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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말레이시아서 트랙2 차원 비공식 접촉


정부 "美 정책과 무관", 전문가 "우리도 정책 플랜B 준비해야"

[채송무기자] 북한에 대한 대북 제재 공조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이 반관반미 성격의 비공식 대화를 열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전직 관리 및 민간 전문가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 토니 남궁 전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한국학연구소 부소장과 북한 한성렬 외무성 부상,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 현직 관리 5명이 지난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난 것이다.

미국은 정부 측 인사가 아닌 민간 전문가들이 진행한 대화이지만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대북 초강경 제재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11월 8일 미국 대선 이후 차기 정부가 대북 정책의 방향을 바꾸려 하는 전초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회동에서 핵과 미사일 관련 논의가 이뤄지기 전 평화협정과 평화 프로세스를 원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새로 들어설 미 행정부에 전하는 북한의 메시지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북미 접촉에 참석한 미측 인사들이 오래 전에 미국 정부를 떠난 사람들이고 미 정부의 현 대북 정책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대북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문제제기는 계속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은 미국의 차기 정부를 상대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고, 미국은 미국대로 오바마 정부가 끝난 뒤 북핵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모색을 하는 차원에서 만났다"고 견해를 밝혔다.

정 전 장관은 "94년 북핵 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서도 미국 정부는 민간 차원에서 간 것이라고 했지만 당시 그가 가서 남북정상회담을 합의해서 돌아왔다"며 "이번에 미국에서 이 사람들이 움직였다는 것은 간단히 볼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대북제재는 중국과 러시아가 빠져나가 기운이 빠지고 있고, 5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도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쿠알라룸푸르에서 북미 접촉을 계기로 미국 차기 정부는 대화와 협상 방식으로 문제를 풀 가능성이 높다는 데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플랜B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접촉이 미국 정부와 북한과의 공식 대화를 위한 전초전이라는 분석"이라며 "유독 우리 정부만 대화의 의미를 폄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북한 정권의 붕괴, 선제타격론, 한반도 전술핵 배치 등 지금과 같은 강경 일변도 주장으로는 우리가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결과를 보고 우리 정부의 외교, 국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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