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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패밀리 몰링族' 겨냥한 롯데 은평몰 가보니


내년 신세계와 서울 서북상권 경쟁 앞두고 '체험형 매장'으로 차별화

[장유미기자] "이 지역에 마땅한 쇼핑 시설이 없어서 늘 차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이제는 걸어서 마음껏 쇼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요. 특히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시설도 있어서 가족들과 함께 쇼핑하기에 더없이 좋을 것 같아요."

8일 오전 11시 30분. 이날 오픈한 롯데몰 은평에서 만난 김유진(38·고객) 씨는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쇼핑을 하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씨 외에도 롯데몰 은평 내부에는 오픈 첫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 탓에 각 매장마다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롯데몰 은평은 롯데가 서울 서북권 상권을 겨냥해 신개념 몰링(Malling) 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만든 곳으로, 이 지역에서 선보이는 최초의 쇼핑몰이다. 그동안 서울 은평구를 중심으로 한 서북권 상권에는 마땅한 쇼핑 편의시설이 부족해 지역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어왔다.

롯데자산개발 정준섭 롯데몰 은평점장은 "은평구는 은평 뉴타운이 생긴 후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데다 거주 인구가 50만여명이 넘는 서울시내 6번째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인근에 NC백화점, 이마트 은평점 정도의 쇼핑편의시설만 갖춰져 있었다"며 "앞으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지역밀착형 복합쇼핑몰을 콘셉트로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서북상권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몰 은평은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일대 부지면적 3만3천여㎡(9천980여평), 연면적 약 16만㎡(4만8천400여평) 규모로 들어섰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연결돼 있으며 지하 2층부터 지상 9층까지 쇼핑몰, 마트, 시네마, 키즈파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차 시설도 지상 5층부터 9층까지 약 1천500여대 규모로 조성돼 고객들의 이용 편의를 높였다.

이날 둘러본 쇼핑몰 내부에는 그동안 롯데몰에서 보지 못한 매장들이 다양하게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몰링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체험형 시설을 대거 입점시켜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곳에는 영업면적 기준으로 약 26%가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로 구성됐고 '식음료'가 약 20%를 차지하는 등 절반에 가까운 공간이 먹고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매장으로 이뤄져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곳은 지상 3~4층에 위치한 '롯데월드 키즈파크'와 9층에 있는 스포테인먼트 공간 '아이러브스포츠' 였다. 특히 롯데월드 키즈파크는 서울 서북권 지역 중 유일한 실내 테마파크로,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시설이 마련돼 있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곳은 오는 22일 오픈할 예정이지만 이날 오픈 기념으로 오전에만 고객들이 둘러볼 수 있도록 매장을 무료로 개방했다.

정 점장은 "롯데월드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어드벤처 시설 사업을 이곳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며 "이곳에서 테스트를 해 본 후 사업에 성과를 내게 되면 앞으로 지방에서 오픈하는 롯데몰에 다른 테마를 적용해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롯데월드 키즈파크에만 200억원 이상의 투자비가 들었으며 이는 뽀로로파크 등 다른 키즈파크보다 4배 정도 더 투자한 것"이라며 "하루 1천명, 연간 45만여명이 이곳을 입장해야 수익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9층에 위치한 '아이러브스포츠'에는 옥외공간에 국가대표 출신의 스포츠 스타들이 직접 운영하는 키즈 스포츠 시설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었다. 이곳에는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송종국 대표가 운영하는 '송종국 축구교실'과 '레전드베이스볼(스크린 야구장)'과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진대호 대표의 '키즈 스플래쉬(어린이 수영장)', '키즈 스타일러(예체능 아카데미)', 어린이용 페달카트를 갖춘 '키즈 스피드'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정 점장은 "이 외에도 2층에 체험형 장난감 전문매장 '토이저러스'와 3층에 '롯데리아 멀티카페'가 마련돼 있어 가족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심혈을 기울여 에코 인테리어로 조성한 4층 '그린홀'과 5층 '테라스가든·놀멘서가(만화카페)', 9층 '옥외 대형 풋살구장·스포츠 가든' 등도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쇼핑몰 곳곳에 있는 체험형 시설들의 가격은 예상보다 높아 고객들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롯데월드 키즈파크의 이용 가격은 3시간 기준으로 36개월 이상 어린이가 2만5천원, 어른은 시설 이용을 하지 않음에도 입장료만 1만5천원이었다. 여기에 3시간이 넘을 경우 추가 요금까지 붙었다. 9층에 있는 레전드베이스볼 역시 홈런더비 한 게임(20개)당 5천원, 배틀게임 3이닝(30분)당 2만5천원, 10분 초과시 추가요금 5천원 등으로 가격이 구성돼 있었다.

익명의 한 방문객은 "이곳에서 쇼핑 외에 다른 체험형 시설을 이용하려고 하면 가격이 너무 높아 아이들과 함께 자주 오기에는 부담될 것 같다"며 "몰 내부 동선도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매장이나 시설을 찾기가 어렵고 안내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4층에 헬스&뷰티 공간인 'H&B 라이프'도 마련돼 인근 지역 주부 고객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H&B 라이프에는 필라테스, 휘트니스를 즐길 수 있는 '밀론&스마트짐'을 포함해 '파리스 힐링 다이어트', '세레니끄 스파' 등이 입점해 있었다.

인근 지역에 사는 강희정(34) 씨는 "주변에서 볼 수 없었던 맛집을 비롯해 아이와 함께 꼭 방문하고 싶은 키즈파크가 인상 깊었다"며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이곳에서 필라테스도 즐기고 에스테틱숍도 이용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몰 은평은 인근 지역의 쇼핑 편의시설이 많지 않다는 점을 반영해 패션 등 리테일 브랜드도 다양하게 입점시켰다. 이곳에 입점된 201개 브랜드 중 126개가 리테일 브랜드로 구성돼 있으며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스파오', '에이랜드' 등 트렌드 편집숍을 각 층마다 핵심 위치에 집중시켰다. 또 '바인드(패션 편집숍)', '트위(영캐주얼)', '지유샵(데님)', '나인(컨템포러리)' 등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비롯해 슈즈 편집숍과 유명 스포츠·골프 브랜드들도 대거 입점시켜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 점장은 "패션뿐만 아니라 이곳 주민들이 좋아할 만한 맛집들도 많이 들여와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4층에는 단일층으로 영업면적이 서울 시내에서 가장 큰 식당가가 들어서 있으며 기존 몰과 비교해 10% 이상 더 많은 56개의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둘러본 4층 식당가에는 은평 맛집을 포함한 35개 핫플레이스 식당이 나란히 위치해 있었다. 영업면적 5천100㎡(1천540여평) 규모인 이곳은 '노량진 시장' 등 세계 각지의 유명 수산시장을 모티브로 한 씨푸드 뷔페 '바이킹스마켓 해도식당'을 비롯해 홍대 6개 맛집과 게임장이 어우러진 '홍스트리트', 전주비빔밥 전문점 '전주중앙회관', '북촌손만두', '오뎅식당', '아그라', '피에프창' 등 다양한 맛집이 입점돼 있었다.

또 4층 반대편에는 세계 각지의 디저트 메뉴로 특화한 디저트 편집숍 '디저트고'도 마련돼 있어 '스트릿츄러스', '대만 락 카스테라', '백미당(소프트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간식 거리를 즐길 수 있었다.

더불어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에는 9개 특화매장으로 구성된 롯데마트 은평점도 자리 잡고 있어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곳은 총 3개층에 약 9천385㎡(약 2천844평) 규모로 친환경 전문매장인 '해빗'을 비롯해 조리도구 전문점 '룸X홈 키친', 유아동 전문점 '로로떼떼' 등이 들어서 있었다.

특히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최초로 이곳에 20~40대를 주요 타깃으로 한 언더웨어 전문매장인 '보나 핏'을 처음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의 브라와 팬티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롯데마트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국내 전 지역 고객들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 롯데마트는 은평 뉴타운을 포함한 인근의 삼송지구, 지축지구, 원흥지구 등 신규 개발지구로 유입되는 고객을 계속 겨냥해 이곳에서 연매출 1천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롯데마트 김영구 은평점장은 "인근에 이마트 은평점이 위치해 있지만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쇼핑을 하려는 경향이 강해 상권이 겹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내년 상반기에 스타필드 고양 삼송 등 대규모 쇼핑몰이 추가 입점할 예정이어서 이 지역에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고객 로열티 확보를 통해 추가적인 경쟁사 입점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준섭 롯데몰 은평점장은 "앞으로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은평뉴타운과 함께 은평지역과 어우러진 지역밀착형 복합쇼핑몰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곳을 지역주민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오픈 초기년도에 매출 2천5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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