림픽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특별한 의미가 있는 종목 선수라면 수준 차이가 있어도 특별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다. 물론 이 역시 다른 스포츠 약소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



현실적-개별 종목, 경평 축구의 진지한 부활이 더 나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 체육계의 대부 장웅(79) IOC 위원도 "실질적으로 가능한 것을 말해야 한다. 나는 어렵다고 본다. 의지와 실행은 다르다"며 협상 시간 부족 등을 예로 들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바흐 IOC 위원장이 29일 세계태권도선수권 폐막식을 참석하기 위해 무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IOC 차원에서 이미 북한올림픽위원회(NOC)에 평창올림픽 참가를 권유하고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종목별 와일드카드 제도를 활용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발언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동시 입장의 요건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남북 단일팀 보다는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남북 동시 입장을 다시 한번 시도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장웅 위원장에게 요청한 경평(京平) 축구 재개나 다른 단일 대회의 단일팀 구성이 훨씬 수월하게 풀릴 수 있다.

특히 축구는 가장 대중적이고 접근도 쉽다. 북한 대표팀은 현재 2019 아시안컵 출전을 위한 예선을 치르고 있다. 프로는 아니지만 4·25 축구단의 경우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보다 수준이 낮은 AFC컵에 출전해 인터존 준결승에 진출했다.

4·25 축구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ACL 출전이다. 향후 ACL PO를 통해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면 K리그 팀과의 조별리그는 불가피하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서울을 연고로 하는 FC서울이 평양 연고의 4·25와 홈 앤드 어웨이로 경평 축구를 치르는 그림도그리 나쁘지 않다.

특히 문 대통령이 2030 월드컵을 중국, 일본 외에 북한과의 공동 유치 의지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정당성 부여에도 더 적격이다.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도 남북 축구 교류에 대해서는 항상 관심이 있다. 월드컵 유치전에 나서기 전 경평 축구가 부활한다면 큰 효과를 볼 것이다"고 했다.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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