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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신세계 사장, 한국판 '세포라' 만든다


신세계百,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공개…화장품 '남매경쟁'

[장유미기자]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

그동안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에 관심을 쏟던 정 사장은 이번에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를 선보이고 이를 한국판 '세포라'처럼 키워 백화점 화장품 시장 판도를 바꾼다는 각오다. 세포라는 LVMH그룹이 운영하는 세계적인 코스메틱 전문 편집숍이다.

8일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중 대구점 개점과 함께 뷰티 멀티숍 '시코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이 뷰티 편집숍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코르는 180여평(595㎡)의 대규모 공간에 상주 직원만 30여명에 달하며 신세계 단독 브랜드 20여개를 포함해 180여개의 전 세계 뷰티 브랜드를 총망라했다. 이로 인해 신세계 대구점은 시코르를 포함, 220여개 브랜드의 업계 최다 구색을 갖춘 뷰티 전문관을 보유하게 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시코르를 통해 화장품 소비자들은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해외 유명 브랜드를 직구가 아닌 백화점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이곳이 화장품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코르는 기존 백화점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는 물론, SNS를 뜨겁게 달구는 홈쇼핑과 온라인 인기 브랜드까지 최신 트렌드의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젊은층을 겨냥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음껏 화장품을 발라볼 수 있는 테스트 공간 '셀프바'를 선보여 메이크업포에버, 바비브라운, 맥 등 비슷한 듯 하지만 브랜드별로 미세하게 다른 다양한 컬러를 한꺼번에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이곳은 화려한 조명과 거울, 높은 의자 등을 갖춰 마치 전문 메이크업스튜디오에서 제품을 써보는 듯한 즐거움까지 더했다.

시코르는 스킨케어와 헤어케어 상담 데스크를 별도로 운영하며 메이크업 브랜드 '립스틱퀸, '바이테리', '스미스&컬트'와 민감성 피부 전문 케어 브랜드 '퍼스트에이드뷰티', 호주 대표 천연화장품 '그로운 알케미스트', 남성 화장품 'V76' 등 국내 화장품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유명 화장품들을 단독으로 들여왔다. 여기에 남성만을 위한 전문 화장품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 이은영 시코르 팀장은 "시코르는 화장품에도 불고 있는 가치소비 트렌드를 겨냥해 럭셔리 브랜드의 색조 화장품부터 온라인에서 유명한 스킨, 로션까지 한 곳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화장품 원스톱 쇼핑 공간"이라며 "제품군별 셀프바를 갖춰 비교 검색에 능한 스마트 소비자들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전문 아티스트로부터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차별화 체험 매장"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경쟁 나선 정용진 VS 정유경…경영능력 과시?

현재 이마트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과 백화점·면세점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유경 총괄사장은 각자 다른 행보를 보이며 경영능력 검증에 힘을 쏟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 4월 각자가 가진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장내 매매를 통해 전량 교환하고 '정용진=이마트', '정유경=신세계'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종전 7.32%에서 현재 9.83%로 증가했고, 정 사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기존 2.51%에서 현재 9.83%로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의 지분이 많아 후계구도가 명확해졌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실제로 이마트와 신세계는 이명희 회장이 대주주로, 각각 18.2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나이가 올해 만 73세로 후계 작업에 조금씩 속도를 내는 모양새"라며 "후계구도가 완료되지 않아 여러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선 남매간 계열분리쪽으로 무게 중심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면에 나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오빠 정 부회장과 달리 정 총괄사장은 대외 활동을 극히 자제해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의 통합 경영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정 총괄사장이 패션·화장품·면세 등 맡은 사업에서 묵묵히 전략을 이행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이처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모두 각자 경영능력 평가를 받기 위해 자신이 맡은 사업에 주력하면서도 최근 화장품 시장에서 나란히 경쟁하는 모양새"라며 "정 부회장이 이마트를 통해 센텐스를 선보인 것이 그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프리미엄 화장품 편집숍 '라페르바', 이마트의 화장품 편집숍 '슈가컵', 이마트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 등을 앞세워 고객 집객의 열쇠가 되고 있는 화장품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에스티로더, 샤넬, 디올 등의 색조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1위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업체 인터코스와 지분율 50 대 50으로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세우기도 했으며 올해 5월 경기도 오산에 화장품 제조공장과 연구개발 센터를 착공한 바 있다.

현재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를 통해 '센텐스'와 '노브랜드', '슈가컵' 등을 선보이고 있다. '센텐스'는 개발자제조생산(ODM)업체인 한국콜마, 코스맥스와 2년간의 공동개발을 통해 선보인 것으로, 대형마트 업계에선 최초다. 또 지난 9월에는 '노브랜드' 브랜드를 통해 스킨케어·선케어 등 총 12가지 상품 라인을 선보였고 스타필드하남에는 화장품 편집숍 '슈가컵'을 열었다.

정유경 부회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PB 브랜드 '비디비치'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손잡고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해 화장품 ODM·OEM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또 화장품 편집숍인 '라페르바'도 이곳에서 전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 2014년에는 스웨덴 향수브랜드 '바이레도',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 등을 인수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이 회장이 지분 증여를 계속 늦추고 있는 이유가 남매에 대한 경영 능력이 덜 끝났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화장품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이들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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