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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삼성전자 최고가, 누군가에겐 '비보'


[윤지혜기자] "시장이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죠. 아마 액티브펀드(적극적이고 과감한 종목 선정과 운영방식으로 시장 초과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울상일 겁니다."

펀드매니저 출신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의 신고가 행진에 씁쓸하다는 듯 이같이 말했다. 액티브펀드는 삼성전자 편입 비중이 낮은 만큼 상승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금이 삼성전자로 몰리면서 하락 종목이 늘어나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독주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금융투자업계 곳곳에서 나온다. 삼성전자의 주가 성장세가 코스피 상승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이은택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2000선을 점령하며 축포를 쏘던 2007년, 삼성전자는 오히려 하락세를 기록했다"며 "반면 코스피가 박스권 안에 머물던 2012년부터 4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260% 폭등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코스피지수는 내린다'는 속설이 나올 정도다.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 비율을 나타낸 등락비율(ADR)을 보면 이 같은 속설도 일견 타당해 보인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양일간 하락 종목은 470여개로 늘어났고, 장 중 ADR은 80%대에서 60%대까지 떨어졌다. ADR이 70% 이하일 경우는 시세가 바닥권에 있음을 뜻한다.

이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하락 종목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코스피시장의 상승구도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최고가 랠리에도 불구하고 19일 코스피는 강보합권에 머물렀다.

이쯤에서 이달 초, 미국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때를 되새겨 본다. 오직 삼성전자에만 경도된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는 시장 주도주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2005년 이후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이 신저가를 나타낸 종목 수보다 크게 늘면서 S&P500지수의 추세적인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도 한 때 일부 IT 업종에만 기댔으나 점차 전 종목이 고르게 성장하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우리도 삼성전자 랠리 그 이후를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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