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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몬, 첫1위+줌통령…'보약 같은 친구'로 얻은 선물(인터뷰)


"노래교실 주부들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인기 확인"

[이미영기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잘 나가는' 앨범이고, 노래교실 주부들이 '찾는' 음악이다. 한 트로트 차트에서는 5달째 1위를 달리고 있고, 노래교실 강사들이 주는 '10대 가수상'과 '인기가수 대상'도 수상했다.

강변가요제 출신에서 트로트 가수로, 28년째 꾸준히 노래하고 있는 가수 진시몬에게 '쨍하고 해뜰 날'이 찾아왔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약 같은 친구'로 생애 첫 1위라는 성적을 기록했고, '줌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트로트계에선 아이돌 부럽지 않은 스타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보약 같은 친구'의 1위는 제 가수 인생에서도 진기한 기록이예요. 성인 가요 앨범이 하루에 7장씩 나와요. 연말에 가서는 알려지는 곡이 없어요. 경쟁률이 심한 곳이죠. 그 중에 1등도 하고, 28년 만에 트로피도 처음 받아봤어요. 트로피를 건네받는데 울컥 하더라구요. '진짜 인정을 받는구나' 싶었죠."

진시몬은 1989년 '강변가요제'에서 입상하며 데뷔했다. 아직도 예선번호1507번을 기억하고 있다. 1510명의 지원자 중 12명 안에 들었고 가수로서의 길이 열렸다. '마지막 승부' 김민교, '그냥 걸었어' 임종환, '귀로' 박선주 등이 강변가요제 동기들이다. 음악이 좋았던 제주 청년은, 강변가요제를 디딤돌 삼아 본격 음악 인생을 열었다.

대중 가요를 부르던 그가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데는 선배 김범룡의 조언이 컸다. 평소 트로트 음악에 대한 관심도 많았기 때문에 심리적 장벽은 없었다.

"김범룡 선배가 제 목소리를 듣고 '너는 세미 트로트가 어울리겠다'고 해서 성인가요를 시작하게 됐어요. 거부감은 없었죠.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는데, 그런 애환 담긴 가사들이 트로트에 많이 있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즐겨 불렀죠. 김수희 씨가 부르는 세미 트로트 장르를 좋아했어요. 제 음색과 잘 맞는다고도 생각했죠.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슬럼프는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이 길을 떠난 적은 없다. 소속사가 없어 공중에 떴을 때도 있었고, 직접 방송국을 찾아 CD를 돌린 적도 있었다. 어쩌다 가수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꾸준히 음악을 했다. 돌이켜보면 참 착실했던 28년이라고 했다. '낯설은 아쉬움', '바다를 사랑한 소년', '애수', '둠바둠바' ,'애원', '도라도라', '내여자', '아슬아슬', '어머니'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진시몬은 수많은 곡을 직접 썼다. 그는 "노래에 영혼이 있어야 한다. 가사는 솔직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다. '히트 해야해'라고 억지로 노리는 것보다 솔직하게 내 이야기를 썼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준다"고 말했다.

'보약 같은 친구'도 그런 노래였다.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그는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은 보약같은 친구들이에요"라는 청취자의 말에 영감을 받아 구상해 만들었다. 정감 가는 가사와 구수한 멜로디가 어우러졌다.

진시몬은 사실 이렇게 초대박 히트곡이 될 줄은 몰랐다고. 다른 가수에게 거절 당했고, 지금의 소속사 대표도 말렸다. 진시몬은 "노래가 발표되고 난 뒤 고속도로 휴게소에 계시는 총판 관계자에게 전화가 왔다. 그 때 감이 왔다"고 웃었다. 노래교실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보약 같은 친구'의 반응이 서서히 올라올 즈음, 또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성대 결절로 활동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던 진시몬은 노래의 인기에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이 노래를 준비할 때 성대결절이 와있는 상태였어요. 올해 1월에 성대 수술을 했어요. 두 달 동안 노래를 못하고 3월에 '보약 같은 친구'로 첫방송을 했죠. 목을 조심해야 하는 시기였지만, 팬들을 찾아다녔죠."

"사실 예전에 가장 핸디캡은 어르신이었어요. '별밤'에 가면 젊은 친구들만 박수를 치고 어르신들은 '쟤가 누구야?'라고 했는데 이제는 어르신들 있는데 가면 난리가 나요(웃음). 딸들이 와서 '우리 어머니가 팬인데 노래가 너무 좋아한다'고 해요. 노래의 힘을 느껴요."

진시몬은 벌써 다음 곡도 준비해놨다. 휴대폰을 꺼내 신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번엔 트로트가 아닌 다른 장르의 곡이다. 그는 "'보약 같은 친구'가 지금 반응이 좋아 언제 이 노래를 발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행복한 고민이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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