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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와이프' 유지태, 의도한 연기-예상 못한 쓰랑꾼(인터뷰①)


"전도연 향한 사랑? 집착?…그 때 그 때 다르게 연기"

[이미영기자] '굿와이프' 속 유지태는 이율배반적인 캐릭터다. 아내 전도연을 뜨겁게 사랑하는 것 같긴 한데, 의뭉스러운 구석이 있다. 합리적이고 냉철한 인물 같은데, 뜨거운 욕망으로 가득 찼다. 선악이 불분명한 얼굴, 유지태가 의도한 연기는 의외의 반응으로 돌아왔다.

유지태는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 아내 전도연을 향한 사랑과 가족애, 권력욕 사이에서 갈등하는 부장 검사 이태준을 연기했다. 일도 사랑도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어쩌면 '욕 먹는' 캐릭터가 됐을 지도 모를 이태준은, 유지태를 만나 묘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가 됐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눈빛은, 오히려 섹시함을 가중시켰다. 급기야 '쓰레기 사랑꾼', 줄여서 '쓰랑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유지태는 "이태준을 입체적으로, 현실적으로, 그리고 사람처럼 보이도록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내가 실제로 불륜을 저지르지 않았지만, 불륜을 저질렀다는 설정 하에 연기했어요. 최대한 그 순간 느껴지는 진심을 담으려고 했죠. 이태준은 감성과 이성을 스스로 컨트롤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가족에 대한 애착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지키려고 하는 욕망이 강했어요. 욕망을 많이 갖고 있는 남자들의 면모가 태준에게 있었어요."

사실 유지태는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이태준에 대한 매력과 동시에 거부감을 느꼈다. 윤계상이 연기한 서중원에 마음이 기울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처음에 저는 이 역할을 해야 되나 고민했어요. '내가 중원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중원은 매력을 보여주기 좋은 캐릭터였어요. 배우의 긍정적인 매력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제작진은 제게 '무게 중심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주변 사람들의 믿음 때문에 태준에 도전했죠. 중원은 윤계상 씨가 정말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유지태가 연기한 태준은 의외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나쁜 남자인 것 같은데,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었다. 그 중에는 '섹시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유지태는 "섹시한 느낌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섹시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런 반응이 올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처음에 제작진이 '몸을 좀 키워달라'고 주문했어요. 원작인 미드 '굿와이프'에서 남편 피터 플로릭의 덩치가 컸고, 사람을 제압할 수 있을 만한 위압감이 있잖아요. 요즘 유행과 맞지 않지만, 유행보다 배우로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더 생각하고, 몸을 열심히 키웠어요. 체중을 4~5kg 찌웠어요. 어깨 근육들이 많이 보여서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쓰랑꾼'이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유지태의 양면적인 매력은 전도연과의 관계에서 잘 드러났다. 속내를 쉬 속단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김혜경을 향한 태준의 감정은 집착일까, 사랑일까. 시청자들은 내내 궁금하고 헷갈렸다. 유지태 연기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혜경을 앞에 두고 진심 어린 연기를 하는게 태준의 캐릭터를 미스터리하게 만들거라고 생각했어요.집착과 사랑의 감정이 복합적이예요. 순간순간 다르고, 테이크마다 달라요. 사람의 감정은 하나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굿와이프'가 그려온 전도연과 유지태, 윤계상의 관계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자칫 불륜으로 미화될 수 있는 지점에서, 사람의 감정에 집중했고 설득력을 부여한다.

"사람의 감정은 계속 움직이고 꿈틀대요. 사랑이든, 야망이든 어떤 감정이든 그래요. 어떤 부부들은 큰 사건이 없어도 권태를 느끼고 어떤 부부들은 사건이 있어도 결혼이라는 제도를 유지하기도 해요. 사람의 태도, 삶의 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어요. '굿와이프'가 그러한 지점들을 잘 대변하고 잘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불륜과 막장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삶의 규범과 도덕성이 있기 때문인데 사람의 감정은 꼭 그렇지 않잖아요. 혜경의 심경을 규범 속 잣대로 들이대는 게 아니라 인간의 본성, 인간의 변화하는 감정을 디테일하게 표시하면 재미있겠다 생각해어요."

'굿와이프'를 마친 유지태는 오는 9월부터 영화 '꾼' 촬영에 돌입한다. 11월에는 영화 '스플릿'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의 관심사는 연기에 그치지 않는다. 환경 운동에도 관심이 많으며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유지태는 여전히 꿈꾸는 배우다.

"나이가 들면 자기의 꿈을 서랍에 올려놓는다고 해요. 전 그러고 싶지 않아요. 연기에 대한 열정, 영화에 대한 열정이 있고 한국 시장만이 아닌 세계인과 경쟁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배우 유지태이기도 하지만, 일상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아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삶의 양식을 갖고 있고, 일상의 행복감도 느끼고 싶어요. 드라마가 끝났으니 당장은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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