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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욱, 생각 너무 많다"…'명세터 출신' 최태웅의 아쉬움


한국전력만 만나면 작아지는 현대캐피탈 '답답하네'

[류한준기자] "왜 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게는 올 시즌 제대로 된 '천적'이 생겼다. 지난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한국전력을 상대로 모두 패한 것이다.

한국전력과 치른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역전패를 당해 더 아프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3라운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컸다. 1세트를 먼저 내줬으나 2, 3세트를 연달아 따냈다.

4세트에서 20-23으로 끌려갔지만 분위기를 가져오고 3-1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문성민이 3연속 서브에이스를 기록해 23-23을 만들었다.

한국전력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현대캐피탈은 기회를 놓쳤다. 범실이 연달아 나와 한국전력이 25-23으로 4세트를 가져가며 마지막 5세트로 들어갔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힘이 더 빠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에게 무릎을 꿇었다. 5세트도 마지막까지 접전을 이어갔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후 특정 선수 이름을 꼭찝어 얘기했다. 최 감독은 "세터 노재욱이 이상하게도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제자리를 못잡는 것 같다"며 "특히 5세트를 풀어가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한국남자배구 명세터 계보를 이었다.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 감독,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의 뒤를 잇는 세터로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이름을 날렸다.

김 전 감독과 신 감독은 평소에도 소속팀 세터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 감독은 달랐다. 지도자로 '제2의 배구인생'을 시작한 뒤 소속팀 세터 노재욱과 이승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하지만 8일에는 달랐다.

그는 "(노)재욱이는 한국전력만 만나면 멘탈이 흔들린다"고 꼬집었다. 최 감독은 구체적인 상황도 밝혔다. 그는 "재욱이가 생각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면서 "단순하게 가도 될 상황에서 복잡하게 경기를 풀더라. 더 잘하려고 했다. 자꾸 뭘 하려고 했다. 상대 블로킹이 낮은 쪽을 활용해야하는데, 5세트가 그랬다"고 답답해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또 다른 세터 이승원을 노재욱 대신 코트에 투입했지만 그 카드도 효과가 별로 없었다. 최 감독은 "(이)승원이도 오늘(8일) 경기만 따진다면 썩 좋은 활약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최 감독의 의도는 분명하다. 실수를 감싸고 선수를 이해하려고는 하지만 때로는 자극이 필요한 법이다. 최 감독은 "재욱이나 (이)승원이가 한국전력전 경기 내용으로 자신감을 잃을 수 있어 걱정도 된다"면서도 "재욱이가 이런 상황과 고비를 잘 넘겨야 더 좋은 세터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승장이 된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도 소속팀 세터 강민웅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강)민웅이가 전광인을 좀 더 활용했으면 했다"며 "4세트에서 (전)광인이 쪽으로 토스를 보냈으면 더 좋았을 상황에 후위 공격을 선택했다. 결과론이겠지만 그 선택은 결국 좋지 않았다"고 했다. 신 감독은 "속공도 좀 더 활용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승패 결과를 떠나 경기 운영면에서 민웅이가 앞으로 좀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명세터 출신 두 감독의 세터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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