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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3Q 실적 '훨훨'…터널 탈출


기준금리 인하에도 실적 방어 돋보여

[김다운기자] 올해 3분기 주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하락과 구조조정 이슈에 따른 악재가 마무리되며 바닥권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각각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신한지주는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 1천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늘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올 3분기 순이익은 7천79억원으로 4.26% 늘었다.

KB금융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이 1조6천89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도 5천6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2% 늘어났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 19일 호실적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순이익은 1조 1천59억원으로 전년보다 31.6% 증가했다.

3분기 누적으로도 모두 지난해 연간 순이익에 육발할 정도로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실적 평균도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그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조선·해운 구조조정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건전성도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이번 실적으로 먹구름은 벗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은행 수익성의 대표적인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올 6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선방하면서 탄탄하게 유지됐다.

우리은행은 3분기 NIM이 전분기보다 2bp 상승한 1.87%를 기록했고, KB국민은행은 전분기와 같은 1.58%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의 NIM도 1.49%로 1bp 하락에 그쳤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의 NIM 하락폭이 크지 않은 것은 주로 저원가성 핵심예금 비중 상승의 수신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 조달 비용 하락, 고정금리대출 비중 증가로 축소된 금리 민감도, 가계부채 관리 대책 관련한 은행들의 적극적인 스프레드(조달과 대출금리 차이) 확대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은행의 이익은 오히려 개선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낮은 금리로 인해 연체율이 사상 최저치를 향해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손율 안정화 기조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별실적 내용도 '굿'…전망 밝아

오는 4분기에도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은 이번 3분기를 계기로 실적이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은 전분기에 이어 경상적인 순이익 수준이 약 5천억원을 상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KB금융의 올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보다 277.5%, 전분기보다 132.2% 증가한 1조3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주식교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이 1조1천억원 반영되는 덕분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더불어 NIM 상승과 대출성장 지속에 따라 이자이익 증가추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부진하던 시기에도 높은 실적 안전성을 보였던 신한지주는 이번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동안 비은행 자회사 대비 주춤했던 은행 부문의 이익 개선이 돋보인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가 최근 외형성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외형성장을 통해 영업규모가 확대돼 이익창출능력이 높아졌다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신한지주의 최대 장점이 높은 건전성이었다면, 지금은 높은 성장을 통해 이자부분 이익창출능력이 크게 높아진 것이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신한은행 원화대출금은 3.1%나 증가해 은행 중 대출성장률이 가장 높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소호(SOHO·소규모 사업자) 위주의 타행과 달리 신한은행은 순수 중기대출의 성장률이 훨씬 높았고, 가계대출도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일반자금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민영화 작업에 속도가 붙은 우리은행도 실적개선으로 다른 은행 대비 저평가 받았던 모습에서 탈피하고 있다.

박진영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은행은 대손비용 축소에서 촉발된 실적 개선으로 경상적 이익이 레벨업되는 과정에 있다"며 "양호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어 민영화 성공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고 기대했다.

오는 11월 중에는 11일 민영화 최종단계인 입찰 마감, 14일 낙찰자 선정을 거쳐 28일 매각이 종결될 예정이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민영화가 성공한다면 중장기 관점에서 더 나은 지배구조 보유한 민간은행으로서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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